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 역사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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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독!

일부 전사가들이 '모스크바' 공략이 아닌 '키에프' 공략을 먼저 했기 때문에 독일이 졌다고 핑계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하지 않았더냐!

저것은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것보다는,

히틀러가 '모스크바' 공략을 위해서 레닌그라드 공략까지 포기하고 북부집단군의 기갑부대까지 중부집단군으로 돌려서 나름 최정예부대로 모스크바를 공격했는데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하자꾸나!"

 

"앗!

그것은 '히틀러의 실수' 때문에 슬라브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군대로 마구 달려갔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차 대전은 항공기, 탱크 등의 기동작전이 주류를 이루었다.

단순한 보병은 시가전을 제외하면 별 의미가 없었지."

 

"앗!

그렇다면 소련의 항공기, 탱크 등의 보급이 더 중요했다는 것인가요?"

 

"그렇다.

물론,

영국, 미국 등으로부터도 제법 많은 항공기, 탱크 등의 전쟁물자를 공급받았지만,

그것보다도 소련의 전쟁물자 생산이 독일보다 많았어.

그 때문에 모스크바 공략을 위해서 독일과 소련이 둘 다 시간을 가지고 준비했지만 소련이 유리했던 것이지.

소련의 생산량이 독일보다 작았다면 시간은 독일 편이고 시간이 지날 수록 독일에게 더 유리해져야 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어째서 소련이 더 유리했나요?

원래 소련의 전신인 러시아는 농업국가 였잖습니까?"

 

"그랬었지.

스탈린이 집권할 때까지만 해도 소련 인구의 80%가 농민이었고,

공산혁명을 주도한 사람들도 대부분 다 농민들이었다.

하지만,

스탈린은 '여론정치'를 교묘하게 이용한 사람이었지.

공산주의 자체가 혁명에 적대적인 사람을 죽이는 것을 당연시 하기 때문에 스탈린은 저런 것을 엄청나게 활용한 사람이었다.

'여론정치' 에 대한 예를 잠시 들어보면,

청태조 누르하치를 죽이면서까지 목숨을 걸고 명나라를 지키려던 '원숭환' 을 보면 된다.

처음 그가 잡혀왔을 때에는 백성들이 그가 국민들을 위해서 목숨걸고 싸운 충신이라는 말을 듣고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을 올렸는데,

얼마 있다가 죽을 죄를 지었다는 죄상을 알리고 사지를 찢어죽이는 처형을 할 때에는 백성들이 앞장서서 그를 비난하면서 그의 살점과 뼈 등을 뜯어가서 비참하게 죽이는데 앞장섰었지.

저런 이유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여론이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에 휩싸여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고,

그 때문에 몇 명의 선동꾼만 있으면 순식간에 저렇듯 분위기를 바꿔버릴 수 있는 것이지.

주식시장에서도 상장폐지종목의 상폐과정을 지켜보면 저렇듯 몇 명이 전체 분위기를 묘하게 바꾸어가면서 여론을 조성해서 결국 자기네 소수들 이익을 챙기고 대부분의 주주들이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되는 것으로 몰고가지.

저렇듯,

'여론정치'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오는데 저것을 가장 교묘하게 이용한 두 사람이 바로 '스탈린' 과 '히틀러' 였다.

어쨌던,

스탈린은 저런 여론정치를 이용해서 소련에 대규모 공포정치를 시행했었는데,

위 사진에 나오는 '예조프' 시대에 가장 극성을 부렸다고 해서 '예조프시나' 라고 한다.

그 전에도 스탈린은 공업 생산을 위해서 농산물을 수출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농민들이 식량을 내놓지 않자 부자들이 자기 재산을 숨겨놓고 내놓지 않는다는 교묘한 여론을 형성하면서 농민들의 식량을 마구 강탈해 갔었다.

저 때에는 다음 해에 심어야할 씨곡물까지 강탈해갔기 때문에 농민들은 자기네들이 먹고살아야할 곡물마저 제대로 생산할 수 없어서 1000 만명 까지 굶어죽는 '우크라이나 대기근' 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상황이 벌어졌었지.

물론,

저런 것으로 불만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예조프시나' 로 유명한 NKVD를 이용한 대규모 처형으로 공포정치를 이용해서 아예 국민들이 찍소리 못하게 했었다.

그냥 하루에 1000명 정도씩 마구 잡아들여서 공산혁명에 반대하는 무리로 몰아서 처형시켜 버렸었지.

국민 20명 중에 1명 꼴로 처형당한 셈이니 국민들은 2 ~ 3명 이상이 모여서 얘기하는 자체도 불가능했었다.

