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끝났다

'

이미 지난 주 8월 9일자 리포트에서 비관적인 배경을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추락은 곧 전 지구적 공멸을 담보하고 있으므로, 따라서
미국의 오버슈팅은 외길 수순으로 계속, 아니 최소한 얼마간은 당분간 더 작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는
참을만하다는 상황인식이 여전히 팽배해 있는듯 합니다.
친구는 어려운 순간에 알아 본다고 합니다.
미국의 결자해지가 제 아무리 제멋대로 개판이라지만, 그렇다해도 최근과 같이 시장을 유린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친구를 못 알아 볼 정도의 반쯤 미쳐 돌아가는 작금의 시장상황은 이미 통제불가로 치닫고 있는 폭주 기관차와 같습니다.
다우 역사에서나 볼 수 전설의 500포가 최근 며칠 사이에 아주 흔해졌습니다.
위로 아래로 지멋대로 춤추는 500포가 정녕 정상은 아니지요.
시장은 상식의 궤도를 벗어나 충분히 기화된 상태로 발화점을 기다리고 있는듯이 판단됩니다.  
여러가지 조짐들이 섞여 뭔가 사단이 일어날 충분히 가열된 조건들.
자연발화는 필연이며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기술적 반등
자고 일어나니 다우가 꽤 반등했나요?
쟈끄리느가 기술적 반등이란 표현은 아마도 처음 쓰지 않나 싶군요.
기술적 반등은 계단식 대세 하락장에서 쓰는 표현이라 여겼기에, 단 한번도 쓴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상향의 대세상승에 다시금 전고점을 돌파하러 가는 과정의 중 피로파괴의 조정을 기술적 하락이라 표현할 수는 있었겠네요.
어떻든, 오늘 쟈끄리느는 분명히 기술적 반등이란 표현을 씁니다.
향후 시장은 상당기간 크고 작은 기술적 반등이 반복되며 서서히 시장을 말려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왕 베린 거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를 미친 미 금융제국주의의 낭자한 쩐의 전쟁이 있을 뿐, 희망은 죽었습니다.
거기다가 더 큰 재앙은 현단계 지구촌에서 팍스아메리카의 제왕적 카리스마를 대신할 그릇은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종종 목격될 기술적 반등은 본전회복 보다 당신의 계좌를 천천히 말려 미이라 계좌로 만들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비관적 정황들 요약
1.최근 정치적 항명과 패륜으로 얼룩진 미 정부의 내부 불란으로 제왕적 카리스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는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실패보다 더 큰 엔트로피를 낳을 것이다.
작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장군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맥아더의 명언이 왜 아니겠는가.
이를 계기로 미국은 지구촌 금융시장에서의 파이와 역할, 그리고 영향력에서 동시다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패왕적 헤게모니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붕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며, 그러므로
대륙 간 국가 간 헤게모니 전쟁으로 시장의 평화는 풍전등화에 놓일 것이다.
예컨데, 저 이전투구의 양상은 국제공통언어이며 최후의 보루인 환율의 개념마져 허무는 절망적 상황까지 만들 수 있다.

 

1.외인의 본격적인 철수가 기정사실화 될 징후가 농후하다.
이는 사실상 유태계의 이머징 경영의 때이른 중도포기인데, 그만큼 미 금융씨스템의 이상 징후가 심각하다는 것.
두 차례의 양적완화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점차 따로노는 미국채 금리의 이율배반적 괴리는 재앙의 불씨와 같다.


1.전 지구촌을 상대로 비교적 수월했던 회유와 협박의 전통적 삥뜯기(국채발행)가 한계에 이르렀다.
이번 삥뜯기는 항명과 패륜의 내흉 속에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사상초유의 급락과 패닉을 조장한 후 겨우 성공했는데,
이는 향후 미 국채발행 시 더욱 강도높은 어떤 패닉(사상 최악의 금융대란)의 시작인 예고편에 불과하다.
때문에 일단의 긴축 움직임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데, 이것 역시 더블딥의 시소게임을 시작하는 최악의 도박 중 하나이다. 
  
1.시장이 좋든 나쁘든 연기금의 개입은 어떻든 꺼림칙하다.
이번 개입은 대선을 앞둔 정치적 포석으로 읽혀진다. 말할나위 없이 연기금은 전통적으로 권력의 시녀였다.

이번에는 단지 총대를 매고, 긍긍적으로 향후 궤적에 네거티브한 갭을 남기는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봄날은 끝났다

근 3년동안 쟈끄리느를 지켜보신 분이라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2008년 10월 대바닥 이후 5월 중순 쓴 마지막 글까지 단 한번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요.
하지만 지난 8월 9일자로 쟈끄리느는 더이상 희망은 없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영원한 강세론자 쟈끄리느가 그렇게 강한 어조로 하방을 확언하는 모습에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좀 더 일찍 경계의 글을 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하필이면 먼 출장이 연속해서 겹치다 보니 기회를 만들지 못했군요.
그저 위험하니 피해라 식의 글은 천성적으로 안쓰니만 못하기에 쉽게 적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쟈끄리느의 글은 좀 더 내밀한 행간을 공유하기 위한 은유와 확신에 찬 선동이 포함된 장치들을 즐겨 구사합니다.
때문에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고, 그러므로 정독을 요하는 다소 피곤한 글이 대부분이었지 않나 싶군요.

 

쟈끄리느는 이곳 시황방에서 글을 쓰면서 합목적적인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처음은 있다.. 시황방은 그래도 많은 분들이 참고하는 게시판인데, 줄잡아 대부분이 초보인 이 공간에서
최소한 무책임과 자기 배설의 글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 쟈끄리느의 글쓰기 태도였습니다.
지난 3년여 동안 쟈끄리느는 단 한번도 흐트러짐 없이 저 태도를 지켜왔지요.
순수함으로 진지하게 시작했고 열정으로 함께했던 지난 3년.
비록 단견이었으나 가능한 한 이성의 근거와 논리의 기본에 나름대로 최선의 치열함이었다고 생각했고, 
때문에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 그리고 어떤 뒷모습이어야 하는가.. 고민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재작년 10월 붓을 한번 꺽은 이후 이 곳에서 다시쓰기의 열정은 예전같지 않더군요.
지천명이 넘도록 챙겨야 하는 생계의 회한과 고단함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녹슨 양심의 탓은 아니었을까.

봄날이 끝났군요.. 헤어지는 순간이 정상이 아니어서 못내 아쉽습니다.
떠나거나, 살아 남거나, 언제 어디서나 녹슬지 않는 건강과 양심이 함께 하시길요.

 

 

 

ps

아래 목동선생님 글 상당히 좋군요.

시장의 줄기를 알기쉽게 풀어 쓴 혜안이 깃든 좋은 글.. 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팍스넷 쟈끄리느님의 글입니다.
블로그주소 : http://blog.moneta.co.kr/blog.screen?blogId=alfactme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