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 계좌를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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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의 역설적 메커니즘
자일리톨 껌은 자기 전 충치예방을 목적으로 씹는 껌으로 알려져 있다.
핀란드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자일리톨이 충치를 에방하는 매커니즘은 매우 흥미로운데,
자일리톨은 당분을 먹이로 해서 살아가는 충치균을 굶겨 죽이는 물질이라고 한다.
당분의 일종인 자일리톨은 세균의 소화효소에 분해되지 않으므로 소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배설된다.
먹었으나 영양소로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므로, 계속해서 허기를 느낀 세균은 자신이 배설한 자일리톨을 또 반복해서 먹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영양의 밸런스가 무너진 세균은 밤사이에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인데.
배불리 먹여 굶어 죽게 만드는 역설, 그것이 자일리톨의 충치예방 매커니즘인 것이다.

 

자일리톨이 살포된 팜므파탈의 시장
시장이 가면 가는대로, 죽으면 죽는대로 금융시스템이 살아남는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시장참여자들은 애초부터 자본을 탐닉하는 DNA를 타고 태어났는데, 금융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저 탐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증권사는 저 무한대의 탐욕을 갈구하는 숙명적 DNA를 자극하기 위해 오늘도 새로운 파생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DNA를 충돌질하는 데 최적화 된 좀 더 극적인 레버리지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이다.

내 친구나 가족일지도 모르는 어느 한쪽이 죽어야 수익이 극적으로 증가하는 합법적 팜므파탈의 룰렛시스템에서,

설사 지구 멸망의 시나리오에 배팅하는 정신나간 풋옵션은 왜 아니겠는가. 

 

선옵의 그것보다는 팜므파탈의 비난에서 좀 더 가벼울 현물시장의 근본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에서 개미의 존재는 규모를 지탱하는 없어서는 안될 토대구조이며, 동시에 수익의 저편에 서 있는 최대 희생양 그룹이다.

24시간 풀가동 되며 무한정 정보를 쏟아내고, 매매의 편리성과 예측 가능의 착시를 만드는 챠트로 중무장한 HTS.

시장의 미세한 호흡마저도 잦은 매매로 연결시켜 메이저에 봉사하고 수수료까지 챙겨가는 절묘한 발명품이다.

양껏 먹이면서 굶겨 죽이는 것. 그것이 여간해서는 눈치채지 못하는 HTS의 자일리톨이다.

 

완벽한 자일리톨 시스템 - 언론, HTS

알다시피 언론을 이용한 메이저의 삐끼질은 삼척동자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언론으로 가공된 시나리오를 흘리고 HTS를 통해 거둬들이는 것, 그것이 메이저의 전형적인 개미후리기인 것이다.

때론 절망적 독주로, 때론 장미빛 오케스트라로 다만 현상인 사실을 호도하는 기술은 가히 경지에 가깝다.

HTS는 광법위하게 살포된 각본의 효과를 24시간 감시하고 예정된 가수요를 수확하는 완벽한 도구이다.

 

정보에 철저히 소외된 채 공포와 희망사이에서 하루 24시간 갈대처럼 흔들리는 것은 개미들의 숙명이다.

뻔한 협박과 감언이설에 이리 팔랑 저리 팔랑 개미들의 실시간 반응은 HTS를 통해 티끌모은 태산으로 높이높이 쌓여간다 .  

더 많이 먹을수록 결국은 굶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어야 하는 메이저표 자일리톨.

1%를 제외한 99% 개미의 자일리톨 계좌는 그렇게 서서히 말라간다.

 

자일리톨 계좌의 회피보다 시장진단의 혜안이 우선이다

1%의 전사를 제외하고, 시장에서 개미가 살아남을 수 있는 두가지 길이 있다.

추세를 타는 천혜의 기회에서 시장을 공격적으로 경작하고, 추세가 꺽이면 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길이다.

아마도 주식 중독자가 아닌이상 후자에 미련을 갖는 개미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상향이 전제된 전자의 경우인데, 빨랫줄 처럼 뻗어나가는 시장의 궤적은 지구촌 어디에도 없다.

때문에 사소한 등락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궤적에서 저 탐욕의 DNA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느냐가 궁극의 수익률을 담보한다. 

'수비가 곧 최선의 공격'이란 명제로 시장의 사소한 호흡마져 수익으로 만드는 기술은 1% 몫이다.

혹독한 트레이닝과 소름끼치는 절제로 단련된 저 1% 프로들의 능력은 광팔아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상상하는 것 이상인 그들의 기술은 흉내내는 것만으로 지극히 위험한 것.

 

일견 쉬워보이는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파는 일이 위험하다고 해서 손가락만 빨 수는 없는 일.

추세를 확신한다면, 그리고 그 확신이 결국 옳았다면, 기회 있을때 마다 모아가는 것이 결국 최선의 수익을 보장한다.

때문에, 시장 특유의 사소한 등락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큰 흐름을 읽어 내는 능력은 평범한 개미에게 최선의 수비이자 공격인데,

무절제한 HTS의 중독에 대한 적극적 회피는 말할나위 없이 미래의 수익을 확정짓는 피니쉬 블로우 일 것.

 

저 3월부터의 상승 궤적에서 하루이틀, 일주일, 그리고 한달의 깊고 얕은 등락의 시름이 얼마나 사소한 것이었는지를 기억해라.

또 결과적으로 종목에 대한 시시비비는 얼마나 사소한 것이었는가. 잡주가 아니라면 종목이 지수를 먹고 자라는 것은 진리이다.

팔면 오르고, 사면 빠지고, 다시 잡으려면 저 멀리 달아나 엄두도 못내며 전전긍긍한 시행착오의 나날들.

매 고점이 누군가에게는 죽음의 자일리톨 계좌에 이르는 시작점이었을 것이며,

사소한 등락에서의 매 저점은 누군가에게 적지않은 수익을 안겨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