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실망감 vs 출구전략 순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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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코스피시장(1일)이 환율 쇼크와 매수주체 부재로 급락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30일)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1%를 기록, 기준선인 50%를
한달 만에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자 경기위축 불안감에 휩싸이며 급락세로 돌아섰다. 펀드
매니저들의 월말 '윈도 드레싱'이 장 막판 낙폭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면서 이날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0.3% 안팎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일 조정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7.32p(0.44%)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환율
추락으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시총상위 수출주들의 부진과 함께 약세로 돌아서 장중
한때 1630선을 밑돌기도 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일부 만회한
코스피지수는 28.51p(1.70%) 내린 1644.63p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은 234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매도 강도를 높였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 영향으로 780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고, 개인도 1658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3076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774억원) 위주로 294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지수 낙폭을 일부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환율이 사흘 만에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9월 무역수지 흑자폭이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고물량 출회와 함께 장중 116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0원 오른 1178.30원으로 마감했다.  
 
대형 수출株 하락 주도, 윈도7·전자책 관련주 강세
 
환율의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출경쟁력 저하 및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수출주들에
매도주문이 집중됐다. 삼성전자(-2.82%)가 사흘 만에 다시 70만원대로 내려선 것을 비롯해
현대차(-8.07%), 기아차(-6.72%), LG전자(-6.77%), LG화학(-4.57%), LG(-7.22%), LG디스플레이
(-0.88%), 하이닉스(-0.76%) 등 대표 수출주들이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선 운수장비(-5.02%)와 전기전자(-3.19%),
화학(-2.53%) 업종의 낙폭이 컸고 보험(-2.17%)과 서비스(-1.93%) 등 대부분 업종이 떨어진
가운데, 섬유의복(1.30%)과 통신(1.09%), 철강금속(0.73%), 은행(0.52%) 등 일부 내수 및
환율하락 수혜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POSCO(1.23%)와 KB금융(0.17%), SK텔레콤(1.37%), 우리금융
(0.31%), KT(0.37%), KT&G(0.14%), 외환은행(1.08%) 등이 올랐고, 한국전력(-0.28%), 신한
지주(-0.96%), 현대모비스(-2.11%), SK에너지(-1.98%) 등은 하락했다. 전날 프랑스 CMA CGM의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으로 폭락했던 조선, 해운주들은 대부분 약세를 이어갔으나 급락세는
다소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이 2.50% 추가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5.47%), 대우조선해양(-4.65%),
현대미포조선(-9.24%), 한진중공업(-6.54%) 등이 하락한 반면, STX조선해양은 1.03% 반등했다.
해운주들의 경우 STX팬오션(-0.46%)과 대한해운(-1.69%)의 하락세가 둔화됐고, 한진해운은
0.97%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동아제약이 3분기 최대실적 전망에 힘입어 6.42% 급등했고, 두산인프라코어(4.99%),
롯데칠성(3.48%), LG텔레콤(3.41%), 웅진코웨이(3.04%), SK케미칼(2.59%), 대우건설(2.50%)
등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은 기관의 매도공세(148억원 순매도)에 0.67% 하락
했지만 프로그램 매물압박을 받은 코스피시장에 비해서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서울반도체(-2.73%)와 셀트리온(-6.45%), 태광(-5.01%), 다음(-5.72%), 주성엔지니어링
(-4.09%), 소디프신소재(-3.76%), 네오위즈게임즈(-3.07%) 등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SK브로드밴드(1.34%)와 태웅(0.66%), 메가스터디(보합) 등이 견조했다.
 
