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황 그리고 주말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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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의 포커페이스로 약간 혼란스럽기도 했던 금주는 1,370선의 지지 확인이 이루어졌으니

다음 주 만기일 전후로 1,440선의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두시고 대응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만기일 후에는 전고점 돌파 시도의 상큼한 초여름 날씨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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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십년이란 시간이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네요.

제가 지방에 파견 근무를 하던 중, 방을 함께 쓰던 분이 주말을 이용해 집에 다녀오면서

매주 월요일마다 방구석에 쌓아둔 경제신문을 호기심에 들추어 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경제에 ㄱ자도 모르던 시절, 호기심으로 주식투자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였지요.

 

현금 백만 원을 주머니에 구겨 넣고 멋쩍게 동양증권 객장에 첫 방문을 했답니다.

며칠 뒤 ‘한솔전자’를 처음으로 주문했고 한 달도 안 되어 20프로 이상의 수익을 실현했지요.

곧이어 매매했던 ‘삼성엔지니어링’도 너무나 쉽게 기대에 보답하더군요.

그렇게 만만하게 시작된 용돈벌이 수단은 제 여윳돈을 빨아들이는 스펀지가 되었답니다.

 

우여곡절의 십년이 지나는 동안, 월급을 쪼개 모은 삼천 이상의 거금이 계좌에 투입되었고

아직도 한 달 급여 정도가 채워지지 못한 채 원금회복의 시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중간 중간 상장 폐지된 몇 종목만 잘 피했어도 일찌감치 그 단계를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투기판의 무서움을 더 경험해야 할 팔자였던지 조심한다고 했었는데도 당하게 되더군요.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증권사에 찔러준 여윳돈이기에 망정이지 더 욕심을 냈더라면

일찌감치 두 손 두 발 다 들고 이곳에서 맨몸으로 떠나야 했을 겁니다.

이제는 매수하기 전에 재무제표도 살피고 게시판의 정보도 살피는 꼼꼼이가 되었네요.

얼마간의 손실을 안고는 있지만, 나름 버티는 방법을 조금은 터득했으니 크게 아쉽지는 않네요.

 

십년사이 국내증시가 파도를 치는 동안, 한때는 단기투자도 해보고 몇 년은 묻어두기도 하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저의 여건이나 성향에 맞는 투자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답니다.

증권계좌 속에 널브러진 종목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시점에는 고민한 방법을 시도해 봐야지요.

지수의 큰 흐름을 읽고, 일 년에 두어 번 거래를 통해 20% 정도의 수익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사실, 통화가치의 하락이나 물가상승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원금회복은 손실이라 봐야 합니다.

저금리로 은행에 적금을 드는 것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냉정히 생각해 보면 저의 경우에는 평균 잡아 두세 배 정도 불어나 있어야 본전일 겁니다.

그간의 집값을 보더라도, 라면 값이나 버스비를 비교해 보더라도 기간 중에 몇 배는 올랐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손실 난 갭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가가 풀어야 할 과제일 텐데

아무래도 해마다 실현 가능한 수익률을 설정하여 꾸준히 성공하는 것이 그 해법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주식투자는 노후보장의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높다고 봅니다.

위험이 높은 만큼 수익도 보장되는, 적은 돈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지요.

 

저는 앞으로 20년 이상 '무리하지 않는' 주식투자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생존경쟁의 치열한 판에서 아웃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안정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늘 수익 극대화가 목표겠지만 최소한으로 통화가치의 하락 분 이상은 커버해야 합니다.

참고로 20년의 기간 중, 20%의 수익을 13번 성공하면 원금의 10배가 되더군요.

 

주식투자를 오래한 분들이라면 수익을 지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잘 아실 겁니다.

한두 번 큰 수익을 냈다고 해서 욕심을 부리면 큰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 이곳 속성입니다.

조금 적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었으면 감사해 하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어떤 물건을 사기 전에 꼼꼼히 살피듯 종목 매수 전에는 진지하게 연구해야 합니다.

 

 

느긋한 토요일 오후라서 부담 없는 잡담을 늘어놓았습니다.

이런 글도 도움이 되신다면, 다음에는 경험했던 종목에 대한 이야기도 좋을 것 같네요.

다음 주에는 다들 기분 좋은 일들이 생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