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13일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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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뜬다

씨앤에스·엠텍비젼·넥스트칩·텔레칩스…
세계 시장 200억달러 규모…오디오 등 활용 무궁무진
기사입력 2011.05.12 17:01:29  
"자동차에 쓰이는 반도체시장이 뜬다."

국내 반도체 개발(팹리스) 업체들이 그동안 외국업체가 독식해왔던 차량용 반도체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씨앤에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엠텍비젼, 넥스트칩, 텔레칩스, 다믈멀티미디어 등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 진출을 위해 제품 개발을 마쳤거나 이미 시장에서 상당 수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세계적으로 20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진입 장벽이 높아 인피니온, 보쉬, 프리스케일 등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장악해왔다.

2004년부터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진행해온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원래 모바일TV와 IPTV용 반도체 개발 전문업체였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문을 꾸준히 키워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액 중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제품 전체 포트폴리오를 차량용 반도체 위주로 전환해 2013년에는 매출 대부분을 차량용 반도체에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 인력은 현재 190여 명으로, 이 중 150여 명이 차량용 반도체 관련 인력이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자동차에 필요한 반도체 분야 전반을 생산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과 모터드라이버, 음원 칩, 멀티미디어 칩 등 10종이 넘는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와도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차량용 반도체 칩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며 수출용 쏘나타 제품에 멀티미디어 칩을 공급할 계획이다. 차량보디, 섀시 등에 들어가는 제품도 개발을 마쳤으며 내년에는 스마트키, 주차지원 카메라 등 신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 312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액은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이미징 설계 전문업체 엠텍비젼은 자동차용 영상솔루션 핵심부품인 WDR(Wide Dynamic Range) 센서를 개발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WDR 센서는 운전자 시야가 방해받는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보다 안전한 운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부품이다. 차선 인식, 충돌위험 경고, 자동 주차 기능, 인접 차량 인식, 나이트비전, 스마트 크루즈 등 다양한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엠텍비젼은 180도 시야각을 확보해주고 사람 눈에 버금가는 명암 자동 조절 기능을 갖춘 센서도 개발 중이다.

보안용 카메라 영상신호처리칩(IPS) 전문업체 넥스트칩도 차량용 카메라 IPS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메이저 자동차 부품업체와 납품 협의를 마치고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간다는 게 회사 계획이다. 3~4년 뒤부터는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로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넥스트칩은 지난해 매출 50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차량용 반도체 실적을 더해 전년보다 21% 증가한 61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차량용 오디오 반도체와 멀티미디어 프로세서를 공급해 온 텔레칩스는 폭스바겐과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 수출 확대로 전년 대비 2배 수준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도 반도체를 납품하는 등 올해 중국 차량용 반도체시장에서만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 차량용 반도체 매출을 지난해(172억원) 대비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카오디오용 반도체 전문업체 다믈멀티미디어는 올해 초 개발 완료한 DMBㆍDAB 디지털방송 수신 칩 양산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본ㆍ대만 업체와 수출 협상을 진행하는 등 국외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에서도 반도체를 국산화의 마지막 과제라고 생각할 정도로 차량용 반도체의 국산화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며 "시장이 크고 국산화 여지가 많은 만큼 국내 차량용 반도체 전문 회사가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