전자책 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아이리버(상한가)와 예스24(11.03%)와 인터파크(1.80%)
등의 전자책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윈도7 출시가 임박해 오면서 제이엠아이(8.30%),
디지텍시스템(4.66%), 이엘케이(8.47%), 제이씨현(3.68%), 다우데이타(4.41%), 피씨디렉트
(2.44%) 등의 윈도7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정부의 무선인터넷 활성화 정책 추진 기대로 옴니텔(이틀째 상한가)과 지어소프트(5.50%),
다날(5.43%) 등이 동반 급등했고, 유아이에너지는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바지안 광구 시추
개시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이수앱지스는 국내 첫 항체신약 상용화
착수 소식에도 불구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부담으로 14.32% 급락했다.   
 

 




잇단 경제지표 부진, 뉴욕증시 급락
 
9월말 '윈도 드레싱'과 함께 7개월 연속 상승한 뉴욕증시는 10월 증시를 급락세로 출발했다.
귀추를 모았던 주요 경제지표들이 시장의 눈높이를 하회하면서 경기회복 지연 우려감을 자극
했다. 전일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에 이어 미국 전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9월 ISM 제조업지수가 기대치에 못미친데다 9월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확인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웃돌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8월 잠정주택판매가 전년동기대비 12.4% 급증했지만 제조 및 고용지표 악재들에 묻혔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美 8월 신용카드 대손상각률(11.52%)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점도 부담이 됐다.
 
1일 3% 내외의 급락세를 연출하며 최근 3개월래 최대낙폭을 기록한 주요 지수들은 2일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단기 낙폭
과대로 반발매수세가 유입된데다 경제지표의 부진이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일 뉴욕증시의 하락폭은 0.4% 내외로 제한됐다. 9월 비농업부문 실직자는 26만3천명
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치(17만5천명)를 크게 상회할 뿐아니라 전월(20만1천명)보다도
대폭 증가한 수치로 고용침체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로써 일자리 감소는 21개월째 지속됐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소비'의 출발점인
'고용시장'이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8월 공장주문까지 예상
(보합 내지 소폭 증가)을 깨고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S&P500지수는 나흘째 음봉을 기록하며 추석 연휴기간중 급락했다. 그러나 추세
지지선을 훼손하지 않은 채 아래꼬리를 다는 등 제한적이나마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는
모습이다. 다만 가격 부담 속에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잇단 경제지표들의 부진에도 불구 국제유가는 하방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 불확실
성을 풍부한 유동성이 어작운 감당해낼 만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최근의 하방경직성에도
불구 90엔대 부근에서 반등을 주저하는 엔/달러 환율(달러 가치) 역시 같은 맥락이다.
 
3분기 어닝시즌 경계 속 실적株 개별 약진 전망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봇물처럼 쏟아진 주요 경제지표들이 통일된 목소리로 경기회복을
두둔해줘야 의미있는 상승이 가능한데 오히려 굵직한 경제지표들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부진한 경제지표들이 '출구전략
도입 순연(順延) 등 증시에 우호적인 양적완화정책을 금융당국이 당분간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급격한 증시 유동성 위축은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추석연휴를
앞둔 국내증시의 급락은 연휴기간중 뉴욕증시의 부진을 어느정도 선반영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20일선과 일목균형표 기준선을 하향이탈하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후행스팬이 캔들라인 지지를 받고 있는 등 상승기조가 훼손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모멘텀 부재로 크게 오르지 못하지만 긴축정책 선회 지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저가매수를
유도하는 증시 환경 속에서 당분간 박스권 기간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다음주 4일 연속 휴장에 들어가는 중국증시,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중립적일
것으로 보이는 매크로 변수 등도 기간조정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주말 투자의견
상향 소식 등에 기인한 인텔, 애플 등 대표적 기술주들의 차별적 강세 소식은 추석 전 급락
했던 시가총액 상위 IT 대형주들의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 일변도의 장세보다는 추가조정시 어느정도 반발력을 시현하는 변동성 장세를 염두에
두고 3분기 어닝시즌 수혜가 기대되는 실적호전주, 저평가 내수 우량주, 고배당주들의 개별
약진에 포커스를 맞춘 슬림화 전략이 바람직하다.

 

 

작성자 : 스테디윈 2009-10-04 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