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홈스테이

'

"각하!

오늘은 갑자기 인터넷이 되질 않습니다."

 

"뭣이?

그럼 오늘 매매는 어떻게 하느냐?

예약매매로 끝을 내야 하느냐?"

 

"지금으로써는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데요?"

 

"할 수 없다.

필리피노들 말처럼 여긴 필리핀이니 항의하고 어쩌고 할 곳도 없지 젠장!"

 

오후 1시 30분쯤,

 

"각하!

드디어 인터넷이 연결되는지 불이 들어오는데요?"

 

"그러냐?

지금이라도 빨리 연결해봐라!"

 

"넵,

그렇저럭 대부분 매매되었고 코덱스 레버리지만 100주 매도주문 넣었어야 하는 것 지금이라도 넣어뒀습니다."

 

"그래 잘 했다."

 

장 끝나고 나서,

 

"오늘은 그럭저럭 매매가 되었습니다."

 

"그래 알겠다.

뭐 오늘은 특별히 할 얘기도 없고 그냥 영국인 홈스테이에 대해서 얘기나 하자꾸나!"

 

"영국인 홈스테이요?
영국인 집에서 살았으니깐 일상생활에서 영어 엄청 사용했겠네요??"

 

"웃기는 소리!

실제로 생활을 해보니깐 말이다.

4주에 7만 5000페소 즉, 약 200만원 가량을 홈스테이 비용으로 지불했는데,

아침에 'Good morning!' 한 것 저게 다인 것 처럼 느껴지더구나!

아침은 딱딱한 빵 한조각, 점심은 대충, 저녁은 고기반찬 첨가해서 그럭저럭 먹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영어에 노출된 시간은 거의 없었다.

저녁시간에 대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단편적인 대화 쬐끔 있거나 다른 사람들과 알아듣기 힘들게 소곤소곤 얘기하다가 끝나곤 했었지.

그게 미안했던지 영국인이 자기가 쉬는 시간에 찾아와서 말을 걸라고 했는데,

쉬는 시간에는 바로 2층으로 올라가기 바빠!

남의 사생활 침해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 특별한 이슈도 없이 찾아가는게 멋쩍지 않겠느냐?"

 

"앗!

진짜 그렇네요.

그렇다면 홈스테이를 하는 영국인이 대화의 시간을 마련한다든지 해야 하는데 저렇게 바로 올라가버리거나 대화할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홈스테이 하는게 거의 의미가 없겠는데요?"

 

"바로 그랬어!

나 또한 그들과 한 집에서 같이 생활하니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예 없다고 할 정도로 열악하더구나!

뭐,

비싼 돈을 주고 수업료 낸 셈으로 쳐야지.

아마,

호주, 미국, 캐나다 등으로 홈스테이를 가더라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차라리 홈스테이 비용을 줄이고 그 돈으로 원어민 수업을 듣는게 훨씬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지."

 

"저 또한 인터넷에서 원어민 집에서 홈스테이 한다고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다며 자랑하는 글들을 많이 봤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 겠네요."

 

"그래!

만날 때 인사나, 돈을 지불할 때 잠깐 얘기하거나, 어디 갈 때 잠깐 묻거나 하는 정도인데,

진짜 엄청나게 실망할 정도로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거의 없더구나!

뭐라고 해야 할까?

8주 동안 거금을 지불하고 있으면서 영어에 노출된 시간이 시간당 310페소씩 하루 즉, 4시간 수업받으면서 노출된 것보다 작다는 느낌이랄까??"

 

"역시 저런 것도 남의 말만 들을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네요?"

 

"그렇지.

비싼 수업료를 치룬 셈이지만 그래도 두 달만에 그만두고 나왔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그래서 다음에 호주 쪽으로 가더라도 홈스테이는 배제하기로 했다!"


팍스넷 프리차트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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