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남편 몰래 하는 주식투자 정말 피곤하다



도저히 안되겠다...

 

남편 몰래 하는 주식투자 정말 피곤하다...

 

시댁 집안행사나 시부모님 병원 모시고 가는일 등등...

 

남편몰래 주식을 하다보니 마땅한 핑계거리가 없다

 

오늘은 남편이 쉬는 날...

 

 기회를 봐서 남편에게 털어놓으리라 다짐하고 남편의 기분을 살핀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것이 그런대로 기분은 개안아 보이는게 이때다 싶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탐시려운 매론을 한가득 접시에 내밀며

 

한마디 슬쩍 건넨다...

 

 

나: "저기 있짜나?" (메론을 포크에 집어서 입에 넣어주며)

 

남푠: "머가 있는뎃?" 야가 와 안하던 짓을 다하노?

 

나: "자기 친구 양 XX 씨~ 지금도 주식해?"

 

남푠: "아~그노마~ 지금 주식하다 쫄딱 망해서 빌라 반지하로 옮기고 치킨 배달한다카더라~ㅋㅋ

 

아는 친정에 맡기구 마누라는 김밥집에 김밥 말러 다닌다 안카나? ~ㅋㅋ"

 

"가시나야! 니두 또 한번 주식하다가 쌩돈 날리면

 

그땐 내랑 끝인줄 알앗!!! 콱!!!

 

나: ......................(고개를 떨구며)

 

 

결국엔 오늘도 말한마디 꺼내지 못했다

 

참고로 난 2년전쯤 상따하다가  공무원인 남편의 1년 연봉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린적이 있다

 

오전일찍 상한가에 강하게 들어가서 장마감할때까지 꿈쩍도 안하고

 

강하게 마감하길래 쾌재를 불르며 다음날을 기약했다

 

 

다음날...8시 9분...

 

"~어제 강한 상이었으니 오늘은 아마 점상일거야..흐흐."

 

"점상이면 팔아?말아?호호~"

 

"3000만원어치 샀으니 이돈을 다 어쩐다지"..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HTS를 열었다...

 

그러나 HTS를 여는순간 나의 얼굴근육은 급격히 굳어져 갔다...-_-

 

앞이 노랗고 머릿속이 새하얗다...

 

머리가 쭈빗서고 심장이 세모로 변하면서 밖으로 튀어나올려고 한다

 

없다.......................

 

아무것도 없다..................

 

점상한가에 쌓여있어야할 상잔량은커녕

 

하한가에 내놓은 매도잔량도 없다...

 

터질듯한 심장박동을 진정시키며 공시를 살핀다

 

공시를 보는 순간 "악"소리 조차 나오지 않는다

.

.

.

.

.

.

 

"시가총액 30억 미만 연속 20일 이상사유로 인해 상장폐지"로 인한 거래정지.......

.

.

.

 

그뒤로  한달은 ...식음을 전폐하고 반송장으로 드러누워 있었고

 

애기는 반고아나 다름없이 때꾹물이 줄줄 흘러서 내팽겨쳐졌고

 

 집안 살림은 모두 친정어머니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때즘 ...그 종목이 뭔지 무지 궁금해할분들이 많을거다...

 

그 이름도 유명한 "남양"

 

남양유업계열의 우량주인줄 알고 안심하고 샀는데

 

알고보니 부산에서 그물만드는 조그만 회사래나~쩝 -_-

 

그일이 있은뒤로 난 한종목당 원금의 20%이하로

 

상폐당해도 감당할 수 있는 금액만 투입하는 습관이 몸에 베었고

 

지금도 그 원칙은 칼같이 고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2년여가 지난 지금...

 

난 지금도 주식을 하고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이 큰 자본없이 복리의 힘으로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길은

 

주식시장밖에 없으니까...

 

 

깡통되는 고통보다 아무꿈도 없이 사는 고통이 더 크니까...

 

난  관속에 들어갈 그날까지 이렇게 HTS앞에서 배회하고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