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는 더이상 선이 아니다.

낙관론자들의 버블시나리오는 잘 진행되고 있는가?

 

달러약세(화폐가치 하락)->원자재 및 자산가격 상승->소비증가->경기회복

 

뭐 대충 이런 순서였던가?

 

나 또한 이런 시나리오에 긍정하긴 하지만 시기적으로 다소 이르다고 보았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주가의 반등은 내 예상을 뛰어넘었고 그냥 홀딩했으면 얻었을 수익을 다 챙기지는 못했으나, 그렇다고 크게 손해본 것도 없다.

 

각설하고 달러의 약세로 인해 정말로 거의 모든 원자재와 자산가격은 상승했다.

 

여기까지는 시나리오대로 되었다.

 

그러나 낙관론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정부에서 제발 소비하라고 한다고 해서 반드시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의 교훈을 살피자면 지금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미국은 너무나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일본도 엄청난 재정집행과 제로금리, 엔화약세(화폐가치 하락)를 유도하여 제발 소비하라고 하였으나, 현명한 일본국민은 엄청난 정부의 재정집행을 보면서 앞으로 세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여겨 오히려 저축을 늘려 버렸다.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데 자산가격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저축률은 2007년 기록적인 0.4%(얼마나 과소비와 과잉투자가 이루어졌던가)에서 4.2%로 무려 10배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저축률이 5%는 물론 10%에 달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소비가 왜 중요한지 모르는 바보들도 많은데

 

그간 세계경제는 미국의 과소비와 중국의 수출에 의존해 왔고

중국은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로 다시 미국국채를 사줌으로써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의 소비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30% 정도였던가 하는데 실재로는 EU등에서 지들끼리 서로 맞교환하는 물량을 제외하면 비중이 50%가 넘고 미국의 과소비로 인한 과잉생산과 수출을 고려하면 실재로는 세계경제를 먹여살렸다고 보면 된다.

 

근데 이런 메카니즘이 깨지고 소비패턴에 변화가 생겼는데 막연히 경기가 좋아지고 주식가격이 오르면 다 해결될 것이라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다.

 

그래서 여기 팍스게시판 사람들이야 개무시하지만 세계적인 석학인 크루그먼이나 루비니 등은 수출위주의 이머징국가 성장모델에 중대한 위기가 올 것이라 경고하고 이는 지극히 타당한 견해이다.

 

각설하고 그나마 낙관론자들 근거대로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소비가 회복되고 경기가 좋아지면 괜찮은데 달러의 약세로 인해 어쨌든 원자재와 주식을 올랐으나 역설적으로 미국 서민의 소비여력은 더욱 줄었다.

 

미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유가가 갑자기 두배로 올랐으며, 자국화폐가치는 떨어졌다.

실업률은 계속 올라 10%돌파는 기정사실이니 저축을 미리 늘리는 수 밖에 없다.

점점 소비여력은 떨어지고 있다.

유일하게 오른 건 주식인데 그렇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 먹고살기 힘들어졌으니 주식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하게 생겼다.

특히 많이 오르고 환차익까지 생긴 이머징펀드부터 환매하기 쉽상이다.

 

유가의 바닥에서 두배 급등에도 불구하고 엑슨모빌의 주가는 불과 20% 올랐다.

유가반등이 수요회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달러약세와 투기세력에 의한 것이라는 근거이다.

 

인플레우려에도 불구하고 금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바보들은 금가격이 오르니 인플레라고 하는데 원래 금은 완만한 인플레 하에서는 다른 자산에 비해 덜 오른다.

오히려 하이퍼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등 화폐가치에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본래 가치를 유지하는 편이다.

 

금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달러에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새로운 안전자산(달러->금)인 금 수요를 늘렸다는 이야기이다.

 

어찌됐건 달러가 너무 약세로 흘러가면 미국이건 중국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입장에선 달러약세는 않아서 평가손을 입는 일이 되고 미국입장에서도 어느정도 완만한 하락이 필요하지 급격한 달러약세는 결국 미국자산가격의 폭락과 막대한 금리상승으로 인해 막대한 이자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어느 바보가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나라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만히 있어도 지속적으로 환차손을 입게 되는데.

 

따라서 미국은 조만간 달러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결단을 내릴 시기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만약 적절히 달러가치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낙관론자들의 생각대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몰락과 달러 기축통화지위의 상실, 세계경제의 타격으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그렇게까지 되리라고는 보지 않기에 더이상 달러약세는 선도 아니요 달러약세가 계속 급격히 진행되리라고 예측하는 것도 무리이다.

 

PS. 그간 시세를 너무 일찍 예견한 것은 내 실수였으나, 그렇다고 감정적인 악플은 사절한다.

내 글을 읽고 참고할지 아니면 역발상매매에 활용하든 자유이나 악플달 시간이 있으면 자신의 종목이나 챙기는 것이 더 현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