그냥 있어도 잡혀가서 혁명에 반대하는 무리로 몰려서 처형당하는데,

2명 이상이 모여서 얘기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지.

물론,

위 사진에서 보면 스탈린 옆에 있던 '예조프' 가 아래사진에서는 사라진 것이 보일 것이다.

스탈린은 잔혹한 학살을 저렇게 '엔카베데' 수장에게 맡겨두고 나중에 그 수장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워서 다음 엔카베데 수장에게 그를 처형하고 대신 맡으라고 시키곤 했었지.

스탈린의 명령으로 대규모 학살을 주도했었던 '예조프' 도 저렇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후임에게 처형당하고 역사에서조차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어쨌던,

저렇게 공산혁명을 위한다는 '여론정치' 를 이용해서 가혹한 공포정치로 수 많은 소수인종을 아예 멸종시켜버리고 최대 2000 만명의 소련 사람들을 처형한 스탈린이었는데,

역사의 아이러니는 엉뚱한 것이야.

80%에 이르던 농민들 50% 이상을 공장으로 강제로 이동시키고 농산물 등을 강탈해서 돈을 벌어서 공업시설에 투자한 결과로 소련의 GDP가 독일과 엇비슷할 정도로 만들 수 있었다.

그 결과,

독일이 영국, 미국의 막대한 폭격으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고 항공기 또한 영국, 미군기와 전투하느라고 대부분의 전력을 소비하는 동안,

소련은 동부전선에서 독일을 압도하는 물량공세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이었지.

'바르바로사' 작전이 끝나고 나서는 '히틀러의 실수' 때문에 소련인들이 군대로 달려갔기 때문에 군인 숫자는 독일보다 훨씬 많았고,

저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탱크, 항공기 생산량이 독일을 압도해서 점차 전선의 소련군이 독일군을 압도하기 시작한다.

그 전환점이 '스탈린그라드' 전투였어!"

 

"뭡니까?

그럼 스탈린이 교묘한 '여론정치' 로 '예조프시나' 를 통해서 소련 사람들을 엄청나게 처형했는데,

엉뚱하게 스탈린이 저렇게 해서 공업을 일으켜세워놓았기 때문에 결국 독일에게 승리하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는 뜻이네요.

분명히 엄청나게 나쁜 놈인데,

결과적으로는 히틀러의 '슬라브인종 말살' 로부터 소련을 구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네요?"

 

"그러니 역사의 아이러니 인 것이야.

어쨌던,

바르바로사 작전이 끝날 때 쯤 부터는 소련에서 T34 탱크를 대량으로 생산해내기 시작하는데,

독일은 T34 에 대한 대응으로 '괴니히스티거' 등등 더 강한 탱크를 만들어내서 대응하지만,

문제는 소련의 T34 탱크와 항공기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데 있다.

시간이 지나면 바로 저 T34탱크와 항공기의 압도적인 물량 때문에 독일군은 궤멸적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 참,

세상사가 참으로 복잡하네요.

극단적으로 국민들을 처형한 사람인데,

오히려 그 사람이 독일군의 슬라브인종 대규모 말살로부터 소련을 구해낸 사람이 되었다니......!

그나저나 2차 세계대전의 진행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느 한 전투에서 승패의 결정적인 원인을 찾는 것보다,

항공기, 탱크 등의 물자 생산량에 중점을 둬야겠네요?"

 

"정확하게 봤다.

2차 세계대전은 크게 보면 대규모 소모전이었어.

프랑스 전역은 전격전으로 프랑스가 전시체제로 들어가서 대규모로 전쟁물자를 생산하기전에 끝나버렸지만,

'영국방공전' 부터는 대규모 소모전이 진행된다.

어느 한 전투에서는 결정적인 승패 요인이 있겠지만,

상대방 또한 순식간에 패배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서 다음에 승리한 쪽이 그 전술을 다시 사용하면 '벌지대전투' 의 예처럼 궤멸적인 패배를 당하곤 했었지.

그래서 전투에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원인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계속 말도안되는 그럴듯한 핑계로 오류를 범하는 것이야.

전쟁무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T34가 경사장갑을 채용해서 방어력을 높이자,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그런 것을 그대로 적용시켰다.

2차 대전 말기에,

독일군이 제트 비행기를 만들어내서 운용하자,

미국, 영국 또한 제트 비행기를 만드는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는데 그 전에 전쟁이 끝나버렸었지.

저렇듯,

전술이나 어떤 결정적인 병기에서 전쟁의 승패원인을 찾는 것보다,

대규모 소모전에 따른 전쟁물자 생산이 누가 많았는지에 관심을 집중시키면 전체적인 전쟁의 흐름이 쉽게 이해된다."


팍스넷 프리차트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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