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로마나 팍스 아메리카나

아고라 경제방 세일러님의 글입니다.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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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팍스 로마나, 팍스 아메리카나

2. 러시아, 패권 몰락의 비극

3. 미국 패권의 선택

 

 

서양인들은 고대의 로마 제국에 대해 대단한 동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세 때도 신성로마제국을 탄생시킴으로써 로마 제국을 되살리고자 하는 염원을 보여줍니다. 또 중세 프랑스 왕의 행적을 보면, 프랑스 땅의 통치보다도 이태리 반도에 더 관심을 쏟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로마 제국에 대한 동경은 서양 각국의 국가 문장에서도 나타납니다. 서양사에서 가장 강대국은 항상 로마의 독수리 문장을 쓰고자 했습니다. 나폴레옹이나 히틀러도 독수리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이 독수리를 국가의 문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서양을 건너간 미국의 국가 문장도 독수리 문장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독수리 문장은 1달러 지폐의 뒷면에 보면 나와 있습니다. 독수리가 오른발에 들고 있는 올리브 가지는 평화 추구를, 왼발에 들고 있는 화살은, 평화가 위협받을 때는 전쟁도 불사함을 나타냅니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 라틴어로 로마의 평화라는 뜻), 로마 제국의 전성기 즉,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BC 27~AD 14)부터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때(161~180)까지 대략 200년간 로마 제국의 지배를 통해 지중해 세계가 평화를 누렸던 시기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 용어의 영향으로 그 뒤 서양에서는 제국의 지배체제가 완성된 상태를 일러 Pax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19세기 영국의 식민지 통치를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ica)라고 부르고, 오늘날 미국의 지배에 의해 세계의 질서가 유지되는 상황을 일러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고 부릅니다.

 

재미있는 것은 팍스 로마나와 팍스 아메리카나를 비교해보면 기막히게 닮은 구석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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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2002-09-25, 영국 언론, 로마제국을 닮은 미국을 이야기 하다 , 중에서

 

압도적인 군사력

로마는 당시의 초강대국으로 최고의 훈련과 엄청난 예산, 최상의 장비 등으로 무장한 군대를 자랑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국방예산이 뒤를 잇는 9개국의 국방예산 합계보다 더 큰 것은 물론 지구상 어느 곳에든 전광석화처럼 빠른 속도로 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 게다가 세계적, 기술적 우위로 미국은 이제 군사력에 있어서는 경쟁상대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식민지

미국은 과거 로마나 영국이 했던 것과 달리 공식적인 식민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 40여 개 국에 군사기지를 갖고 있거나 군사기지 사용권을 갖고 있어 이들 국가가 식민지인 것과 같은 힘을 갖고 있다.

역사학자 챌머스 존슨은 전 세계에 걸쳐 수백 개에 달하는 미국의 군사기지들이 과거 로마제국 식민지의 현대판이라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의 190개 회원국 가운데 132개국에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구석구석에 군부대를 두고 있는 미국은 생각보다 훨씬 더 로마적이며, 제국주의의 극치이다.

 

제국건설의 시작

로마제국의 경우 줄리어스 시저가 100만 명을 학살하면서 골족을 정복하고 거대 제국을 건설해 나갔다. 미국도 19세기 체로키족, 이러쿼이족, 수족 등 인디언들을 전멸시키면서 서부개척을 하고, 로마가 지중해 정복에 나섰던 것처럼 제국건설을 연습했다.

 

검투사 경기와 군사작전 중계방송

로마의 제국교과서 제1과는 거대한 군사력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전 세계가 그 힘을 알고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로마는 당시의 선전기술로 콜로세움에서의 검투사경기를 통해 세계에 자신들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미국이 군사작전을 CNN 등을 통해 24시간 중계방송함으로서 이와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도로와 라틴어, 인터넷과 영어

제국교과서 제2과는 기술의 중앙집중이다. 로마는 병력과 보급물자를 이후 1천년이나 따를 나라가 없을 정도의 놀라운 속도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곧은 도로를 건설했다. 게다가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이 엔지니어링의 혁신이 로마를 상업적으로도 부흥시켰다.

