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

"제독!

오늘은 날씨가 좋구나!

내가 잠시 낚시를 다녀와야겠다.

작년 이후로 보팅을 못했었는데 잠시 보팅을 하고 올 예정이니깐 빨리빨리 주문 입력해라!"

 

"넵,

주문 입력 모두 끝났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저수지!

 

"이런,

제대로 점검을 하지 않았더니 배터리가 거의 방전상태로구나!

그래도 먼 거리를 왔으니 억지로라도 잠시 낚시를 하다가 돌아가야겠다."

 

수초에 땅콩보트 고정시켜서 바람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한 다음 약 1시간 동안의 낚시로 저런 녀석들로 십 몇 마리를 낚은 다음 배터리 사정을 생각해서 일찍 돌아왔다.

 

"제독!

별 일 없느냐?"

 

"넵!

오늘은 별 매매가 없네요.

영부인이 외식하자고 하시는데요?"

 

"그래?

그럼 다녀오마!"

 

느즈막이 점심 끝내고 산책한 다음 돌아왔다.

 

"각하!

오늘은 약 5만명의 포로를 확보한 소소한 전투만 있었습니다."

 

"흠,

전투?

그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경향이 많으니 오늘은 '넬슨' 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꾸나!"

 

"넬슨이요?

영국의 가장 위대한 군인이라고 불리는 해군제독을 말씀하시나요?

트라팔가 광장에 동상까지 세워져 있다는 세계3대 해전 중의 하나를 승리로 이끈 세계사에서도 유명한 장군이요?"

 

"맞다 제독!

넬슨은 용감한 군인이었지.

군인에게 있어서 군인 즉, 전투만을 생각한다면 그는 매우 위대한 제독이었다.

그러나,

저런 군인에게 우리가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면 아주 더러운 사람이 되지.

넬슨에게는 부인이 있었어!

그런데도 그는 이탈리아 대사 해밀턴의 부인 엠마를 사랑하는 불륜을 저지르지.

저 불륜도 그냥 불륜도 아니야!

엄격한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더더우기 엄중한 당시 사회 분위기에 대놓고 불륜을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엠마와의 사이에 딸까지 낳았고,

공과 사도 구분하지 못해서 자기의 함대를 이용해서 엠마를 다른 곳에로 데려다 주기도 했었지."

 

"넵?

자기 부인이 있는데도 버젓이 이탈리아 대사의 부인과 대놓고 염문을 뿌리는 것도 모자라서 국가의 재산이요, 군인이면서 자기의 함대를 사적으로 사용해서 엠마와 놀아나는데 사용했다구요?

우리나라 같았으면 당장 때려죽였겠는데요?"

 

"그렇지? 그렇지?

부산항을 공격하라는 명령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미적대는 이순신 마저 죽이려 했었던 사람들이니 당연히 넬슨 같았으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일찌감치 생매장 되었겠지.

그럼 전쟁은 누가?"

 

"앗!

그게 그런가요?"

 

"그렇지.

가장 복장 터지는 사람은 바로 대놓고 자기 부인을 빼앗겨버린 이탈리아 대사 해밀턴이었어!

그의 친구들이 그에게 넬슨을 고소해서 처벌해야 하지 않냐고 했을 때 그가 한 말이 걸작이었지.

지금 영국에 필요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넬슨이라고!"

 

"넵?

아니 어떻게 저런 사람을 살려주나요?

당장 감옥에 집어넣어야죠!"

 

"그랬다면 영국은 나폴레옹의 군대에 짓밟혔을 것이야.

넬슨은 나폴레옹의 군대를 따라다니며 그 해군을 격멸했었지.

그 때문에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침공했었다가 그의 해군이 넬슨에게 전멸당하는 바람에 엄청난 고생을 했었고,

눈에 가시같은 영국을 기어이 정복하고자 스페인 - 프랑스 연합해군을 만들어서 드디어 트라팔가에서 세계 3대 해전의 하나로 불리는 대규모 해전을 벌였다.

 

결국,

넬슨은 엄청난 대승을 거둬서 나폴레옹이 두 번다시 영국을 침입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했지만 그러나 그는 전투 중 총탄을 맞고 장렬히 전사했다.

