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스토리...

'


 

오늘은 제가 예전에 주식하다가 깡통을 찼던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죠.

저는 성격상 호기심이 아주 강하고 새로운 일에 대하여는 아주 도전적입니다.

반면에 이것이 아니다라는 판단이 들때는 무서울 정도로 냉정해 집니다.

 

예를 들자면 어릴적에 잠시나마 방황했던적이 있었는데 좀 질이 좋지않은

친구들과도 많이 사귀게 되었습니다.(그 넘들은 제가 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겠죠?)

그때 대마초와 본드 등을 접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어릴때에는 부산 영도다리 근처 한약재 파는 곳에서 쉽게 대마초를

구입 할 수가 있어서 몇번 접해 보았는데 다른 넘들은 헤블레 하면서 뻗어 버렸는데도

유독 저만은 약빨이 받지 않더군요. 기분도 좋은것 같지도 않구요.

 

그리고 본드를 흡입하면 뿅~ 간다고 해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비닐봉지에다가

본드 몇개를 부어서 흡입을 해보았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좋은 기분이 아니더군요.

그때 얼마나 열심히 본드 냄새를 맡았던지 코끝에 본드가 묻어서 몇일 동안 루돌프 사슴코가

되어서 고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술도 마찬가지...

다른 넘들은 술취하면 기분이 좋다고 하는데 저는 기분이 좋기는 커녕 천정이 빙빙 돌아서

잠도 못이루겠고 좌우지간 좋은 기분은 아니더군요.

그래서 그때 이후로 술에 취해 본적이 없습니다. 요것 한잔 더 마시면

술취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대통령이 권해도 더 마시지 않습니다.

 

 

음~ 이야기가 잠시 빗나갔는데...

좌우지간 저는 긴 인생을 산 것은 아니었지만 살면서 해볼것은 다 해보고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몇년전에 제가 깔방에 처음 나타났을때도 이곳은 저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깔방이라는 곳에 들어서자 마자 평생 글이라고는 써본적도 없던 제가 눈팅 생활도

해보지도 않고 거침없이 들이대고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전업투자를 했었는데 데이트레이딩이 한참 인기가 있었던 시절이었죠.

그러나 데이에 만족할 수가 없어서 스켈퍼 생활도 병행하여 한때 해당 증권사의 경영난

회복에 아주 많은 도움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개씩 깔방에 글을 올리고 남의 글을 모두 읽고 댓글 다 달아주고

웃고 떠드는 반면에 스켈퍼로서 하루에도 수 없이 사고 팔고 반복되는 긴장 속에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죠.

제가 결국 데이트레이더, 스켈퍼로서 한계를 실감하고

그짓을 그만두었던 기막힌 사연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하루에도 낙폭이 들쑥 날쭉한 중소형주를 타켓으로 몇번을 사고 팔아서

제법 짭짤한 이득을 남겼습니다. 그때, 고마해라~ 마이무따 아이가?...라는

주식의 철칙을 무시하고 한번 더 묵을끼라고 풀배팅을 하였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유동성이 좋던 이넘의 주식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데이트레이더, 스켈퍼로서의

철칙을 져버리고 다음날까지 오버나잇해도 되겠다 싶어서 스윙의 영역까지 넘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시간적으로 쪼까 여유가 생기자 깔방에 가서 한참 노닥거리며 글을 쓰다가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이 둔하길래 마우스를 분해하여 깨끗이 청소를 하면서

내일 광마우스 하나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웬지~~ 기분이 쪼까 이상해서 HTS를 쳐다보니 갑자기 매수세력과 매도세력이

치열한 공방을 펼치더니 아군이 밀리기 시작하면서 5%이상 순식간에 빠져버리더군요...

 

니힝기리~~ 쉬뽀로~~~

당장 갑옷 챙겨입고 반월도를 들고 아니... 마우스를 대충 재빨리 조립하고

더 이상 손해보기 전에 매도를 해야겠다 싶어서 잽싸게 매도 버튼 위로 마우스를 옮기는 순간...

 

음마야~~~ 마우스를 대충 조립해서 그런지 마우스 볼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때 정말 내 눈에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책상위에서 떼구르르 구르던 마우스 볼이 방바닥에 떨어지길래 X됐다 싶어서

다이빙을 해서 마우스 볼을 잡으려고 했는데 요 넘이 방바닥에 있는 재털이에 부딪치더니

히네루 이빠이 묵고 방향을 틀어서 장롱밑으로 쏘옥~ 들어가 버리는것이 아닙니까?

 

모니터를 쳐다보니 마구 투매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증권사에 전화를 하니 통화 중이고...

우쒸~~ 안되겠다 싶어서 부시시한 헤어 스탈 그 자체로 슬리퍼를 신고 시속 200km이상 속력으로

동네 컴퓨터 매장으로 달려가다가 엎어져서 무릎 까지고...

이윽고 광마우스 하나 들고 절뚝거리면서 집에 돌아오니...

 

쉬뽈~~ 수 많은 패잔병들이 제발 저 좀 사주세요...라며 선착순으로 대기하고 있길래

자세히 쳐다보니 하한가였고 이득을 보고 전량 매도한 큰손들이 이빨을 쑤시면서

맛있게 잘 묵었습니다~~하면서 빠이빠이를 하고 떠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씨파~~ 하한가에라도 전량 팔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이쁘게 치장하고 한복 곱게 입고

하한가 대열에 합류해서 대형 유리창 너머로 손님이 들기만 기다려야 했습니다.

결국 어떻게 되었냐구요?

3일 하한가를 처음 맛보았죠...

 

그리고 당장 증권사로 달려가서 몇푼 남지 않은 계좌를 모두 정리하니

증권사 아가씨가 그동안 수고 했다면서 깡통 한개를 옆구리에 달아 주더군요.


 

그 뒤로는 저는 주식에 일체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많으면 많은 돈이고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저에게는 큰 금액이었는데

깔방에 미쳐서 본분을 망각한 죄로 엄청난 댓가를 치루었습니다.

 

그래도 그 돈이 아깝다거나 그런 생각은 한번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번 크게 웃고 말았죠.

 

지금도 그때 상황을 떠올리면 저혼자 미친 넘처럼 큭큭~ 웃음이 먼저 나옵니다.

그만큼 깔방은 저와 사연이 깊어서 이곳을 떠나도 몇번은 되돌아 보는 이유입니다.

 

 

What am I supposed to do / Ann Marg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