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끄리느 - 미국의 결자해지와 버터플라이이펙트

'

 

쟈끄리느입니다.
이번 시간엔 종목을 다뤄볼까 했는데,
글로벌 증시가 2개월 간 게걸음을 하다보니 시황란이 설왕설래 하두 어지러워서.
이쯤에서 현단계 글로벌 증시가 좀처럼 뻗지 못하고 옆으로 기는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종목 선정의 노하우 보다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현단계 글로벌 증시를 게걸음 치게 한 저 현상 너머의 어떤 원인을 탐색해 볼까합니다.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쓴다고는 했으나.
대체 길기만 한 건 아닌지.

 

prologue

누가 뭐래도,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펙트 하나.
현단계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은 부분인 동시에 전체라는 사실.
일견 녹슬어 보이는, 그러나 여전히 휘두르는 그 막강한 헤게모니와 파워는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글로벌 이코노미의 태엽과도 같은 존재였는데.

 

결자해지라 했습니다.
금융공학의 산실인 동시에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전세계를 공황 직전까지 내 몬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니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차라리 외면하고 싶을지라도. 어떻든 격리시키거나 소외시킬 수도 없는 내 몸속 깊숙히 박혀 있는
암덩어리와 같은. 그래서, 어쩌지 못하는 그 존재의 당위성에 대한 것도.
그러므로, 결자해지는 미국이 온전히 홀로 겪어야 할 숙명입니다.
그 누구도 도움이 될 수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므로. 


A-1
미 통화량증가율 지표로서
특히 눈여겨 볼 것은 M1의 생뚱맞은 증가율입니다.
M1은 M0/본원통화와 M1/현금성예금의 합계로 산출되는데.
그 증가율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공중에 뜬 채 부유하는 방향 상실의, 그리고
상반기부터 본격화된 FRB의 통화공급에 의해 그 볼륨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자금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반면, M2와 M3의 증가율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합니다.
은행대출이 없는데, M2, M3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

 

A-2
미 상업은행들의 전체대출 변동율 지표로서
빨랫줄 같은 저 하락추세에서, 대출은 절대 없다는 은행의 단호함이 확인됩니다.
무차별적으로 돌려댄 FRB 윤전기의 수고로움과 절체절명의 벼랑끝에서 손을 내밀었을 저 엄중한 USA Government.
대체, 그들이 찍어내 뿌린 것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란 말인가.
아니라면, 그 많은 것을 흔적없이 먹어치우고도 몸을 사리는 은행놈들 주리를 틀 일인데.
유사이래 최대의 양적팽창에 때아닌 기근이 은행의 돈맥경화라니!!

 

그런와중에, 결국 6월 초를 기점으로 전체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신용창출에 싸이드카가 발동되었는데.
그것은 미국이 6월 초 글로벌 증시에 때이른 인플레이션 루머를 흘리는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동합니다.
미 중앙은행이 그토록 부르짖은 신용창출 염원과는 정반대로 급전직하 하는 날개없는 신용창출.
더구나, 악화일로로 치닫는 미 상업은행 신용지표(B-1)의 짓누름은 또 어떤지.
공황전문가인 버냉키는 그 둘의 네거티브 시너지가 불러 올 가까운 미래의 참혹함을 직감하고 있었는데.
우린 그것을 신용위기(credit crunch)라고 부릅니다.
    
해서,
버냉키는 24~25일 이틀 간 예정된 피해갈 수 없는 FOMC(시장공개위원회)를 돌파하기 위해 6월 초부터
작전명 '인플레이션'의 에드벌룬을 띄웠고, 그 승부수는 결국 적중합니다.
사상 최대규모인 미국채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발행할 것인가..와
모럴헤저드를 대 놓고 범한 것에 다름아닌 무차별한 양적팽창의 원죄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이미 바닥을 드러 낸 기축통화의 도덕적 프리미엄은 둘째치고, 글로벌 시장에서 속절없이 추락하는 달러는 살려야 할 것 아닌가..와
FRB에게 신용창출을 빌미로 저 2조1천억 달러의 전대미문의 삥을 뜯어 간 은행놈들이 내지른 디플레이션의
정황을 어떻게 위장하고 넘길 것이며 해결할 시간을 벌 것인가..의 세마리 토끼를 잡았던 것.

 

결과적으로,
6월 초에 전 지구촌에 살포된 버냉키표 '인플레이션' 인공강우로
B-2의 무역가중환지수가 6월 초를 기점으로 극적으로 살아 났으며,
B-3의 달러/유로의 외환율이 6월 10일을 전후해서 역시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한 한편,
FRB가 금융위기를 돌파하면서 살포한 약 2조1천억 달러를 은행놈들에게 지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M2 대한 본원통화의 비율(통화 승수)는 1년전의 9.3배에서 4.7배로 감소한 사실에서
미국이 실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었던 속내를 형식적이나마 감출 수 있었고.
사상 최대규모의 미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습니다.
특히 7년만기 미 국채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해외 중앙은행들의 간접입찰 비율이 67.2%로 나타나
글로벌 투자심리가 더욱 안정되는 모습이었는데, 해외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미 국채발행이 성공할 경우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정책의 안정성이 담보될 수 있으므로
주식시장에는 말할나위 없는 긍정적 요인이겠습니다.
 