로마의 이 곧은 도로들은 오늘날 미국에서 정보고속도로의 모습으로 나타났고, 인터넷도 군사적인 도구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미국 상업의 중심이 됐다. 또 그 과정에서 영어는 로마시대의 라틴어처럼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꼭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인터넷을 통해서, 영어를 통해서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목욕, 중앙난방과 코카콜라, 디즈니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정복은 창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피정복자들을 유혹하는 힘에서 나왔다고 본다. 영국 원주민들은 로마식 겉옷과 목욕, 중앙난방 등을 '노예화'의 상징인지도 모른 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도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미국의 스타벅스, 코카콜라, 맥도널드, 디즈니 등이 점령해 나가고 있다. 피정복자들은 로마제국 때나 21세기나 유혹의 함정을 모르고 있다.

 

식민지 원격조정

로마시대 영국의 서식스의 토지두브누스라는 사람이 로마에서 교육을 받은 뒤 고향에 돌아와 친로마 괴뢰정권의 우두머리가 됐으며, 기원후 60년 영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로마에 항거하는 봉기가 크게 일어났으나 그가 다스리던 서식스만은 예외였다.

오늘날에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미국의 꼭두각시가 되어 국내의 반미정서를 억누르고 있다. 마치 영국 서식스의 토지두브누스가 2천 년 전에 로마를 위해 한 것과 똑 같은 상황인 것이다. 워싱턴의 일류 사립학교는 '친서방' 아랍 왕족과 남미의 대통령들, 미래의 아프리카 지도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변방의 반란과 후세인, 빈 라덴

로마제국의 변방에는 로마인들의 특권과 풍요를 나눠 갖기를 원하는 변방족들의 반란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이 한때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총애했던 사담 후세인과 미 중앙정보국(CIA)이 한때 훈련시켰던 오사마 빈 라덴도 마찬가지로 미국에 반기를 든다.

 

로마에도 9.11이 있었다

기원전 80년 그리스 왕 미스리다테스는 추종자들에게 특별한 날을 정해 그리스 안에 있는 모든 로마시민들을 살해하도록 지시했고, 이에 따라 그리스 전역에서 8만 명의 로마인들이 몰살당했다. 당시 로마인들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으며, 9.11테러 이후 미국신문에 자주 나온 말인 "왜 우리가 그렇게 미움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똑같이 했다고 한 고대사학자는 말했다.

 

인종적 다양성

로마와 미국 모두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여 다양한 사회를 형성했다. 로마는 심지어 북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셉티미우스 세베루스가 황제가 되기도 했다. 똑 같이 미국도 전 세계 인종의 전시장처럼 되어 버렸다.

 

마지막 공통점

미국인들이 로마와 자신들을 닮아있다고 생각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제국은 깨뜨려지거나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로마를 멸망으로 이르게 한 '과잉확산'의 유혹에 굴복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는 게 반미주의자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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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씌어진 위 기사 내용을 보충하자면, 로마의 흑인 황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는 곧바로 미국 대통령 오바마를 생각나게 합니다.

 

위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지 않은 공통점을 더 생각해보자면,

 

고대 로마제국에도 오늘날 미국이 외국의 엘리트 젊은이들에게 제공하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이 있었습니다. 로마는 식민지의 귀족자제들이 로마로 유학을 오도록 적극적으로 장학금을 제공하고 유치하여 親로마化 합니다. 이들이 식민지 본국으로 돌아가 나중에 親로마 성향의 지도자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로마 제국의 쇠퇴기로 접어들면 과거에는 용맹했던 로마시민들이 군대를 기피하게 됩니다. 그 결과 로마군단은 점점 이민족 용병들로 채워지고 결국 나중에 서로마제국은 게르만 용병대장 오도아케르에 의해 멸망당하고 마는 결과가 됩니다.

