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현실

'

제가 농촌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잠시 얘기했었죠.

돈 들어가는 문제만 아니라면 비록 꽤재재하게 살 지라도,

옷, 신발 같은 것 제대로 살 수 없어도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사실,

농촌이 그림 같은 곳은 아닙니다.

언뜻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무척 많죠.

 

얼마 전에,

1박 2일에서 강원도 산골 할머니집을 빌려서 촬영을 했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낭만적으로 봤겠죠.

은지원이 김치통 꺼내들고,

 

"와 김치다!"

 

했었는데,

아마 그 할머니집 반찬은 그 김치 밖에 없다고 해야할 상황이었을 겁니다.

 

돈이 없으니 고기, 생선 등을 사먹을 여건이 안되니,

주로 그 김치 하나에 산에서 나는 나물만으로 살아가고 계시겠죠.

 

한달 생활비 10만원 이내로 살아가고 계시다는 뜻입니다.

가끔,

도시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외롭게 사시다가 돌아가신지 오래 되어서 발견되었다고 불쌍하다고 뉴스에 나오곤 하죠?

 

그럼 시골은??

 

1박 2일 촬영에서는 거의 3일치 때야 할 나무를 하루에 다 때어서 뜨끈뜨끈 하다고 쇼를 했었죠.

실제로는,

불 때면 자그마한 방 하나임에도,

아랫목은 쩔쩔 끓는다는 표현이 될 정도로 뜨겁고,

윗목은 시베리아가 따로 없다고 할 정도로 춥죠.

 

그리고,

하룻밤 지나고 나면 아랫목도 추워져서 새벽에 딱 웅크리고 자게 됩니다.

 

땔감을 많이 때면??

 

"슬픈 이야기" 의 아저씨가 추운 겨울에 바로 저 땔감을 장만하러 나섰다가 돌아가신 것이었죠.

 

시골 노인분들 많이 돌아가십니다.

주로 겨울철에,

저렇게 기온차가 심한 곳에서 콜록콜록 하시다가 많이 돌아가시죠.

 

한마디로,

도시에서 불쌍하게 돌아가시는 노인들보다 훨씬 더 열악한 환경에서 돌아가시게 된다는 뜻입니다.

단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있는 것일 뿐!

 

농사 짓는 것도 많이 위험하죠.

가장 위험한 것은 '작두' 입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도 손가락 잘린 사람들 많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작두 손도 대지 못하게 하고 공부하라고 해서 다행히 손가락은 모두 온전하네요.

대신,

아버지께서 손가락 잘리셨고,

 

작은 집에는 전기작두가 있었죠.

옥수수대 같은 것도 집어넣으면 그대로 잘게 잘려져 나오는......!

 

조카녀석이 신기하다고 보다가 오른 손이 빨려 들어가서 손바닥 다 잘려나갔습니다.

급하게 잘린 손가락, 손바닥 들고 병원으로 갔었는데,

치료할 수 없다고 결국 포기했더군요.

느낌상,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였는 듯!!

 

농약 치는 것도 사실은 농약을 마시면서 치는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 께서도 하루는 조금 욕심내서 더 많이 농약 치시다가 농약중독으로 '응급실' 로 실려가서 사경을 헤메시다가 겨우 살아나셨죠.

진짜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저렇게 해서 버는 돈??

 

2009년 함양 군내에 60 여마지기 벼농사 짓는 분이 매상으로 1400 만원 받았다고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1 마지기는 150평 또는 200평 정도를 뜻합니다.

평균적으로 20 마지기 미만을 짓는 경우에는 1년 벼농사로 450 만원 정도 밖에 못 벌죠.

저 돈에서 농약비, 모내기비, 타작비, 비료비 등등 각종 비용 제해야 하죠.

 

결국,

한달에 20 ~ 30만원도 안된다는 뜻입니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4320원 이니깐 하루 8시간씩 한달 30일 일하면 1,036,800원 이죠.

그런데 저렇게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하면서 한달 20 ~ 30 만원??

