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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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치마를 비틀어 짜고 있는 코스피
한동안 오락가락 하는 비에 마를 새 없었던 코스피의 헝클어진 매무새를 당분간 보기 힘들듯하다.  
만기일인 오늘 장대음봉의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코스피는 4일 연속 전강후약의 전형적인 약세장 패턴을 이어왔는데 
미국시장의 주요지수가 올해 전고점을 갈아치우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미국, 유럽의 써프페미리와 이머징의 주요 국가 대부분이 20MA를 돌파한 상황에서 아직도 20MA를 돌파하지 못한 곳이 

일본과 한국이라는 점은 못내 아쉬운데.

 

이는 최근 한국과 일본시장이 달러 약세의 저항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을 위해 달러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확정적 무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궤적이 동시다발적인 반등을 꾀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대비 양호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소외감은 더없이 아프다.


최근 이머징에의 전방위적 달러 약세 기조에서 외인의 매수세는 코스피에서도 사실상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까지 G20 재무장관회의 직후 개장한 미 다우가 전고점을 넘어섰으며, 코스피에서도 외인이 2,600억을 매수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는데, 전지구적 달러 약세 상황에서 외인의 여전한 수급 개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달러 약세하에서 달러캐리에 의한 외인 매수의 점진적 확대의 당연한 시나리오가 우리에게 그토록 중요한 것은 왜인가. 

외인의 지속적 매수세는 수급의 질과 양에서 현단계 우리시장을 지탱해 줄 유일한 에너지이며 희망이기 때문이다.


와신상담 코스피 - 다시 젖지 않는다
외인이 올해 코스피의 수급을 주도했던 주포라는 점은 여전히 변함없는 펙트이다.
최근 기관의 매도세가 줄어들거나 종종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 있었지만 최근 주식형 펀드 동향으로 미루어 볼때 
순매수의 연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당분간은 그 규모의 확대도 어려워 보이는데.
코스피가 급락하거나 1,500선 부근에 가까워질수록 환매가 줄거나 자금이 일시 유입되는 특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가 반등하거나 지수가 고점 부근으로 치달을수록 경우 환매가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가 재차 전고점 부근에 다가갈수록 확대되는 환매의 증가는 결국 기관의 매물 증가로 이어질 것이므로.

향후 오랫동안 기관은 코스피의 에너지가 될수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2007년 중하반기에서 시세를 뿜어대던 기관화장세가 오는 날이 과연 있을까조차도 의심스러운데, 

실은 저 기관화장세란 것도 2007년 당시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팔아치운 주식형펀드로 쌓아 올린 결과적인 모래성이었다.

자업자득이란 표현이 어울릴까.. 저 모래성의 부메랑은 기관에게 '역할 상실'의 혹독한 댓가와 주포로써의 무장해제를 강요하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학습으로 거듭난 약아빠진 개미들은 적어도 상당기간 기관을 환매의 볼모로 삼을 것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에서,

시장을 견인하는 한 축으로서의 기관의 역할은 아마도 지수 2,000 언저리까지는 사실상 끝났다고 여겨야 한다.    

 

따라서 외인의 매수기조 유지와 매수확대는 현단계 시장에너지의 최소조건이며 동시에 유일한 희망이다.
최근 해외지수의 지속적인 반등에도 코스피는 20MA 돌파 시도조차 버거워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심리위축에 따른 관망세로 요약된다.
오히려 현저한 거래량의 감소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얼어 붙어 있는 것은 방향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이와같은 관망세가 단지 달러약세 추세에 기반한 한국 수출시장의 국제 경쟁력 감소라는 뻔한 사실에 주눅이 들어서 만은 아닐텐데. 
달러 약세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애써 저버리는 것은 아닌가.

 

써프페미리, 이머징 공히 20MA를 돌파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만이 번번히 20MA에 무릎을 꿇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의 확정적 펙트에서 지속적인 달러약세 국면은 엄연한 현실이며 자국통화의 절하로 누려왔던 프리미엄의 회수는

어차피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수출주도전략에 기반한 국가 산업기반을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는 없는 것.
코스피는 저 피할 수 없는 최근의 달러약세 국면에서 그간 누려왔던 프리미엄 일정부분을 반납해야 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인데.
다만 일회성의 지배적 현상을 놓고 지난 1년의 위기에서 한국기업이 절취부심 획득한 글로벌 지배력을 폄하하려 한다거나,
내집의 벽이 갈라져 바람이 샌다고 해서 이웃집의 건강한 벽을 미리 확대해석하는 오판을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사소한 변수에 시장이 출렁일뿐 현단계 글로벌 시장의 큰 줄기는 말할 나위없이 건강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반납할 프리미엄이 상당부분 바닥을 보였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절름거림은 이쯤에서 끝나야 한다. 

