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시선집중- 시골의사와 대화 내용

☎ 손석희 / 진행  :

어제 증시가 지난주에 비해서 좀 떨어졌고요. 원인으로는 환율상승, 또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파산 가능성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는데 어떻게 분석을 하고 계신지요? 


☎ 박경철 / 경제평론가  :

그런 이유들은 가격 하락에 대한 이유가 될 것이고요. 기본적으로 주가가 아마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떨어져야 할 자리에서 떨어졌다 내지는 조정 받아야 할 자리에서 조정 받았다 이렇게 생각을 할 겁니다. 기본적으로 주가가 현재 경기나 혹은 기업의 가치, 혹은 실적보다 조금 더 앞서서 상승한 측면이 있고 또 연속적으로 상승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일단은 가치가 위쪽으로 올라오든 아니면 가격이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가든 두 가지 기준 사이에서 수렴이 조금 필요했던 국면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갑자기 이렇게 오른 것이 과연 맞느냐 하는 고민 같은 것들이 시장에 있었다, 이렇게 봐도 되겠죠? 


☎ 박경철 / 경제평론가  :

예, 그렇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일각에서는 역시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런 추측이 있습니다. 물론 신중하게 봐야 되겠지만 대세상승기 아니냐 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거기엔 동의하시는지요? 


☎ 박경철 / 경제평론가  :

좀 가벼운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을 하고요. 대세상승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격이 앞으로 장기간 추세가 우측 상향을 할 것이다, 이런 얘긴데 원래 기본적으로 주식이라는 것은 두 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앞서 제가 말씀드린 대로 이 가격논리와 가치논리 두 가지가 있지 않겠습니까? 가격논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 오르는 힘 때문에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대개 이럴 때는 유동성 논리, 이렇게 표현을 할 것이고요. 또 가치논리라는 것은 기업의 기본적인 자산가치나 실적가치, 아마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가치논리, 이렇게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대개 가격논리가 이 가치보다 가격이 지나치게 먼저 앞서가고 가격이 따라갈 수도 있고요. 가치가. 혹은 가격이 가치를 하회하는 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일단 기본적으로 가치보다는 가격이 많이 앞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대세상승이다, 이 부분이 정당화 되고 실제적으로 상승추세에 진입했다, 이렇게 말하려면 앞서가고 있는 가격을 가치가 따라잡는 형태로 진행이 돼야 될 텐데요. 지금 아시다시피 전반적으로 전 세계 경기가 현재 기업가치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움직이고 있는가, 기업가치가 증가할 방향으로 움직여 줄 것이다 라는 기대는 일부 품고 있지만 실제로 기업가치가 혹은 기업의 실적가치가 당장 좋아질 수 있겠느냐 라고 질문을 던져 보면 그 부분은 좀 어렵다, 그렇다면 가격논리가 앞서가고 있지만 가치논리가 바로 따라잡을 수 있는 국면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대세상승을 논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시장의 흥분 정도로 보는 것이, 기대감이 좀 넘치고 있다, 이렇게 표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기업가치, 그건 보다 좀 냉정하게 보자면 어떻습니까? 긍정적으로 보자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좋다 라는 평가도 있고 또 예를 들면 수출주력 업체들이 물론 환율 탓이 있겠지만 당초 시장의 예상을 웃돌아서 이익을 남겼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호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기업가치가 지금 금방 우려하고 계신 것만큼은 보다 좀 더 빨리 가치 회복을 하지 않겠느냐 라는 평가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 박경철 / 경제평론가  :

말씀하신 대로 기업 실적이라는 것이 처음에 우려했던 것보다 많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고요. 특히 일부 수출기업들, 특히 우리 글로벌 기업의 경우에는 예상보다 실적이 좋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역시 이제 말씀하신 대로 이 환율효과가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역으로 환율이 하락했을 경우에 앞으로 이러한 수출기업의 가치에 대해서 오히려 실적에 위협을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환율이라는 것이 양날의 검이죠.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이 아마 리스크가 될 수 있고 두 번째 또 하나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지금 현재 30대 기업들의 경우에 얼마 전에 뉴스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작년 1년 사이에 무려 부채비율이 약 40% 이상 증가가 된 상태이고 특히 내부에 현금흐름이 급속히 고갈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재고자산이 상당히 늘어났죠. 이러한 부분들은 실제로 기업가치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맞물려서 상당히 나빠지고 있는 것은 증명이 되었다, 다만 이 환율효과로 인해서 이 부분이 상당히 나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이렇게 지금 정리할 수가 있죠. 그렇다면 가격의 상승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나쁠 줄 알고 가격이 앞서서 조금 빠르게 떨어졌던 부분들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라는 결론을 두고 일단은 다시 방향을 틀었다, 이렇게 해석하면 될 것 같고요. 다만 그것이 바꾼 방향으로 계속 달릴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것은 결국 그 다음에 실적전망인데 현재 지금 이제 1사분기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과  2, 3, 4분기 실적전망이 좋아질 것으로, 급속히 좋아질 것이라고 보인다 는 틀린 것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현재로서는 꼭 시장이 현재 보여주는 모습을 극히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렇다면 뭐 당연히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의 아시는 것처럼 최근 들어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기대감이 좀 있어서 그런지 빚내서 다시 투자하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그래가지고요. 통계상으로 보면.