지금도 넬슨은 영국의 가장 위대한 군인으로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그의 동상이 남아있지.

만일,

넬슨을 군인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그는 매우 위대한 군인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만일 그에게 인간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앗!

부인이 있으면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폈고,

더우기 다른 여자는 이탈리아 대사의 부인이었으니 이것은 매우 복잡한 불륜이고,

더더욱 불륜관계도 모자라서 아이까지 낳았고,

거기에다 자기 애인을 위해서 군인으로서 함대까지 동원해서 사적으로 사용했고 등등!

도대체가 존경할 구석은 커녕 완전히 패륜아인데요?"

 

"맞다!

그냥 군인이니 군인의 관점으로만 본다면 그는 매우 용감하고 뛰어난 지략을 지닌 위대한 제독이었다.

그러나,

다른 잣대를 들이대면?

 

내가 가끔 황당해 하는 것이,

과학자는 과학적 업적 저런 것으로 평가해야 해!

그런데,

엉뚱하게 인격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짓거리를 보면 많이 황당하지.

기업가라면 기업의 경영실적 저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고.

정치가라면 정치적 업적 저것만 살펴보면 된다.

당연히,

군인이라면 군사적 업적만 보면 되는 것이야.

 

그런데 우리나라는 저런 핵심은 어디로 보내고 엉뚱하게 도덕성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황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내가 예전에 본 글 중의 하나가 어떤 과학자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의 업적은 인정하는데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었다라는 내용이 있더구나!

과학에 갑자기 왠 도덕?

 

마찬가지,

내가 예전에 설계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해서 그에 대해서 감리에게 계산까지 해서 이의를 제기했었는데,

현장감리는 내 계산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그에 대해서 지적하고 정정해주면 되는 것인데,

엉뚱하게 사람들에게 컴퓨터로 계산한 것과 내가 계산한 것 중에 어느 것이 맞겠냐고 물어보면 누가 맞겠냐고 말하질 않나!

직장상사도 구조역학의 '구' 자도 모르면서 자기는 설계회사를 믿겠다고 하지를 않나!"

 

"넵?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뭐가 어떻게 돼 임마!

국내에서 수리분야에서는 1, 2위를 다툰다는 회사의 설계를 한 사람과 통화를 했는데 모멘트, 부모멘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길래 내가 대책까지 세운 다음 자세한 계산내역 정리해서 올려보냈다.

그제서야 구조역학을 계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자문을 했었는지 부랴부랴 부장, 이사 이런 사람들이 몇 명 내려오더구나!

물론,

저 사건을 계기로 내가 이 나라에서는 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겠다는 것을 깨달아서 다 집어치우고 나왔지.

잘 나왔어!

잘못된 구조설계의 문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데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계산해서 잘못된 부분을 잡아주면 되는 것을 국민들에게 물어봐서 다수결로 하자는 멍청한 작자는 또 뭐고,

저런게 나오면 구조역학의 '구' 자도 모르는 국민들마저 또 다 나와서 왈가왈부 하는게 우리나라야!

 

컴퓨터로 계산했더니 2 + 3 = 10 이 나왔다고 저것을 관계도 없는 사람들에게 물어서 다수결로 정하자는 사람과,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는 2 + 3 = 10 이 더 맞는 것 같다고 얘기하는 직장상사가 오늘 날 우리나라의 현실이지.

 

아참,

나 또한 제법 옹고집일 수도 있다.

내 계산결과는 2 + 3 = 5 가 나왔으니,

저게 잘못된 결과가 아니라면 인정할 수 없었지.

직장생활이라면 직장상사에게 거스르면 안되지만,

 

내가 며칠을 고민했었지.

결론은,

내 명예가 걸린 문제인데 잘못된 설계로 되어진 구조물을 시공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공문으로 계산내역과 대책을 마련해서 내보낼 때는 회사 관두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된 구조물의 시공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사실은,

어차피 저렇게 잘못된 계산을 고쳐서 새로운 설계로 시공하더라도 어차피 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관두고 나올 예정이었다만은서도!!"


팍스넷 프리차트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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