저 B-2와 B-3의 그래프는 상대적으로 유로존의 DEX를 갉아 먹을 수 밖에 없는데,
약세로 돌아선 유로존의 무역가중환지수와 유로화가 당장은 유로존에 단기적으로는 불편한 현상이겠지만,
수장이 살아나는 것은 향후 써프페밀리의 안정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써프페밀리들에겐 훨씬 득이 될 터.
따라서, B-2와 B-3의 달러강세가 상대적으로 유로, 엔을 포함한 글로벌 환율 우위를 보이는 현상을
위기로 해석하는 조삼모사의 근시안을 가질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활력과 증시의 안정을 도모하는
현상 너머의 단서로 해석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현단계 유로존의 상황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게시물 43629번 참고 : 쟈끄리느 시황 - 다시 현상 너머를 응시할 때)     
   
A-3
FRB의 대차대조표로서
바챠트의 꼭지점을 이은 회색선은 원래의 FRB 기 현금자산에서 은행이 중앙은행 지준계정에 맡겨 둔 금액의 총액.
지표에서 보듯이 은행놈들이 FRB의 대차대조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TARP자금을 상환하고도 남는 장사니,
정부에서 상환반려의 당근을 내밀며 시장의 신용창출(대출)을 독촉해도 별무소용 일 수 밖에.
FOMC에서 양적완화기조의 가닥을 재확인한 FRB가 그들이 네다바이 해간 2조 1천억 달러를 어떻게 시장으로
녹여서 온전히 신용창출로 일궈내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단초를 놓을지 관심사입니다.
 
B-1
미 상업은행들의 신용지표로서
2008년 10월초를 정점으로 6월17일 현재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해 3월들어 부지불식 간에, 그것도 현저하게 대출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
미 중앙은행이 갈망하는 신용창출의 염원과는 상관없이 추락하는 신용량은 대체 암수 딴몸인가. 
이는 한마디로 중앙은행이 자신의 시중은행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고장이 난 것입니다.
방치하면 디플레이션은 필연적인 것.
연초에 버냉키는 디플레이션이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계속해서 낮아지는 저 은행 신용 증가율을 어떻게 잡아낼지는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적 수단을 여하히 개발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겠습니다.
 
B-2
미 무역가중환지수로서
실효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로
일국 통화의평균적인 대외가치의 변화를 보기 위해,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지수의 형태로 나타내는
환율을 말하는데, 실효환율은 각 교역상대국의 교역가중치를 감안하여 계산하므로,
무역가중환지수(trade-weighted exchange index)라 부릅니다.
저 지수는 무역현장에서 유로, 엔, 위안, 프랑, 파운드, 원, 루블 등 주요 통화와의 달러가치의 변화를
디스플레이 해 주고 있는데.
금년 3월을 정점으로 흘러내리다가 정확히, 6월 초에 극적인 반등으로 고점을 높여 가고 있군요.
수단이야 어떻든, 위기에서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 미국의 저력이 아닐까.
A-2에서 목적한 바를 다뤘으므로 짧게 줄입니다.

 

B-3
달러/유로외환율 지표인데
이 역시 충분치 않지만, A-2에서 분위기만큼은 다뤘으므로 생략합니다.

 

C
금년 상반기에서 관찰된 글로벌 증시 흐름이 그 무드와 관성에 의해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한 연말까지 특유의 기조가 유지될거란 추측인데.
미국을 포함한 써프페밀리의 문제는 단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지속적인 문제이므로,
우리는 점진적인 개선과 짧은 탄식의 순간이 교차되는 긴 호흡에서
매순간 자신의 투심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요약입니다.


FRB에 의하면, 소비자 신용대출 잔액이 08년 1~2분기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신용대출 증가율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잔액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FRB의 본원통화 공급을 제외한 상업은행과 금융기관의 신용창조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 신용창조에 의한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
 
A-1의 미 통화량증가율 지표, B-1의 미 상업은행 신용지표,
그리고, A-2의 미 상업은행 전체대출 변동율 지표의 상관관계를 관찰하고 분석한 위와 같은 근거에서
5월 초의 정점에서 두달 내내 게걸음을 한 글로벌 증시의 지리함을 설명하는 단서들을 추론할 수 있으며,
대체 위 지표 어디에서도 단서조차 찾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들고 나온 FRB의 영악함에 혀를 찰 일인데.
지난 두달 간 알면서도 속아야 하는 써프페밀리의 초록동색 동병상련과, 헛기침에 휘둘리는 데 이력이 난 허약한
이머징의 비애가 깃든 선행학습의 교훈에서 우리 나름의 할 일을 찾아야 할 것.

 

이를테면,
원래 힘으로 밀어부치는 놈들인지라,
어쩌면, 금년내에 해치울지 모르는 미국채 2조 달러어치의 미국채 신규발행과 매입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어야 할 불편한 진실들에 대한 유연한 해석으로 더는 휘둘리지 않는 것이 필요한데.
위에 열거 된 지표들만 이따금씩 열어봐도 훨씬 도움이 될 것.  

  

그러나, 서두에 언급했듯이
어떻든, 현단계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은 부분인 동시에 전체라는 사실.
미국 스스로 결자해지 없는 글로벌 상승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은 꼭 염두에 두시길요.
그 과정에서 미국발 버터플라이이펙트는 끊임없이 시장을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니
그것 조차 내 몸 깊숙한 암세포로 여겨야 하므로. 

 

(5시반부터 3시간을 꼬박 썼는데. 다소 헛점이 있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본 게시물은 소견일 뿐이므로,
매수도의 시그널이 아니며, 특히 단타꾼들에게는 백해무익한 내용이니 읽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
최소 스윙포지셔너 이상만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