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이 수익1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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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바 농장은 서울 여의도의 10배 크기인 자그마치 8000㏊

 

 소주회사 MH에탄올이 발견한 미래 유전…대기업이 안하면 중견기업이 한다

깜풍스푸(캄보디아)=윤정식 기자]“아직도 이게 식물로 보입니까. 내 참 답답해 죽겄네. 유전입니더. 푸른 유전….”

동남아 인도차이나 반도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굵은 땀방울 속 47세 젊은 최고경영자(CEO)의 눈빛은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40도를 넘나드는 5월 무더위. 게다가 우기(雨期)로 접어들기 직전 ‘습기 폭탄’까지 작렬한 5월의 캄보디아는 말 그대로 찜통이다. 수도 프놈펜에서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카사바(타피오카) 집산지 깜풍스푸. 캄보디아에서도 오지인 이곳에 미래 대한민국의 바이오 에너지를 책임질 전초기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헤럴드경제와 ‘무역 2조달러 시대 이끌 중견기업을 찾아서’를 공동 기획한 지식경제부는 미래 한국경제를 이끌 중견기업 1호로 소주회사 무학이 캄보디아에 세운 MH에탄올을 추천했다. 본지 취재진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캄보디아에서 MH에탄올의 활약상을 집중 취재했다.
양쪽으로 펼쳐진 카사바(타피오카) 작물들 사이로 흙먼지를 일으키는 자동차가 달려간다. 캄보디아 깜풍스푸에 위치한 MH에탄올 카사바 농장은 서울 여의도의 10배 크기인 자그마치 8000㏊
규모다. 국내 일부 대기업들이 서로 매입하겠다고 나서자 최위승 무학그룹 명예회장은 “미래 유전인 땅을 왜 파냐?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빌린 140년 동안은 우리땅”이라고 호통을 쳤다.

▶소주회사가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지난해 19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부산ㆍ경남지역 소주시장의 60%를 차지한 무학은 영남을 대표하는 지방 중견기업으로, 1965년 설립된 무학양조장이 전신이다. 최위승(80) 명예회장이 일궈놓은 탄탄한 사세를 기반으로 무학은 현재 주조사업과 함께 건설ㆍ의료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업은 바이오에탄올 분야다. 최 명예회장의 3남인 최동호 사장이 주도하는 사업이다. 캄보디아의 카사바를 이용해 소주의 원료인 에탄올은 물론 미래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한다.

MH에탄올이 캄보디아 진출 초기부터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가격이 동결되다시피 한 국내 소주시장에서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3국에서 직접 에탄올을 생산하고자 시도한 게 발단이었다.

결국 2008년 캄보디아에 에탄올 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부터는 아예 자회사 MH아그로를 통해 8000㏊의 농장에서 카사바를 수확했다. 소주의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시작된 MH에탄올의 캄보디아 프로젝트는 결국 기업의 운명을 바꿨다.

▶한국이 바이오에탄올에 무지한 이유=바이오에탄올과 일반 에탄올의 차이점은 수분 함유량이다. 95% 에탄올의 경우 함수(含水) 에탄올이고, 순도 99.1% 에탄올은 무수(無水) 에탄올, 즉 바이오에탄올로 분류된다. 이는 정제과정에서 얼마든지 구별해 생산할 수 있는 구조다.

최현호 MH에탄올 캄보디아 법인장은 “현재 MH에탄올 캄보디아 공장에서 생산한 바이오에탄올은 대부분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고, 중국에서는 아예 농장으로 찾아와 에탄올 원료인 카사바를 밭떼기로 사가겠다고 달려드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바이오에탄올의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칸 삼반 캄보디아 농림부 농업산업부서장은 “2010년 t당 118달러였던 마른 카사바 가격이 지난해는 230달러까지 올랐다”며 “다른 작물에 비해 생산은 비교적 쉬우면서 에탄올 수확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아 매년 생산량과 경작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미국ㆍ일본ㆍ유럽 국가는 물론 이웃 태국에서도 자동차용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의무적으로 섞어 사용한다. 브라질에서는 바이오에탄올 혼합비율이 90%에 달한다. 때문에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정부 차원의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한국은 아직 바이오에너지와 관련한 제도나 규제가 전무하다. 그나마 경유에는 최소 2%의 바이오디젤을 섞어야 한다는 ‘석유제품 품질 등에 관한 고시’ 규정이 있지만 바이오에탄올은 이것마저도 없다. 정유 4사가 간접적으로 바이오에탄올 도입을 반대하고 있어 외국에서와 같이 법 개정이 힘든 게 현실이다.
*바이오에탄올이란:바이오디젤과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이오연료(bio-fuel)다. 바이오디젤이 유지(油脂) 작물에서 식물성 기름을 추출해 만드는 데 반해, 바이오에탄올은 카사바ㆍ사탕수수ㆍ옥수수 등 녹말 작물에서 추출한다. 바이오매스 안에 있는 탄수화물을 글루코스(포도당)로 전환한 뒤 다시 막걸리를 발효시키는 것과 비슷한 발효과정을 거쳐 만든다. 화석연료와 달리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없고, 식물로부터 연료를 얻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생이 가능하다. 특히 일산화탄소와 같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가솔린과 달리 유해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일찍부터 차량용 대체에너지로 주목받았다.

▶MH에탄올은 캄보디아의 ‘삼성’=사실 MH에탄올의 성공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웠던 모험이었다. 깜풍스푸 농장도 2001년 전분 원료 확보를 위해 캄보디아에 진출했던 CJ가 현지 인력관리의 어려움과 척박한 토지 개간 환경을 이유로 처분한 농장이었다.

하지만 MH에탄올은 현재 CJ로부터 인수한 3000㏊에 5000㏊를 추가 매입한 전체 8000㏊ 중 1000㏊를 제외하고 모두 개간을 마무리했다. 지난해부터 땅이 제 구실을 하고 카사바 수확이 본격화하자 글로벌 정유업체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 관계자도 연달아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매입을 타진해오기도 했다. MH에탄올은 지난해 매출액 432억원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현지 인력교육에도 투자가 이뤄졌다. 한국어 교육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들여간 농기계와 중장비로 기술도 가르쳤다. 일한 만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제도 도입했다. 이렇게 교육받은 인력이 공장 정규직 150명과 농장 정규직 300여명을 포함해 2150여명에 이른다.

여타 외국계 기업에 MH에탄올 직원은 관리직부터 생산직까지 모두 스카우트 대상이다. 현지인 사이에서도 MH에탄올 입사는 성공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캄보디아의 서울대로 통하는 왕립 프놈펜대학 출신 인재가 해마다 MH에탄올 입사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일부 봉제업을 제외하면 기술집약적인 화학업종에서는 생산공장이 전무한 캄보디아 산업계에 MH에탄올은 독보적인 존재다. 현재 캄보디아 내 최대 규모의 제조업체로 사실상 ‘캄보디아의 삼성’인 셈이다.

최 사장은 1년 중 150일을 이곳 캄보디아에 머무른다. 공장과 농장이 모두 캄보디아에 있고 한국에는 사업소만 있어, 2년 전에는 아예 본사를 이전할까도 고려했다고 한다.

최 사장은 꿈꾼다. 머나먼 캄보디아 농장이 향후 대한민국의 에너지 주권을 지키는 전초기지, ‘푸른 유전’이 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