 

최저 생계비가 2인 기준 906,830원 이군요.

그런데 대부분 한달 10만원 이내의 돈으로 생활하고 있죠.

그래서 '슬픈 이야기' 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옷도 못 사입고, 고기, 생선 등등 돈나가는 지출은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못 쓰고 물질적으로 대단히 궁핍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뭔가 대단히 불합리하지 않나요?

 

대학교에 입학했더니,

운동권 선배들이 후배들 모아놓고 사회의 모순, 불합리 등을 입에 거품을 물어가며 떠들어 대더군요.

하지만,

노동자였건, 그 어떤 사람이었건,

그들이 사회적 약자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 중에서 농촌보다 더 열악한 환경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운동권 선배에게 말했었죠.

지금 떠들어대고 있는 것보다 내가 살아온 농촌이 훨씬 열악한 환경이라고......!

 

잠시 생각하더니,

 

"지금 당장은 노동자들부터 구제하고 농촌은 다음에 생각하자!" 라고 하더군요.

 

다음??

아니,

사회정의를 실천하려면 가장 열악한 환경부터 고쳐야지 다음??

 

어떤가요?

몇 조원 되지도 않던 세금성 자금이 지금은 276조원을 넘어서고 있죠.

 

그래서 농촌이 바뀌었나요?

 

어떤 개념없는 사람들은,

농어촌 특별법으로 많이 도와줬다고 난리치기도 하죠.

코끼리한테 비스켓 한개 줬으니 충분히 배 부를 것이라고 떠드는 것이죠.

 

또 다른 개념 말아먹은 놈들은,

농촌은 답이 없다며,

저렇게 내팽개쳐놓고 '슬픈 이야기' 에서 얘기한 것처럼 시골 사람들이 죽어서 그들의 농지를 소수의 사람들에게 몰아줘야 한다고 소리치는 놈들도 있죠.

 

그러면서,

자기네들은 '학생들 무료급식', '무료 스키캠프' 등등으로 당연히 돈을 펑펑 쓰야 한다고 난리치고 있죠.

 

무료급식 하는 사람들,

무료로 스키캠프 보낸다는 저소득층 중에서 진짜 한달 10만원도 안되는 생계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나요??

 

있는 놈들이 더 한다고,

저소득층을 위한다고 했으면,

당연히 저런 농촌과 같은 저소득층을 위해야 하는데,

부모님들이 농촌에서 저렇게 열악하게 살아가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돌아가시는 것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네 자식들 무료급식, 무료스키캠프 저런 것이나 보내겠다고 저소득층을 팔아먹고 있는 것이죠.

 

한 마디로 사기꾼들!!

 

물론,

혹시 일부 국민들은 저런 농촌의 현실을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알고 있죠.

단지,

진짜 저소득층인 농촌을 위한다고 하면 표가 안나오고,

저소득층 위한답시고 무료급식 하겠다고 하면 멍청한 사람들이 표를 찍어주니 한 마디로 저소득층 팔아서 사기치는 것이죠.

 

농촌은 답이 없다가 아니라,

무료급식비 5조원 정도면,

농촌의 200 만 가구에 연간 250만원씩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한달 20만원 이상이죠.

한달 1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어마어마하게 큰 돈입니다.

맨날 풀만 먹다가 저렇게 비참하게 쥐도 새도 모르게 돌아가시는 것이 아니라,

고기와 생선도 사먹을 수 있고,

가끔 옷도 사입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가능성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남이야 죽든 말던,

자기자식 무료급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니.......!

 

하지만,

저소득층은 팔아먹지 마세요.

저처럼 시골에서 자라서 시골 환경을 잘 아는 사람에겐,

속이 느글느글 끓어오르게 만드는 사기꾼일 뿐이니......!

 

저런 놈들이 가증스러워서,

저 또한 더 이상 도움을 주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팍스넷 프리차트님의 글입니다.
블로그주소 : http://blog.moneta.co.kr/blog.screen?blogId=park7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