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선택의 시간

박스권 상단에서 나타나는 수급개선
골드만삭스와 인텔이라는 걸출한 기업들의 실적호전 뉴스가 박스권 하단에 위치한 미국증시를 끌어올리는 역할
을 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반등에 성공했다. 그에 따라 KOSPI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박스권 상단을 돌
파하는 흐름이 진행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급상으로도 과거의 박스권 상단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박스권 하단에서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상단부에서는 매도에 나서
거나 매수강도가 급격히 약해졌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박스권 상단에서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견고
하다.


이러한 매매패턴 변화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앞서 언급했던 골드만삭스와 인텔은 국내기업과 비교할
경우 실적개선의 정도 측면에서 생각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가 이에 대해 뜨겁게
반응하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 1/4분기 실적개선에 환호했던 것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을 중
심으로 한 이머징 국가의 경우 1/4분기에 벌써 경기회복 신호와 기업실적 개선이 진행되며 주가도 차별적인 상
승세를 나타냈지만, 선진국의 경우 2/4분기 들어서야 경기회복과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다. 물론 어닝시즌을 앞두고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컸고 현재도 크게 나아졌다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경
기나 기업실적 회복 초기국면을 지나는 과정에서의 딜레마(경기회복 강도에 대한 우려)를 일단 한단계 무사히
넘어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또 다른 심리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국내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개선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
단된다.


또한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이 금융과 IT섹터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섹터
의 실적개선은 또 다른 측면에서 실물경제의 원활한 자금흐름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금융주의 경우 이번 신용위기의 주범이었다는 점에서 선진국 경제회복의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가 될 수 있
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한편, IT섹터의 실적발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시사점은 실적개선에 있
어 이머징 마켓의 역할이 컸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이머징 국가의 빠른 경기회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국가의 실질구매력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소비수요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2/4분기 어닝시즌은 KOSPI가 박스권 흐름을 탈피해 추가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있어 Catalyst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판단이며, 이러한 실적개선에 기반한 수급개선이 지수상승에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 할 것이다.


박스권 돌파 이후의 선택은?
그렇다면 박스권 돌파 이후의 대응은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우선 고민되는 점은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IT, 자동차, 금융(은행, 증권) 업종을 추종 매수해도 될 것인가
에 대한 것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그렇다’이다. IT, 자동차 업종의 경우 그동안 당 센터에서 지속적으
로 추천한 근거는 이른바 ‘황금박스’라고 부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고
글로벌 M/S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데에 있었다(2009.7.16일자 WM Daily, Marke View 참조). 이번 실적
시즌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실제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개선을 이루고 있고 현재와 미래가 담보된 업
종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긍정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시차를 두고 이머징 국가
에 이어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전개되며 다시금 커플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
기에도 실적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다. 즉,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 신호가 뚜렷해질수록 글로벌 M/S 확대효과는 더
욱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며 경쟁력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개선폭도 확대될 수 있음은 능히 짐작할 수 있
는 일이다. 금융업종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국내 경제지표가 빠르게 돌아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
는데, 내수경기 회복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금융업종에서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 증
권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낙폭이 과도한 업종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응이 적절할까? 주도업종과 달리 이들 업종의 경우 향후 업
황이나 실적 전망이 아직 불투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주도업종과의 주가 괴리도
를 점검하면서 기술적인 매매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래에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IT 및 금융을 빨랫줄을
매는 양대 기둥이라 한다면 낙폭과대 업종은 빨랫줄이라고 할 수 있다. IT, 금융 중심의 지수상승으로 빨랫줄이
늘어지게 되면 이로 인해 기둥(IT, 금융업종)과의 괴리도는 점차 커지게 된다. 이 경우 처음에는 양 끝에서 줄을
당겨(업종별 순환매) 줄 높이를 조정하지만 양 기둥을 높이지 않고서는 줄을 팽팽하게 만들 수 없다. 또한 빨래
줄은 기둥 이상으로 올라설 수 없다는 사실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는 낙폭과대 업종에 대한 선택은 주도업종
의 상승이라는 전제가 반드시 필요하며, 주도업종과의 괴리도 점 검을 통해 순환매 차원 정도의 접근으로 한정하

는 것이 바람직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박스권 돌파 이후의 대응은 IT, 자동차, 금융 업종을 우선적으로 편입한 이후 낙폭과대 업종은 빨랫줄
효과를 감안해 괴리도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길목지키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주가차별화를 감안한 낙폭과대업종의 접근
다만 같은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로 강약조절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주지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만 하더라도
골드만삭스의 실적호전은 금융주 상승의 방아쇠를 당겼지만 이후 발표된 JP모건의 실적발표 이후 긍정적인 실적
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전반이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종목별 차별화가 주
된 이유로 판단된다. 특히 주도업종이 아닌 낙폭과대 업종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는 각각의 종목별로 실적개선이
어느 정도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주가흐름이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어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아래 그림
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2/4분기를 정점으로 실적 모멘텀이 점차 약화되는 종목보다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에도 점진적인 실적개선이 이어질 수 있는 소프트웨어(NHN, 다음)나 2/4분기를 저점으로 실적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철강(POSCO, 동국제강), 음식료(CJ제일제당, 오리온), 건설(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업종
내에서 종목을 선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감안해 이번주 Large Cap Pool에서는 코리안리와 유한양행을 제외하는 대신 LG이노텍과 현대증권을 신규
로 편입하였다. LG이노텍은 LG마이크론과의 합병으로 비용절감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며, 3/4분기부터 TV용
LED사업을 본격 가동할 예정으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현대증
권은 공격적인 브로커리지 확대전략으로 지수상승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실적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판
단된다.

-우리 투자 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