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값 급등 심상찮다

지난 주말 장을 보러 집 근처 대형마트를 찾은 맞벌이 주부 유 모씨(36ㆍ서울 중계동). 배추 대파 고등어 우유 등 먹을거리 값이 줄줄이 크게 오른 것을 보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유씨는 "얼마 전 신문에서 소비자물가가 2%대 올랐다고 하던데 생필품 가격은 그보다 훨씬 더 오른 것 같다. 특히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10만원 갖고도 살 게 별로 없다"고 푸념했다. 그는 "공공요금, 국제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다던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생필품 물가가 또 들썩이고 있다. 올해 들어 물가가 잇달아 오른 데 이어 최근 1~2개월 사이에도 각종 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물가상승 압박이 심해지고 있고, 일부 공공요금도 오를 태세여서 가계 시름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5일 매일경제가 신세계 이마트를 통해 32개 생필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이들 품목 가격은 작년 같은 시기보다 평균 7.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7%보다 2.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여타 물가에 비해 서민들 피부에 와닿는 생필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셈이다.

조사에 따르면 배추(1통) 가격은 지난해 5월 960원에서 올해 5월 2450원으로 무려 155% 폭등했다.

대파(1봉)는 900원에서 1480원으로 64%, 생고등어(450g)는 2780원에서 3480원으로 25% 상승했다. 우유와 생수, 달걀 등도 13~23% 올랐다.

특히 최근 보름 사이에도 상당수 품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파 가격은 5월 말 148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이달 15일 현재 1980원으로 다시 25% 올랐다.

깐마늘(1봉 340g)도 지난달 말 1880원에서 15일 2080원으로 10% 올랐다.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 피자값도 최근 500~1000원 올랐다. 일부 수입 화장품 값은 더하다. 디올의 캡처 토털 핸드크림(75㎖)은 지난달 25일 5만5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20%나 뛰었다.

국내 위스키시장 점유율 1위인 `윈저` 가격도 다음달부터 4~5% 오른다. 서울과 인천 지역은 이달부터 택시요금이 올랐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기름값은 물론 원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각종 제품 가격이 들썩일 전망이고 밀과 원당,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도 최근 잇달아 올라 식품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