☎ 박경철 / 경제평론가  :

과거의 경험치 때문인데요. 우리가 IMF에 대한 추억, 지난번에 제가 한번 손 교수님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우리가 IMF에 대한 두 가지 추억 중에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있죠. 이 긍정적인 추억은 IMF와 같은 위기도 우리는 쉽게 극복했다 라는 희망, 또 그렇게 할 수 있다 라는 의지 이런 것은 긍정적 기억일 것이고요. 부정적 기억은 경기침체는 반드시 V자로 회복된다 라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그럴 때 V자 회복일 경우에 오히려 나빠졌을 때 자산을 사두면 그것이 큰 기회가 되었다 라는 그때 경험치인데 항상 경기가 그런 식으로 회복된다 라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까? 특히 미국을 주시해야 되는데 지금 우리 국내 주식의 상당부분이 미국 주식 상승에 기댄 바가 있고요. 미국 주식 상승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미국에서 사실 하락을 주도했던 금융주들이... 1달러 아래쪽으로 내려갔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웠다는 점, 그래서 이 금융주들이 저점대비 2배 이상 상승을 했지만 사실 고점인 50달러 대비로 생각해보면 1달러에서 2달러 된 것은 50달러에서 58달러가 하락한 것이나 59달러가 하락한 것이나 엄청난 하락상태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 아닙니까? 1달러 기준으로 보면 2달러가 됐으니까 2배가 되었다 할 수 있지만 고점대비로 보면 형편없는 수준이고요. 다만 이렇게 반등한 미국의 금융주를 보고 미국 전반적으로 다른 종목들도 같이 혹시나 바닥이라면 하는 기대로 움직였던 측면이 없지 않아 있죠.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을 또 미국 경기회복이라든지 미국의 금융리스크가 사라졌다 라는 식으로 확대해석 할 수도 있고요. 지금 전반적인 맥락은 우리 개인투자자들이 세계 경기회복, 내지는 우리나라 경제의 회복,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너무 동일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즉 우리나라 기업 실적들이 비교적 작년까지 덜 나빴다 하더라도 우리 기업들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기타 우리가 주수출대상국들이 회복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점을 잠시 간과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야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소신과 확신에 의해서 만약에 여유자금을 길게 장기투자 하겠다는 관점에서 일부 투자를 해 나가는 것을 두고 옳다 그르다 라고 판단할 순 없으나 현재 상황에서 자산을 만약에 빌려서 투자를 한다라든지 자신의 어떤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부분들은 아마 주식시장이 좋을 때라도 그런 일을 해선 안 되는 것이겠죠.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무튼 국내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자금이 결국은 시장에 있는 돈이 갈 데가 없어서 지금 묶여 있는 상황인데 넘치긴 넘치고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빌미를 보여주면, 틈을 보여주면 바로 그리로 쏠리지 않겠느냐, 그렇게 해서 그것이 적어도 단중기적으로 대세가 된다면 증시가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희망은 가져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박경철 / 경제평론가  :

우리가 유동성에 대한 부분을 두 가지 혼동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냥 이유 없이 주머니에 돈이 많이 들어왔다고 해서 자산 가격이 무조건 올라갈 것이다 라는 부분은요.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예를 들어서 돈이 많이 풀려나와서 유동성이 증가했다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구매력이 감소하는 인플레이션을 생각할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저축자들의 자산을 갉아먹는 좀벌레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이 즉 유동성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유동성이 늘어났다, 이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저축자들의 자산가치를 갉아먹는 현상이 올 수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실물자산 투자로 돌아설 것이고 그에 따라서 일부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도 가능할 것이다, 또 인플레이션으로 고민하기 직전에 우선 돈이 늘어난 상황은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이렇게도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단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이러한 부분들이 기본적으로 가격 질서를 흔들고 기업의 실적이라든지 혹은 경제시스템을 흔들어서 생길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문제점들을 자각하게 될 것이고요. 또 조금 더 현명한 사람들은 단기적인 유동성에 대한 효과로 시장이 기대감을 가질 때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이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반대되는 행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유동성 기대에 대한 지나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요. 지금은 우리가 유동성에 대한 기대로 무조건 주식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유동성 효과가 실제 경제를 호전시키고 혹은 기업의 실적 즉 가치부분을 훨씬 더 개선시킬 수 있는가 라는데 문제의 초점을 좁혀야겠죠. 만약에 유동성 자체만이 만약 그렇게 미덕이라면 각국 정부가 국채를 대량 발행해서 지금보다 한 100배 정도 재정투입을 해버리면 뭐 전 세계 글로벌 소위 지구촌 주민들이 1인당 주머니에 한 1억씩 넣어 다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주가가 한 10배 정도 오를 것이고요. 그러면 그때 부자가 될 수 있느냐, 아니겠죠. 오히려 아마 망해서 사라지는 주식이 훨씬 많을 겁니다. 그래서 단기유동성보다는 가치의 증가 가능성, 이 부분에 대해서 신중히 주목해야겠죠.


☎ 손석희 / 진행  :

예,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박경철 / 경제평론가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