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외상증후군을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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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 14거래일이 지난 지금 시장의 분위기는 작년과는 매우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하루이틀 등락을 거듭하는 지수와는 상관없이 펀더멘털과 실적으로 시세를 분출하는 간 큰 종목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지난 1년동안 많은 기업들이 금융위기와는 상관없이 서슬퍼런 집단최면의 취조실에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었는데.

금융위기의 전매특허였던 '책상을 탁하고 쳤더니, 억하고 쓰러지더라'의 무소불휘 횡포에서 복지부동 설설기던 때가 있기는 있었던가?

금융위기의 '금'자만 들어도 나 죽었소 헐리웃 액션으로 발랑 드러누워 죽는 시늉을 하던 저 비열한 복지부동은 새해들어 간데가 없다.

이건 머.. 달러환율인덱스, 상업부동산부실, 유럽발 모라토리움 등 몇가지 눈에 익은 고문도구를 눈앞에 들이대도 기세가 등등하다.

오히려 '머냐 이건.. 지금이 5공이냐?' 식인데.

 

그렇다.  

그토록 치를 떨게했던 집단최면의 자학은 작년 한해로 충분했다.

작년 8월 무렵부터 약발이 희석된 조짐을 보인 금융위기의 상투적 협박을 이제 아무도 무서워 하지 않는다.

권불일년 금융위기는 그렇게 코웃음을 칠 정도로 완전히 영향력을 상실한 것이다.  

펀더멘털과 실적을 배경에 둔 종목들의 간이 한층 커진 것은 이유가 있다. 

 

그러나, 명백히 시장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곳 시황란에서 시대착오적 시장 진단은 여전한데.

이 곳에서 벌써 이력이 난 '잊지말자 6.25'의 판에 박힌 극우적 시국관을 대하는 것은 정말이지 인내가 필요할 지경이다.

대체 그들은 지난 1년 간 시장의 궤적에서 무엇을 보았단 말인가.. 그동안 달나라에도 갔다왔단 말인가?

어딜갔다 왔든, 미국발 금융위기의 세계대전은 이미 종전이 선언되었다.

지구촌을 뒤흔들던 전격전의 포성과 화염이 완전히 멎은 가운데 간간히 들리는 총성만이 전장의 흔적을 일깨우고 있다.

잊을만하면 들리는 하루이틀짜리 해프닝이 장전된 희미한 총성.

 

우리가 누군인가?

지난 1년 간 금세기 역사에 기록될 전대미문의 큰 전장을 몸소 누빈 베테랑들이다.

전쟁을 치르면서 걸핏하면 엎어져 바닥을 기는 한물 간 할리우드 액션에 얼마나 많은 기회비용을 날렸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또 저 웃기는 시츄에이션을 한술 더 떠 중계하는 시황이 얼마나 습관적이고도 위험한 것이었는가를 능히 꿰고 있어야 하는 것인데.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전장의 후유증으로 '스트레스외상증후군'을 앓고 있는 시황쯤은 능히 가려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1년을 가야한다.

현단계 글로벌 궤적은 각자 능력의 크기만큼 완만한 우상향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

볼 것 못볼 것 다 본 상황에서, 올 한해의 시장은 작년처럼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자욱한 포연으로 한치앞도 가늠하기 어려웠던 지난 1년에서 농사를 어떻게 지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제 한결 비옥해진 평화의 토양에서 농사를 어떻게 지을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지난 1년이 역전용사의 전장이었다면, 올해 1년은 너무나 평화롭고 한층 쉬운 대중의 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1년이 증거하듯 시장은 절대로 기다려 주지 않음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새겨야 한다.

 

 

 

 


팍스넷 쟈끄리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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