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할머니

참고 : http://cnews.mt.co.kr/mtview.php?no=2012121715582332160&type=1

 

어떤이들은 된장녀 최후판이라고 비꼬는 이들도 있지만 오랜세월을 경험을 통한 깨달음으로 세상보는 시야가 넓어지신 것 같다.

바보에게도 배울점이 있다고 하는데 할머니의 경험과 견식을 직접  듣고 배우고 싶다.

 

 

신문더미가 든 종이가방 하나와 소지품이 든 가방 하나를 곁에 두고 영어 성경책을 조용히 읊조렸다.

꾸벅꾸벅 조는가 싶더니 커피와 치즈케이크 하나를 주문해 와 먹었다.

할머니는 이제 '맥할머니'라는 별칭은 더 이상 걸맞지 않는다고 했다.

권씨는 "1년 전쯤 부터는 스타벅스에 주로 있었는데 24시간 하는 여기(카페)를 발견해서 '럭키'"라며 "신세를 좀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 이웃들이 조금씩 도와주는 돈으로 산다"며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 예배 드리고 교회에서 나오는 아침 밥 먹고 다시 카페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요즘 대선 불만많다"

할머니는 요즘 대통령선거에 불만이 많았다.

열변을 토했다.

"박근혜도 문재인도 둘다 경험이 너무 부족해.

사람들이 너무 젊고.

사람은 결국 '경험'이야.

미국 레이건 대통령도 그 사람이 거의 70세 이럴때 대통령이 됐거든.

그런데 누구보다 잘 했단 말이지.

우리나라는 경륜있는 사람들이 너무 입을 벙어리처럼 닫고 있어.

물론 이 사람들은 젊어서 열정이 있지.

열망같은 게 있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지.

그건 좋지만 경험해보지 못하면 절대 알 수 없는 게 있어.

나도 나이 들어서 알았어"

할머니는 "양당 대선후보는 모두 '자격미달'이다"고 못 박았다.

"(박 후보는)아버님이 잘 하셨지.

잘 하셨는데 그게 또 시간 지나보니 민주주의에 반하는 그런거더라고.

그렇게 슬프게 갔으면 (박 후보) 본인은 좀 안나오는게 더 멋진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지.

명예나 그런 걸 떠나서 그게 더 하나님 뜻에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지.

문재인 그 사람은 너무 어려.

혹시나 '여자는 안된다' 이런 생각에 문재인 찍으려 한다 그러면 그건 멍청한거야"

대선 이야기에 열변을 쏟던 할머니는 다시 일상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를 겪었고, 그 때 절망에서 자신을 구해준 것이 '바이블(성경)'이라고 했다.

"어렸을 때 너무 곱게 자랐어.

아버지가 성공한 목재 사업가라 부모님 품에서 어려움 없이 산거야.

시집도 안가고. 그런데 덜컥 부모님이 돌아가셨어.

나는 성격도 조용해서 항상 어떤 테두리안에 나를 가둬두고 살았어.

부모님이 돌아가시니 나는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인거야.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대사처럼 'To-be or Not- to-be'. 말그대로 죽느냐 사느냐 그걸 고민했지.

그런데 Not-to-be(죽는 것) 할 순 없잖아? 그래서 필사적으로 기도하기 시작했지"

젊었을 때는 60대 노인이 되면 쭈글쭈글해 못생겨지면 어쩌나 고민이었는데, 그런 것이 중요한 점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됐다.

자신이 틀에 갇혀 살아왔다는 것도 깨달았다.

하느님이 내려준 '반쪽'이 나타나 나를 '낚아채기'를 책만 읽으며 기다릴 게 아니라 '헌팅'도 좀 하고 그래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반쪽을 아직 못 만났으니 그 사람을 만났으면 하고 기대하는 것이 자신에게는 가장 큰 희망이라고 했다.

'기자아가씨' 이름을 한자로 적어달라고 해 건넸더니 '눈꽃 영'자는 처음 본다며 위의 부수가 '비 우(雨)'자 보다는 '두 양(兩)'자가 더 좋지 않겠냐며 새로운 한자를 만들어 줬다.

'이름을 바꿔서 미안하지만 양쪽이 조화로운 게 좋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할머니는 '눈꽃 영'을 보니 생각이 난다며 "며칠 전 함박눈이 참 평화롭고 예뻤어요" 라며 "메리 크리스마스, 와이트(White) 크리스마스" 라고 이른 크리스마스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