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패권 몰락의 비극
아고라 세일러님의 글 퍼왔습니다.
-------------------------------------------------------------------------------------------------
1. 팍스 로마나, 팍스 아메리카나
2. 러시아, 패권 몰락의 비극
3. 미국 패권의 선택
많은 학자들이 팍스 로마나에 견주어 팍스 아메리카나의 몰락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태를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패권의 몰락’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러므로 패권 세력 입장에서는 패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필사적일 수 있는 것인지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패권의 몰락이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는 러시아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있습니다.
러시아(소비에트 연방)가 미국과 양극체제를 이루던 절반의 패권을 빼앗겼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다음은 1991년 소련 해체기를 전후한 러시아의 경제성장률 표입니다.
30년대 미국 대공황 조차도 비교가 안되는 급격한 경제의 몰락을 겪고 있습니다.
정말 비극적인 결과는 경제성장률 표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이후 러시아가 출현했을 때 인구수는 1억 4800만명이었습니다.
2005년 러시아의 인구수는 1억 4300만으로 500만명이나 감소합니다.
소련 연방이 해체되면서 과거 소비에트 공화국들에 거주하던 러시아 민족 수백만명이 러시아로 이주해 들어갔음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이처럼 외부로부터의 러시아 민족의 유입이 없었다면, 패권의 몰락 이후 러시아에서 발생한 인구 감소는 1000만명을 넘었을 것입니다.
이 정도의 인구 감소는 큰 규모의 전쟁이 아니고서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래 표에서 러시아의 출생자수와 사망자수를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미국과 비교해보면 러시아의 인구 증감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매년 0.7%, 거의 100만명씩 인구가 줄어든 셈입니다. 14년동안 500만명 감소에 그친 것은 주변 공화국들로부터 러시아 민족의 유입이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입니다.
왜 이렇게 출생자수가 줄어들었을까요?
러시아의 패권 몰락은 러시아 국내에 아기 낳기를 두려워할 정도의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피임과 낙태의 결과입니다.
표를 보면 사망자수는 미국의 두 배임을 알 수 있습니다.
91년 러시아 남성의 기대수명은 71세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4년이 되면 기대수명이 59세로 확 떨어집니다.
무슨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요?
패권의 상실로 러시아는 아비규환의 혼란에 처했습니다.
결핵, 심장병, 에이즈 등의 질병이 만연했습니다. 심한 흡연, 알코올중독과 관련 질병들, 교통사고, 산업재해, 자살, 살인 등이 러시아 남성들의 주된 사망원인입니다.
지금도 러시아의 인구 감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06년에도 0.5%가 감소했습니다.
인구학자들은 대재앙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광활한 영토에 견주어 국가의 존속이 힘들 만큼 국가가 쇠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패권 상실이란 이런 것입니다.
낭만적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우리는 세계가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덜합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러시아에서는 저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세계를 경영하는 패권국가 입니다. 전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연구합니다. 자신들이 패권을 상실했을 때에도 같은 비극이 생겨날 것임을 인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러시아의 경우는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체제가 변경되면서 혼란이 더욱 가중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흔히 얘기되듯이 미래에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대체하게 되거나 그 절반 정도를 빼앗아 올 정도가 되었을 때 미국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요?
앞선 글에서도 얘기했듯이 기업 하나의 권력을 놓고도 부자지간에 소송을 벌입니다. 일국의 국가권력을 조금 일찍 놓는 것이 싫어서 아들을 죽이는 사례를 역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패권국가는 세계 패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패권국가인 미국은 정보기관과 싱크탱크가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미국의 패권세력들이 잠재적인 패권위협국들(중국도 유력합니다)에 대해 아무런 연구도 하지 않고 대비책도 세워놓지 않았다고 본다면 그것은 매우 천진한 생각이 될 것입니다.
추신:
주말에 올렸던 글에 댓글로 격려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결과를 놓고 보니 제가 투정을 부린 모습 비슷한 것 같아 매우 민망합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반론을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앞에서 아무도 믿지 말라고, 거기에는 저도 포함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검토나 반론을 하실 때 감정을 배제해주셨으면 하고 요청드립니다.)
제가 느꼈던 좌절감은 사실 조금 다른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쓰려는 글은 좀 미묘한 것이고 오해를 사기 쉽겠다는 점을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생각했던 방식대로 쓰면 안되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면 인식을 방해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저의 생각을 바꾸어 표현하고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오해를 줄이면서도 제대로 서술할 수 있을까 다시 고민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