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블랙 스릴러물은 어떤가?

'

 

금융자본의 이윤은 산업자본(펀더멘털)을 수탈한 결과물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자본은 생산요소가 아니며, 사실상의 산업자본에 기생하는 사회적 권력이다.
유형의 가치창출 없이 버블이 버블을 낳는 시스템에서만 유지되는 금융자본의 끝은 필연적인 붕괴이다. 
-소스타인 베블런 Thorstein Bunde Veblen

 

 


금융자본의 토대구조는 펀더멘털(산업자본)
자본이 생산요소라는 자본자유주의 자본가들의 주장은 허구이다.
자본가가 자본을 투여해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 필연적으로 붕괴될 수 밖에 없는 버블만큼 제한적이다.
리먼은 자본의 생산성(레버리지 창출)에 근거한 사회적 권력의 신화적 허구가 종말의 맞은 좋은 케이스이다.

 

생산성의 진정한 원천은 지식에 기반한 유형의 결과물이다.
지식은 사회 공동체가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해온 모든 경험과 기술, 그리고 발명과 발견의 총체이다.
이 총체적인 사회적 지식이 생산성의 진정한 원천이다.
총체적 지식은 공장이나 기계와 같은 특정 사물로 실현되는데, 이 사물을 자기 것으로 전유한 자본가들이 이를 자본이라부른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보면 자본은 생산의 요소가 아니라 생산의 영역에서 발휘되는 자본가의 권력일 뿐이다.

 

그 권력의 바탕이 바로 소유권이다.
이 소유권은 무언가를 사용할 권리가 아니라 사실은 무언가를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게 할 권리인 것이다.
자본가가 이 소유권을 근거로 삼아 공동체 전체의 지식을 볼모로 잡은 뒤 사회 전체로부터 몸값을 뜯어내는 것, 그것이 이윤이다.
자본이란 이 소유권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며, 그 권리는 사회적 차원의 권력인 셈이다.

 

자본은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두가지 형태의 본성을 지녔다.
유형자산이 기계·공장처럼 눈에 보이는 사물이라면, 무형자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고객의 충성도나 브랜드 가치 같은 것이 무형자산에 속하는데, 이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이 특허권이나 독점판매권 같은 권리다.
이러한 무형자산들이 자본가 처지에서 보면 이윤을 낳는 자산이지만, 공동체 차원에서 보면 유용성은 없고 해롭기만 한 것이다.

무형자산이야말로 사회적 권력이라는 자본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무형자산은 주식회사의 보편화와 더불어 유형자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커지는데,
이를테면, 증권시장에서 드러나는 주식가치가 이 무형자산의 크기에 좌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식회사의 보편화는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데, 그 결과가 금융자본주의의 탄생이다.
금융자본주의는 개별 산업자본에 대한 금융자본의 지배를 가리키며, 이 단계의 자본주의는 이중지배를 구성한다.
산업자본이 생산과정을 지배하는 하부구조 위에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상부구조가 놓이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자본이 얻는 이윤은 산업자본이 얻은 이윤을 수탈한 결과물에 다름아닌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결과가 아닌 것.

 

현단계 시장자본주의에서.
산업자본은 사회 토대와 사회구성체의 사실상의 수탈로 이윤을 추구하고, 금융자본은 산업자본을 수탈함으로써 사회권력을 얻는다.
그것이 현단계 금융자본주의(시장자본주의) 체제의 실상이며 본질이다.

금융자본은 주식을 대거 매수해 산업자본을 통째로 사들일 수도 있고 반대로 팔아넘길 수도 있는, 자본가를 지배하는 권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금융자본주의는 버블을 유지하기 위한 또다른 버블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결국에는 영속적 체제가 아니다.
자본시장의 작동을 통한 자본축적은 끊임없는 신용팽창으로 자산 인플레이션(버블)을 낳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금융자본이 산업의 수익 창출 능력과 무관하게 부풀어올라 결국 거품이 붕괴되고, 저 1,929년 대공황의 파국을 맞게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리먼의 스터디케이스는 버블의 탄생과 죽음과 관련된 필연적인 생로병사의 공공연한 비밀의 기록이다.

 

리먼케이스는 한계치로 팽창된 버블로 붕괴된 21세기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몰락의 기록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자본은 금융자본의 파산과 연계된 시스템의 위축은 있었을지 모르나 토대에 근거한 파이가 손상된 것은 아니다.
자본가들이 부를 축적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계속 빈곤해지고, 소비능력을 상실한 대중은 상품값을 지불하지 못해 신용위기와 생산위기가

초래됨으로써 결국 자본주의 체제는 붕괴된다..
19세기 이후 시장자본주의는 위기때마다 저 칼막스의 자본 붕괴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불황때마다 시장경제는 '슈퍼박테리아'의 그것처럼 수없이 변이하며 해결책을 찾아 고군분투 생명력을 이어 왔다.


타자를 이해하는 관점에서 출발한 미국 자본주의가 결국 타자를 파괴해 온 역사적 진실도 그렇거니와,
금융공학과 금융레버리지의 산실로 요약되는 현단계 미국식 자본주의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혁신은 생물계의 변이와 같고, 시장의 선택은 자연계의 선별과 같은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널리 허용되는 혁신이라는 이름의 변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것이고
이것이 시장선택을 통해 누적되고 증폭되는 과정을 통해 미국식 자본주의는 또다시 진화할 것으로 쟈끄리느는 믿는다.
리먼 스터디케이스는 저 진화의 현재 진행형이다.
 
물론 그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오직 진화하는 미국식 자본주의 그 자체가 답을 줄 수 있을 뿐.
그러니 시장자본주의의에서 헤게모니의 향방을 예단할 수 있다고 호기를 부리지 말라.
케인즈가 살아온다고 해서, 또 아담스미스와 슘페터가 살아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우리는 다만 나름의 근거를 통해 자본의 근원을 추적하고 그를 근거로 시장을 해석하는 것이다.

자본의 속성에 입각한 금산분리의 뷰는 쟈끄리느가 시장을 해석하는 나름의 강력한 근거이다. 

 

 

대체 누가 코미디를 하고 있는건가?
적어도 지금까지는 쟈끄리느가 당신보다는 옳았다는 것을 시장이 증명했다.
더블딥,에코버블, 리세션.. 지난 여름 당신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냈던 단어들이다.

심하게는 하루 서너차례 여기저기서 줏어 온 공포와 비관의 블랙페이퍼를 도배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거두절미 하고, 당신 말에 의하면 지금쯤 온다던 대공황이 서너번은 왔어야 한다.

블랙코미디가 아니라면, 지난 여름 당신의 기록을 블랙스릴러로 불러야 할까?

 

한점 가치없는 정크페이퍼는 이 곳에 수없이 쌓여있다.
하지만, 그럴듯하게 포장된 정크페이퍼에 속지 않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당신도 그 중 하나로 여기고 있으며, 그 사실은 좀처럼 바뀌기 어려울 것.

 

 

 

 

-자삭


팍스넷 쟈끄리느님의 글입니다.
블로그주소 : http://blog.moneta.co.kr/blog.screen?blogId=alfactme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