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 조만간 구제자금 상당금액 상환

미국의 은행들이 상당한 규모의 구제자금을 조만간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모시가이트너 장관은 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충분한 자본금을 갖고 있고 정부 보증없이 자금조달도 가능한 은행들은 구제자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중 CNBC와 인터뷰를 가진 가이트너 장관은 특히 "일부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시기에 상당한(substantial) 금액을 상환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대규모 구제자금 상환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했다.

◇ 가이트너 "일부 금융기관 빠른 시기에 TARP 상당액 상환"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금융위기가 고조됐을 당시 재무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기금에서 구제자금을 지원받았다.

은행별 구제자금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각각 450달러로 가장 많은 가운데, 웰스파고 250억달러, JP모간체이스 250억달러, 모간스탠리 100억달러, 골드만삭스 100억달러 등이다.

이들중 JP모간체이스와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는 지원받은 모두를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의 경우엔 자본적정성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금사정이 경쟁사에 비해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 또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도 구제자금의 조기 상환을 추진하고 있다.

◇ 구제자금 상환으로 은행시스템 신뢰도↑..부실자산처리 관심 떨어뜨릴 수도

가이트너 장관은 다만, 구제자금 조기상환에 따른 은행 시스템의 신뢰도 개선이 향후 은행들의 부실자산 처리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 재부무는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정리하기 위해 `민관합동투자프로그램(PPIP)`을 오는 7월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PPIP는 정부와 민간 투자자들이 자본금을 함께 출연하는 민관투자펀드(PPIF)를 통해 미국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매입해 처리하는 금융시스템 안정 프로그램이다

가이트너는 "(은행시스템의) 신뢰도가 약간 개선되면, (부실자산을) 파는 쪽(은행)이나 사는 쪽(투자자) 모두 관심이 줄어들지 모른다"고 말했다.

가이트너는 앞서 지난달 22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선 `민관합동투자프로그램(PPIP)`에 대해선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면서도 PPIP가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란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예컨대 PPIP가 일단 시행되면 프로그램이 빠르게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초기에 참가자가 많지 않더라도 민관투자펀드들은 도움이 되고, 사태를 안정시키는데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이트너 "미국 인플레 우려 없다"

한편 가이트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시장에선 재정지출을 위한 국채발행 확대가 결국은 인플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등이 나오면서 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가이트너는 이날 "미국은 강력한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는 (돈을 찍어내는데 따른)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 연준의 의무가 최대한의 경제성장을 성취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를 낮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있다는 점을 애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