오늘날 미국의 주류인 백인사회는 미국 군대가 백인들의 입영 기피로 점점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로 채워지고 있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뜻밖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매우 흥미있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수출산업이 빈약했던 로마 본국을 상대로 소아시아 식민지들이 상품을 수출함으로써 막대한 흑자를 내지만, 제국 로마는 이들 식민지를 상대로 세금을 거둬감으로써 균형을 유지하는 관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 글에서,

미국과의 무역으로 막대한 흑자를 내는 2개 그룹인 동아시아 3국과 중동 중심의 천연자원 수출국들이 흑자를 낸 만큼 미국에게 돈을 빌려주고(미국 국채 매입),

미국은 이 돈()으로 happy하게 과소비를 계속(2개 그룹으로부터 수입)해온 구조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관련글: 패권 국가 미국의 고민

 

미국이 제국 로마로부터 이 시스템을 배워오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습니다.

 

제국이 쇠퇴기에 접어들게 되면서 국고가 고갈되고 그로 인해 기축통화의 위기, 화폐의 위기가 나타나게 된다는 점도 똑같습니다.

 

로마제국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제국의 국고는 비어가는데, 이민족과의 전쟁으로 인한 군비 등 지출은 오히려 늘어만 갑니다.

 

이 상황에서 로마의 황제들은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맙니다. 그것은 당대 로마의 화폐인 금화와 은화의 금, 은 함량을 줄이고 다른 금속으로 채워넣는 변조를 저지른 것입니다.

당시까지 로마의 금화와 은화는 모두 순도 100%의 금과 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로마에서 화폐의 순도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순도 100%의 화폐에 변조가 가해졌다는 것은 당대의 로마인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화폐의 변조가 시작된 것은 네로 황제때 부터였습니다. 그 뒤로 로마 제국 쇠퇴기의 황제들은 국고가 부족할 때마다 금화와 은화의 금, 은 함량을 계속해서 떨어뜨렸습니다. 마지막에는 은화의 은 함량이 0.02%에 불과한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로마 제국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적절하게 수습되지 못하고 장기간 지속됩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되면 모두가 화폐로 지불받기를 거부하게 되고 결국 물물교환 시대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교역은 쇠퇴하고 지역적으로 고립된 경제단위가 만들어집니다.

바로 유럽에 중세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오늘날 미국의 상황도 유사합니다.

 

군사비를 비롯한 미국의 각종 지출은 현 미국의 경제력으로는 지탱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그 결과 미국도 국고가 고갈되고 있습니다(쌍둥이 적자). 미국이 매년 쌍둥이 적자를 내는 금액 만큼이 바로 경제력이 부족한 부분입니다.

 

만약 쌍둥이 적자를 견디다 못한 미국이 윤전기를 돌려 달러를 추가로 찍어내서 공급하게 되면, 로마의 황제들이 금화와 은화의 금, 은 함량을 줄인 것과 같은 결과가 됩니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일이 이렇게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고, 그로 인해 미국 화폐인 달러의 가치가 의심받고 있습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빚어질 지 모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앞 글 패권 국가 미국의 고민에서,

약해져버린 경제력 대신 미국의 패권을 유지해주는 원동력이 바로 달러 기축통화 체제임을 설명드렸습니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가 무너지면 미국 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요소들이 모두 다 무너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기축통화 체제의 붕괴가 곧 미국 패권의 붕괴로 이어지고, 미국 자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해서, 수년 전부터 경제학자, 사회학자, 미래학자들이 이런 위험을 지적한 책들을 ‘달러의 위기’ ‘제국의 몰락’ 등등의 제목으로 쏟아내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상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로마 제국과 오늘날의 미국을 비교해보면, 그 양상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로마제국의 몰락을 바탕으로 미국 패권의 몰락을 얘기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학자들의 주장은 한 가지 사항만 빼놓고 보면 매우 논리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한 가지 사항은,

학자 한 사람이 아는 걸 미국 패권을 주도하는 세력들이 모르고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미국 패권을 주도하는 세력,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라고 보면 벌써 80년 이상 전세계를 자신들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마음대로 요리하고 있는 세력들이,

일개 학자가 아는 사실, 로마제국의 몰락에 얽힌 사정을 모르고 있을까요?


대비책을 연구해놓지 않았을까요?


[PX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