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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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글로벌 공포영화가 상영된 지난 일주일의 지구촌 극장.

일본열도가 불가항력에 하릴없이 휩쓸리는 그 시시각각의 찰나에 대체 얼마나 많은 찌라시 정크페이퍼들이 넘쳐났는가.

소나무가 왜 푸른지 흰눈이 천지를 뒤덮는 겨울에서야 비로소 보인다면 정말 곤란하다.

이제 막 상식과 이성을 시시각각 얼려버렸던 저 공포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물끄러미 올라가고 있다.

사막의 모래폭풍은 한결 잦아졌고 열도의 핵폭풍 또한 결자해지의 수순을 밟고 있다.



콩인지 팥인지, 대체 저 모호한 썩을 놈의 현상은 좀체로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피도 눈물도 벌써 휘발된 건조한 저널리즘에 국적불명의 국수주의가 판을치고 데카당스의 삐라가 살포되는 가운데,

시장이 박살나고 지구에 금이라고 간 것 처럼 개나소나 넋이 나가 이리저리 날뛰며 각주구검의 칼을 꽂아댔던 지난 일주일.

그것이 겨울에 닥쳐서야 소나무가 왜 늘 푸른지를 깨닫는 영원한 패자 개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다만 적절한 균형 만이 있을 뿐 시장에서 영원한 악재도 영원한 호재도 없다.

최단기간 최악의 첩첩악재에 짓눌려 비 자발적 환자 행세를 해야 했던 지구촌 궤적의 분노가 사뭇 하늘을 찌를 기세다.

짓눌렸던 크기와 무게 만큼 과잉으로 응축됐을 저 에너지의 폭발에 사나흘은 너무 멀어 보인다.

당장 내일 부터라도 저 과잉 에너지의 분출은 흡사 한이라도 맺힌듯 불기둥으로 솟구쳐 지구촌 궤적의 건재함을 알릴 것인데,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저 미친듯이 폭발하는 과잉정서의 마그마를 잠재울 더 이상의 악재가 바닥이 났다는 사실이다.

방사능의 그것과 같이 악재에도 반감기가 있다. 시장이 쓰다버린 지나간 악재는 더 이상의 악재가 아닌 것.

더 이상 의심할 바 없이 청명해진 시장에서 최악의 악재가 있다면 시장을 의심하는 당신 자신일 것이다.

 

금융위기 후 지난 3년여 동안 시장은 곧 거꾸러 질 것 같은 과장된 제스처로 수많은 개미들을 절벽으로 밀어냈는데,

언제나 그랬듯이, 이제 시장의 극적인 반전은 정신나간 찌라시에 놀아 난 불개미들에게 견디기 힘든 가혹한 댓가를 요구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에 대한 통찰없이 선정적 저널리즘과 국적불명의 찌라시 언론에 이리저리 놀아난 댓가를 치뤄야 할 차례인 것이다.

현상을 관통하는 수미쌍관을 통찰하는 능력, 그것이 저널리즘과 정크페이퍼의 폭력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

모르겠으면 물어가라.. 멘토를 고르는 것 또한 능력이다.

 

개나소나 다 벌 수 있다면, 주식시장이 존재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시장자본주의의 핵은 불평등이고, 시장은 저 불평등을 확대재생산하며 적절한 균형을 유지한다.

엎어치든 둘러치든, 저 운명적 먹이사슬에서 선수가 아닌 이상 적극적 리스크관리의 허상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

리스크관리는 개나소나가 아닌 상위 몇 %의 선수그룹에 해당되는 주식쟁이의 영역이다.

그들처럼 투자철학이나 시장통찰에 의해서가 아닌 설익은 리스크관리는 계좌가 망가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다수의 잃는 자와 소수의 따는 자, 저 불평등의 빈부격차는 오직 소수에게만 부의 집중이 허락되는 시장권력으로 귀결된다.

당신이 선수가 아니라면 되도 않는 리스크관리 따위는 지금 당장 개에게나 줘 버려라.

시장판단에 무능한 자가 부지런한 것, 그것은 죄악이다.

 

 


팍스넷 쟈끄리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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