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편지 주식 이야기 - 개미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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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거 왜 그래?

 

인터넷이 끊어진 건가?

 

 

 

응시하던 호가창이 이상합니다.

 

10분이 지나도록

 

한 주도 거래가 되질 않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어 창을 켜 봅니다.

 

오잉?

 

인터넷은 정상.

 

 

 

종목 정보란을 보았더니 거래 정지.

 

상장폐지 사유 발생.

 

몇 달 후 정리 매매.

 

 

 

너는 왜 재수없게 상폐 종목이나 띄우냐?

 

 

 

많은 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셨을 겁니다.

 

제가 최근 글을 쓸 때마다

 

중국고섬, 성융광전투자, 연합과기 등 중국주 3인방.

 

호가창과 게시판 글을 소개하니까요.

 

 

 

'깡통'의 비애.

 

 

 

 

그건 저 뿐만이 아니라

 

실전 매매하는

 

여러분 모두의 멍에.

 

 

 

세상은 요지경.

 

 

 

 

중국주 3인방 사건.

 

그 전후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때

 

1만명이 넘는 개미들이 졸지에

 

'독박'을 써야 한다는 게 온당할까요?

 

 

 

이 세 종목의 경우

 

거래 정지 직전에 외국인, 기관, 왕개미 등

 

세력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미리 물량을 털어

 

금전 피해가 거의 없어요.

 

멋모르는 개미들만  고스란히 걸려든 거죠.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요,

 

해당 종목들을 각 증권사, 증권방송, 경제신문 등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자칭 전문가 집단이

 

저평가된 우량주 등 온갖 호사스런 감언이설로

 

강력 매수, 강력 홀딩을 선동했다는 점.

 

 

 

심지어는 아무개 증권사 사장이

 

자기도 샀으니까 개미들도 사라고

 

공개적으로 매수 유도했죠.

 

 

 

 

상폐 위기 종목을 매수 추천한

 

증권사나 자칭 전문가들 중

 

손해 배상 등  반성은 커녕

 

단 한 명도

 

빈말이라도 사과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법대로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법이 가진자의 든든한 보호막이라도 된 듯

 

큰소리치며 의기양양.

 

 

 

 

아니, 도대체 뭐에요?

 

쫄딱 망한 개미들이 돈이 어디 있다고

 

비싼 변호사 비용 물어가며

 

몇 년이나 걸리는 소송을 하도록 해서

 

아예 고통을 극대화해서

 

피 말려 죽이자는 건가요?

 

그래야 직성이 풀리는 건가요?

 

참으로 잔인한 족속들입니다.

 

 

 

소송은 모든 분쟁에서 최후의 수단.

 

평범한 사람들은 소송 한 번 하면

 

그 결과를 차치하고라도 심신이 황폐화될 지경.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건

 

자기들은 잘못이 없다는 반증.

 

 

 

 

물리적 폭력, 언어 폭력 등 폭력엔 종류가 많은데요.

 

재판에서 승패를 떠나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3심까지 최소한 몇 년 이상 걸리는데다가

 

전관 예우 악습 잔존 등

 

소송의 현실적인 헛점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정신적으로 한없이 괴롭히고

 

궁극적으로 자포자기하거나 굴복시키는 가학(加虐) 행위를

 

'제도 폭력'이라고 하거든요.

 

 

 

예컨대

 

우리나라엔 언필칭 '의료사고'가 무척 많은 거 다들 아시죠?

 

의사의 실수로 누군가 돌아가시면

 

유가족이 억울하다고 항의하고 보상을 요구하죠?

 

이때 대다수 병원에선 '소송하라' 또는 '법대로'

 

답하는 것도 같은 맥락.

 

 

 

 

상황 언어 측면에서 보자면

 

여기서 '소송하라' 또는 '법대로' 의미는

 

표면적인 의미로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진실을 규명하자는 게 아닙니다.

 

 속된 말로 내가 너보다 사회적 강자다, 까불지 마라.

 

난 너보다 돈이 많다, '끗발'이 세다 등

 

즉 조롱 혹은 경고와 협박을 내포한  의사 표시.

 

제 말씀 잘 이해하시나요?

 

 

 

여하튼 그들은 지금도

 

'고객 감동'을 입버릇처럼 외치면서

 

막대한 수수료와 회비를 챙깁니다.

 

뭐 이런 나라가 다 있나요?

 

한국 사람들 정말 뻔뻔하지 않나요?

 

 

 

 

한편

 

해당 종목들을 우량 기업이라면서

 

부실 상장한 한국거래소와 주관 증권사.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죠.

 

대단한 고소득 '철밥통' 집단.

 

 

 

 

지난 몇 년새

 

우영, 한국기술산업, 세실, 씨모텍, 네오세미테크 등

 

자그만치 4백개가 넘는 종목들이 사라졌습니다.

 

그 모든 게 개미들의 전적인 책임이라면서요.

 

줄잡아 수십만 명이 넘는 개미들이

 

어느날 갑자기 

 

감당하지 못 할 금전 손실...후우....

 

 

 

 

그런데 있잖아요,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했던

 

한화, 하이마트 등 재벌 기업들은

 

'특단의 조치'를 통해 정상거래 되고 있고요.

 

 

 

과연

 

이런 게 '정의'인가요?

 

 

 

한국사회에선

 

도덕률이나 양심 같은 거 팽개치고

 

낯짝이 무지 두꺼워야

 

출세도 하고

 

돈도 왕창 벌 수 있나요?

 

정말 그런 거에요?

 

 

 

 

우표 한 장의 사연.

 

초여름, 늘 푸른 플라타나스 잎새를 담아서...꾸벅...

 


팍스넷 시인의편지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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