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편지 주식 이야기 - 잔인한 4월 상장폐지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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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글 게시: 2012년 4월 7일 토요일 오후 2시 36분.

 

(본 글은 4월 9일 월요일 오전 2시까지 최종 업데이트합니다.)

 

 

 

*** 음악선물: 이시간, 이 땅 어딘가에서 푸른 하늘을 온전히 바라보기 힘든 분들에게 부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DG9SG4u2dEA(마야, 진달래. 클릭하세요)

 

http://www.youtube.com/watch?v=lNFy3GvVTsA (그대 잘 가라. 김광석. 클릭하세요)

 

 

 

 

밤이 깊도록 잠이 안 온다.

 

평생을 모은 재산,

 

한방에 인생이 끝났다는 고통에 몸서리치도록 괴롭다.

 

내가 왜 그때 그런 종목을 샀을까, 후회 막급하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뿌옇다.

 

울화통이 치민다.

 

길거리에 돌멩이도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

 

아무나 붙잡고 싸움을 하고 싶다.

 

사람을 피하게 된다.

 

가만히 있어도 자꾸 눈물이 난다.

 

밥을 먹어도 모래알을 씹는 기분이다.

 

억지로 밥을 먹다가 까닭모를 설움에 북받쳐 왈칵 눈물을 쏟는다.

 

가족들과 아무 것도 아닌 일로 갈등이 심해진다.

 

혼자서 술을 먹는 일이 늘어간다.

 

줄담배를 피운다.

 

걔 중엔 시장통에 들러 식칼을 구입하거나,

 

약국을 돌며 수면제를 구입하기도 한다.

 

심신이 헝클어져 병원에 입원한다.

 

실직하거나 이혼 당한다.

 

유서를 쓴다.

 

가끔씩 자살하는 분도 있다.

 

 

 

 

2012년 4월 7일 토요일 오후 두 시.

 

 

 

서울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릅니다.

 

문득 진달래꽃이 보고픈 그런 화창한 날.

 

주식을 하다가 뜨악한,

 

최악의 상황을 겪는 분들 심정을 헤아립니다.

 

뭐랄까요, 온 세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살생부가 나도는 흉흉한 봄날.

 

지난주에 시작된

 

미리넷, 코아에스앤아이 등 8개 종목 정리매매.

 

오는 4월 12일에 마칩니다.

 

그리고나서

 

우리들 기억에서도 영원히 사라지겠죠.

 

한때는 우량주였던 우영, 소예, 씨모텍처럼요.

 

 

 

 

그런데 그것으로 끝나느냐고요?

 

아니죠.

 

전기차 테마주 대장주 CT&T 등

 

더 많은 종목들이 예정된 사형 집행을 기다립니다.

 

 

 

참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후우....

 

참변을 당한 분들에게 신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편지 한 통.

 

진달래 꽃, 못 다한 진홍빛 그리움을 담아서....꾸벅...

 

 


팍스넷 시인의편지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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