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그리고 수급에 대한 진실은 뭘까?

우리 증시에서 개인계좌로 너무나 큰 금액의 대량매매가 일어나고 실제로 시장을 돌려놓는 힘도 보여주니 개인이 개인이 아닌 (외국인)세력이나 큰손이라는 주장이 더이상 이상한 얘기가 아닌 듯 합니다.

특히 선물옵션에선 외인과 개인 간 대규모의 포지션 교환이 최근 한두달 간 상당히 자주 목격되었습니다. 매매주체를 곧이곧대로 판단의 근거로 삼는 건 어리석어 보입니다.

하지만 수급의 큰 틀이나 논리적으로 확률이 높은 것은 주의 깊게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로 아래 같은...

 

1) 외국인의 주식 매수

저번에 Tiffany님께서 언급을 해주셨습니다만, 오늘 XXX MTN인터뷰에도 언급이 되네요.

인터뷰한 송성엽 상무님은 증시에 대해서는 상방으로 보지만 3월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 중 3조 이상이 ETF차익거래라고 추정을 했습니다. Kodex200의 외국인 매도의 정체가 아마도 이것인 것 같습니다.

 

2) 원달러 선물

장중 주가와 연동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아주 강하긴 하지만 제가 보기엔 주가지수처럼 통정매매 의심이 가는 매매주체 속임수 같은 건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어제가 4월 만기일였고 오늘 5월물 첫째날였는데, 참고로 오늘 외인은 초반에 소량 매도하다가 1350원 정도로 내려올 때부터 장 끝날 때까지 쭉~ 매수했습니다.

 

3) 기관의 포지션

위 언급한 것처럼 소위 외국인의 파생포지션을 저는 곧이곧대로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포지션은 외국인보다는 신뢰도가 높다고 봅니다. 옵션을 헷지라고들 합니다만, 헷지물량을 실제 보고 있는 방향성보다 더 많이 가져가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헷지였을 경우는 대부분 방향이 확인이 될 때는 바로 정리를 합니다. 기관들은 외국인처럼 개인계좌와 교환이 일어나는 경우가 없고, 아무래도 일반 개인들보다는 투신과 증권 같은 기관들이 글로벌시장과 외국인 포지션 변화를 보는 눈이 더 나을 것이기 때문에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콜매도, 풋매수 규모가 좀 컸죠..

 

위 세 가지는 모두 외국인, 기관은 매도포지션이란 얘길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달러선물과 기관의 옵션포지션으로 본 오늘 매매신호는 강력매도였습니다.

유동성장세...요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얘기가 바로 이건데, 사실 과정을 살펴보면 원본은 외국인의 주식매수가 만들어낸 이미지였고 (그런데 ETF를 열심히 팔고 있었네요) 지수 1200이면 받을만큼 받았다고 생각한 개인들이 매도를 지속하면서 쌓인 현금과 추세를 보고 뒤늦게 들어온 현금들이 예탁금으로 쌓이는 걸 보고 또 이미지가 추가되어서 어느덧 거품을 우려할 만한 유동성장에 대한 이미지가 언론과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공유가 되고 있습니다.

아니, 더 나아가 단순한 유동성장세가 아니고 펀더멘털 개선이 이루어지는 대세 상승 얘기가 오히려 요즘엔 주류가 된 것 같습니다.

요즘 어디 나온 고수인터뷰들을 보니 조정 받으면 무조건 주식 사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양식 있는 몇몇 분석가들은 고객예탁금은 장세를 점치는데 의미가 없다고 얘길 합니다. 얘길 해도 유동성장 이미지가 씌운 사람들한테는 들리질 않겠지만...

800조 부동자금 중 얼마가 정말로 추세를 쫓아 주식과 부동산에 몰려들까요? 이렇게 금리가 낮은데도 그 대부분이 안전을 추구하며 단기로 떠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돈 주인 마음이 변할까요? 만들어진 이미지가 얼마만큼 진실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물론 분위기가 좋아서 외국인이 더 가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장기 투자는 아닙니다. 갈 데까지 간 다음 누군가는 대차게 물려서 깡통이 될 겁니다.

요즘처럼 개인들의 매매 비중이 커지고 거래량이 폭증하면 결국 유동성장보다는 단타장이 될 가능성이 훨씬 크고 이러다 하락으로 방향을 틀면 유동성이 급하게 소진되서 반등에너지를 축소시키는 상황이 됩니다.

 

펀드 환매 + 개투 증가 → 에너지 분산, 기관 약화, 외인의 영향력 확대

 

지금 투신, 연기금 매도하는 거 그나마 잘하는 겁니다. 어차피 큰 방향을 바꾸진 못하겠지만 기관, 개인 여력 떨어졌을 때 외국인이 키 잡으면 필히 장기하락, 횡보 단계 (외인은 매집)로 갑니다.

 

오늘도 미국이 하락하고 내일 우리 증시는 폭락할 걸 확신하고 쓴 글은 아닙니다.

위처럼 매매 동향은 어느 정도 잡히지만 워낙 귀신 같은 장이라 과도한 확신으로 단기 예측을 하진 않기로 했습니다.

실제 외인이나 기관 모두 장중에 포지션 바꿔 잡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제 의도는..."과연 진실이 뭘까?"입니다.

유동성장이라면 어려운 기업들에게도 돈이 도는 것이 보여야 하고 기관이 돈이 많아지고 외국인도 저렇게 뼁끼 치면서 장을 끌어올리진 않을 텐데...언제부터 개인 계좌에 돈이 많고 부동자금 많은 게 유동성장의 근거가 되었나?

답은 이거죠: 1) 주가와 아파트값이 올랐기 때문에  2) 오른 가격이 일부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지표로 정당화되었기 때문에.

 

의미 없는 가격 변동은 없으므로 맞는 말이긴 하지만,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유동성장에 대한 시각도 완전히 바뀔 겁니다. 그게 변덕스런 언론과 실력 없는 분석가들의 본질입니다. 그러니 진실에 접근하려면 진짜 추세를 유지하고 만들어갈 유동성이 시장 수급을 받치고 있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지가 아닌 실체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