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돈번다.




지리적, 과학적 지식이 모자랐던 중세 유럽 사람들은 지구에 중심, 즉 ‘옴파로스(omphalos)’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오래된 지도에는 가운데에 중심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면 중세 사람들은 어디를 지구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였을까? 
두말할 것도 없이 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지구의 중심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지구 중심에 있는 바다"라는 뜻을 가진 지중해라는 이름이 대표적인 예다. 

비단 유럽 사람들뿐 아니다. 
자기네가 지구의 중심이라는 의미의 "중국" 사람들도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더구나 과거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도 똑같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도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시카고대학의 탈러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 절반에게 머그잔을 공짜로 나누어주고는 그 잔을 만약 다른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판다면 얼마를 받고 싶은지 써내라고 하였다. 
그는 머그잔을 받지 못한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머그잔을 돈을 내고 산다면 얼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적어내라고 하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머그잔을 가진 학생은 최소한 23달러는 받아야 되겠다고 생각한 반면에 머그잔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그것을 사는데 8달러 이상은 지불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였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머그잔이므로 다른 평범한 머그잔에 비하여 비싸게 받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농담 삼아 ‘자기가 하면 로맨스이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자기중심적 세계관이 발동한 결과다. 

주식시장에는 수없이 많은 종목들이 상장되어 있다. 
어떤 종목을 골라서 투자할까? 
투자하기 전만 하더라도 그 종목이 그 종목 같아서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리저리 생각하여 한 종목을 골라서 일단 매수하면 그때부터는 그것이 세상에서 둘도 없이 좋은 종목이라고 생각된다. 
기업의 내용도 우수하고 전망도 양호하고 주가 수준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고 등등. 
그 종목의 주가는 무조건 올라야 될 것 같다. 

그런데 주가는 기대와 달리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되레 큰 폭으로 내리기까지 한다. 
왜 그럴까?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건 종목을 고를 때 "시장의 눈"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주가는 그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의 다른 사람들이 정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보유한 종목이 좋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비싸게 사들일 것이고 그 결과 주가는 오르는 것이다. 
지극히 간단한 진리지만 사람들은 종종 이를 망각한다. 

주가는 시장이 정하는 것이지 투자자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종목을 고를 때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판단해야 한다. 
당연하다. 
주가수익비율이나 주가자산비율 등과 같은 객관적인 비율을 중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 보아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설령 자신이 세상의 중심일지라도 "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여야 성공한다. 그게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