해당 종목들은 원화강세로 누렸던 일정부분의 윗돈을 상당부분 되돌려줬으며, 어쩌면 필요이상으로 댓가를 치뤘다.

그렇다면, 이제 현단계 코스피가 더이상 젖을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연내 금리가 동결됐고 달러약세 기조에 의한 원화절상의 충격은 상당부분 시장에 녹아들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확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환율은 소폭의 등락을 거치며 계단식의 저점을 모색하고 있는데, 

1,150 안팍의 어딘가에서 상당기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다.

 

어떻든 성공적인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지속된다는 전제하에서.

오매불망 외인의 매수 에너지에 목 맨 우리가 걱정해야할 유일한 것이 있다면, 

종종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묻어 들어오는 환헷지 악성자금에 시장이 출렁이는 것일텐데, 그 역시 다반사한 일이다.

그때마다 계좌를 운용하는 노련미는 개인적인 능력일 것이며, 시장판단의 질 또한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일 것.   

 

만기일 금속성 칼부림은 메이져의 전매특허
오늘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대학살을 자행한 메이져의 만행을 목격했을 것이다.
금통위 금리동결의 이벤트에도 아랑곳 없이 누군가의 횡경막을 갈라들어가는 메이져의 능숙한 칼부림.
만기일이면 매양 겪는 다반사한 일이었음에도 수단이 정당화 되는 돈질의 위력은 참 끔찍했는데. 
만기날은 종종 곧 세상이 끝날 것같은 주식시장의 휴거일을 예견하는듯하지만 결국은 어땟는가.
만기일은 팜므파탈이 빚는 종교적 공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날이 무뎌지는 출구전략의 칼날  
오늘이 옵션 만기일이 아니었다면 가장 큰 관심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이었을 것이며, 최소한 오늘처럼 최악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미 시장은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오늘 효성이 상한가를 넘나드는 모습에서 보았듯이 예상과 결정 난 실제는 다른 것인데.
최근 이스라엘과 노르웨이가 금리 인상에 나섰고,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호주가 두 번이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역시 부동산이

부담스러운 한국 또한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신경이 예민해 질 수밖에 없는 무드였음에도 사실상의 연내금리를 동결로 못박았다.

 

수출주도형의 한국 산업기반은 국제금융질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G20에서 출구전략에 관한 한 이미 금석맹약을 서약한 한국 정부는  글로벌 정책 동조의 적극적 의지를 확고히 할수 밖에 없는데,

최근 DTI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확실히 잠재웠던 것은 저 금석맹약의 선제적 조치에 다름아니다.

부동산 과열의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사실은 불가항력의 금리인상으로 국제금융질서의 눈 밖에 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두려웠던 것.

  

향후 상당기간 지속될 달러 약세의 국면에서 실리적인 면에서 수출 경쟁력을 까먹을지언정, 적어도 정치적인 이유로 수출경쟁력을

잃지는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는 일본, 대만 등 수출주도전략형 산업기반을 갖고 있는 나라들의 공통된 특징 일 것)      
사실상 한국은 펀더멘털과 경제회복속도 면에서 호주, 이스라엘, 노르웨이를 앞서면 앞섰지 결코 밀리지 않는다.

다만 그들과 정치 경제적 입지가 다른 것에서 오는 치뤄야할 시련인 것.

때문에 한국에서 출구전략은 이미 무뎌진 칼날과 같다. 

 

그러므로 대체 못갈 이유가 없는 코스피는 이쯤에서 다시 가야한다.

핫머니의 변수를 제외하면 연말까지 코스피가 젖은 치마를 비틀어 짜는 일은 좀처럼 보기 어려울 것.

그사이 새로운 변수가 생긴다면 그때가서 고민하면 될 일 아닌가.

 

 


팍스넷 쟈끄리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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