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눈덩이 매물을 삼키다... 잠재적 매물 제거
 
 
새해 첫 옵션만기일(13일) 코스피시장이 눈덩이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한은의 깜짝 금리인상
충격과 사상 최대규모의 프로그램 매물폭탄을 감안하면 비교적 견조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2일)는 포르투갈의 국채
발행 성사로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우려가 완화되면서 S&P500 지수(0.90%) 등 주요지수들이 강세로 마감했다. 웰스파고
가 주요 은행들의 배당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점과 연방준비제도(Fed)가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시장분위기를 밝게 했다.

뉴욕발 훈풍에 힘입어 개장 초 2100선을 넘어 2109.34p까지 내달렸던 코스피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밖에 기준
금리를 25bp 전격 인상하며 혼선을 준데다 옵션만기 관련 프로그램 매물이 지속 증가하면서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1조원대의 프로그램 매물에 2080선 초반대까지 밀렸던 지수는 장 막판 빠르게 반등하며 2100선을 다시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감 동시호가에서 4천억원에 육박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며 10 포인트 가량 밀리는 변동성을 연출했다.
13일 코스피는 5.47p(0.26%) 내린 2089.48p로 거래를 마쳤다. 
  
마감 동시호가 직전 8676억원대에 머물던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는 장 마감후 1조2517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11월
11일 옵션쇼크 당시 프로그램 매도규모(9314억원)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막판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출회로
인해 장중 3천억원을 웃돌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417억원으로 줄었다. 개인이 63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4371억원 매도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KSP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7327계약을 순매도하며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했다.

이날 차익거래를 통해 쏟아진 순매도금액은 7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로존 위기 불안감이 진정된데다 한은이 기준금리
를 인상하면서 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20원 내린 1114.20원으로 마감
했다. 포르투갈의 국채입찰 낙찰금리가 예상치 7%를 밑도는 등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완화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
들이 대부분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0.73% 급등한 것을 비롯해 상해종합지수(0.23%)와 항셍지수(0.47%), 가권
지수(0.08%) 등이 올랐다. 
   

예상밖 금리 인상에 은행·보험株 강세..줄기세포·농업株↑ 수산株↓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자 기준금리를 종전 2.50%에서
2.75%로 25bp 인상했다. 금리인상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과 재료노출 인식으로 증시는 금리결
정 직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한편 뜻밖의 금리 결정에 전일 급락했던 보험주들이 수혜 기대로 반등했고,
은행주와 증권주들도 오름세를 탔다.

메리츠화재(2.59%)와 흥국화재(2.29%), 동부화재(1.34%), 현대해상(0.94%), LIG손해보험(0.86%), 삼성생명(0.47%),
대한생명(0.38%), 삼성화재(0.23%) 등의 보험주들이 지수를 거슬러 올랐다. 금리인상에 따른 예대마진 개선 기대로
하나금융지주(3.78%)와 신한지주(3.14%), KB금융(3.08%), 부산은행(2.71%), 우리금융(2.33%), 외환은행(1.75%) 등의
은행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고, 삼성증권(5.50%)과 키움증권(2.74%), HMC투자증권(2.55%), 한화증권(1.85%), 현대
증권(1.31%), 미래에셋증권(1.24%), 대우증권(1.14%) 등의 움직임도 좋았다. 주요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부진했다. 
  
삼성전자가 0.86% 내린 것을 비롯해 현대차(-0.78%)와 POSCO(-2.63%), 현대중공업(-0.41%), 현대모비스(-0.16%),
LG화학(-0.72%), 기아차(-1.02%), 한국전력(-1.57%), SK에너지(-0.77%) 등의 시총 상위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LG전자(0.45%)와 LG(0.35%), LG디스플레이(0.92%), KT(0.23%) 등이 올랐고 STX(8.15%)와 삼성중공업
(6.12%), 하이닉스(3.42%), 금호석유(3.14%), 한국금융지주(3.11%), 현대산업(2.70%) 등의 상승폭이 컸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수혜 기대로 농업관련주들이 들썩거렸다. 효성오앤비(9.73%)와 조비(7.05%), 오상자이엘
(5.37%), 경농(3.27%), 농우바이오(4.26%), 대동공업(2.02%), 동양물산(2.30%) 등의 농업관련주들이 줄줄이 급등했다.
미국 자회사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혈소판 생산에 성공한 차바이오앤이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알앤엘
바이오(상한가), 바이오스마트(4.68%), 엔케이바이오(3.60%), 케이디미디어(2.41%), 코오롱생명공학(2.16%), 바이오
니아(1.38%), 이노셀(1.37%), 조아제약(1.20%) 등의 바이오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한편 구제역·AI 확산 수혜주로 부각되며 최근 급등했던 수산주들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무더기 급락세를 연출
했다. 한성기업과 신라에스지가 하한가를 기록했고, 신라교역(-10.82%), 사조대림(-9.95%), 사조오양(-8.27%), 사조
산업(-4.77%) 등의 수산주들이 급락했다. 파루(-3.01%)와 중앙백신(-2.19%), 대한뉴팜(-7.66%) 등의 백신 방역주들도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대국, 한일사료(이상 하한가), 에이티넘인베스트(-14.78%) 등 수입육 관련주들의 낙폭
이 깊었다. 코스닥시장도 기관(-94억원)의 매도공세에 0.22%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대장주 셀트리온(-1.14%)과 서울반도체(-2.77%), SK브로드밴드
(-0.38%), CJ오쇼핑(-1.90%), 네오위즈게임즈(-0.31%), 포스코켐텍(-1.43%) 등이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메가스터디
(1.31%)와 포스코ICT(1.16%), OCI머티리얼즈(0.72%), 에스에프에이(4.78%), 다음(1.37%) 등은 선전했다. 새내기주
액트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하락추세를 벗어났고, 3D 입체 소프트웨어 판매를 개시한 레드로버가 상한가에
올랐다. 어닝시즌 수혜주들에도 매기가 쏠리면서 아비코전자가 어닝모멘텀 기대로 12.11%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잠재매물 청산..점진적 레벨업 기대 

코스피가 2100선을 구경만하고 내려왔다. 그러나 거대한 눈덩이 프로그램 매물폭탄을 삼키며 지수를 5포인트 밖에
내주지 않은 시장의 체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조2천억원대의 프로그램 매물이 무리없이 소화될 만큼 저가 대기
매수세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100선 돌파'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증시는 자율조정에 들어
갈 여지가 있다. 하지만 장중이나마 2100선을 뚫어봤기에 마디지수 2100선 저항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었다고도
볼 수 있다. 

2100선을 두고 엎치락뒤치락 공방을 벌이며 증시는 점진적인 레벨업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말
배당금을 목적으로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세, 즉 잠재적 매물들이 이날 프로그램 매물을 통해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수급과 투심이 양호한 만큼 강세 마인드를 견지하면서 어닝시즌에 부합하는 턴어라운드주, 실적호전주들
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작성자] 스테디윈 2011-01-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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