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끝난 것처럼 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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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난 것처럼 말하지 말자.
제 아무리 훌륭하고 고매한 사상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며칠째 퍼붓는 저 광기의 소낙비에 대체 넋을 잃지 않은 자 있었겠는가.
이성이 저당잡힌 광란에서 사상 따위는 흔적도 없이 순식간에 소멸해 버리는 부질없는 것이다.
인간은 직접적인 환경의 지배를 받는 말할나위 없이 허약한 존재이므로
저 패닉의 시장에서 흘러내리는 계좌를 보전하지 못한 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폭력이 이성을 마취시킬 수는 있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주눅들어 있지 말자.
이미 흠뻑 젖었는데 더 젖을 것이 있겠으며 까짓거 더 젖은들 어떠랴.
이성적 시장을 희망한 내 자유의지가 결과적으로 치기어린 맹목의 반항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하더라도,
무엇보다 치열함으로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제의 승자가 오늘의 패자일 수 있고,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일 수 있는 것이 삶의 정의요 신비로움이다. 

적어도 자기중심의 열정 만큼은 헐값에 팔지 말자.


이미 엎지러진 물인 것.
3일 간의 황금연휴 동안 만큼은 하얗게 잊자.
골치아픈 유럽리스크도, 철학적 빈곤을 저 부조리와 기어이 엿바꿔 먹는 정권 따위도 깨끗이 잊자.
  

인생이 그렇듯이 시장 또한 세옹지마인 것.
필시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라면 햇살은 다시 비칠 것이다.  

남은 것은 재 뿐이지만, 잿 속에서 다이어몬드가 솟아나는 법이니.

세상이 끝난 것처럼 말하지 말자.

 

 

 

 

 


팍스넷 쟈끄리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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