햇갈리는 증시 배를 뒤집어야 출구가 보인다 - 샤프슈터님의 시황

' G20 재무장관 회의가 있었다. 결국 예상했던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금융 보너스 문제와 출구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였는데, 출구전략의 경우에는 회담 직전에 미국의 실업률이 발표가 돼서인지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에게서 한 목소리가 나왔다.

“린제이 태너” 재무장관은 “100m 를 전력질주 해왔는데 도착해보니 마라톤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경제 상태를 멋지게 표현했다.

재무장관들이 한 목소리를 낸 분야는 역시 고용이었다. 고용상황이 이렇게 나빠지고 있는데 과연 출구전략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이번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나마 매파들의 목소리를 줄이고 한 목소리를 내게 했던 것은 역시 미국의 실업률발표가 한 몫을 크게 했다는 생각이다.

금융보너스 규제 대해서는 그 문제를 심각한 보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이었지만 그 해결방법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각각의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전혀 생소한 일은 아니다.

아무튼 G20 회담을 통해서 대부분 나라들이 경제는 회복의 징후들을 보이고는 있지만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칠 만큼 시장이 건강해진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어쩌라고?

출구전략이 아직 멀었다면 시장이 안 좋으니까 가진 주식을 팔아야 하는 건가? 아니면 일단 당분간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것이니까 보유하는 것이 맞는가?

여기서부터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업률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실업률이 9.7%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여기에 대한 해석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실업률이 더 높게 나왔지만 불확실성의 해소로 보고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실업률은 높았지만 비농업 부문 일자리수의 감소가 점차 작아지고 있는 것에 시장이 고무되었다고 주장한다.

지난 주말 뉴욕 시장은 실업률이 발표된 이후 극도의 혼돈 속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결국 가파른 상승으로 결론을 내었지만 과연 따라가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 망설여지는 것은 지금 개인투자자들 대부분의 생각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의 생각도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시장도 일정한 기준 없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는 특히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었는데 오르던 것이 큰 폭의 조정을 보이기도 했고 또한 하염없이 하락만 하던 것이 급한 상승을 하기도 했다.
뭐 이런 시장이 있나 싶을 정도다. 지나친 투자와 개발로 인해 연일 하락만하면서 7년 6개월 최저치까지 급락했었던 천연가스는 주말 시장에서 무려 8.77%나 급등했다.

급락하던 것이 급등을 했다면 다른 오르던 것들은 어찌되었을까?

설탕은 최근에 인도의 지독한 가뭄으로 인해 내내 오르기만 했었는데 지난 주말 하루에만 6.7%나 급락했다. 개그 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 그나마도 종가기준으로 많이 회복한 가격이었다. 장중에는 11%가 넘게 폭락했었다. 대두는 이번 주에만 15.4%나 급락했다.

혼돈이라는 시장의 특성이 상품시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채권시장에서도 반전 현상이 일어났다.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연일 상승하기만 했던 미 국채는 지난 주말 하루에만 10년물을 기준으로 27/32포인트나 하락했다.(미국 TB의 가격은 32진법을 사용한다.) 수익률로는 하루에 10BP나 오른 것이다.

최근 시장의 흐름이... 단지 위험이 커지고 작아지는 것에 의해 시장이 움직인다면...혹은 전통적인 이익 모멘텀에 의해 움직여준다면...

아무튼 뭔가 일관성을 보여주고 움직인다면 전문가들이 투자영역을 결정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기본적인 룰마저 무시하고 움직이려 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네 시장도 지난 주말을 주변으로 주도주 위주로 변동성이 참으로 깊었다.

주도주들이 목요일에는 일제히 급락의 양상을 보였었다. 그날 하루의 하락에 매스컴에서는 일제히 주도주가 바뀌고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ELS의 고약한 이슈를 안고 있는 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주도주들이 하루 만에 반전을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도무지...시장을 제정신을 가지고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럼, 시장에 대한 경험이 많은 그루급 인사들의 생각은 비슷할까?

안타깝게도 이 시장의 혼돈에 대해서는 경험치도 별로 효험이 없는 듯하다. 최근 그루급 인사들의 생각도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다른 주장이 얽혀 나오는 것도 드문 일이다.

루비니 교수나 에비 코헨처럼 언제나 한쪽 방향으로 미는...극단의 비관론자나 낙관론자는 일단 제쳐 놓고라도 그나마 시장을 바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들도 제각각이다.

심지어는 현재 시장이 인플레이션 국면인지, 디플레이션 국면인지조차도 엇갈리는 주장을 하고 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워렌 버핏은 조만간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하는가 하면 지난 주말 댈러스 연준 총재인 “리차드 피셔”는 외상 후 침체가 기업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고 이로 인해 당장 시장에 위협이 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라고 주장했다. 리차드 피셔는 대표적인 매파 인사 아니었던가?

인플레이션위험과 디플레이션 위험은 정 반대의 위험인데 어떻게 시장의 리더라는 사람들이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을 주장하고 있는가 말이다.

구체적인 시장에 대한 분석도 아니고...인플레 디플레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어도 의견이 대충 맞아야 정상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