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체험기 2부...道可道非常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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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한 A는 1층에 내려가서 담배를 피웠다.

근데 갑자기 뿡~하는 소리에 깜짝 놀란 A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것을 보니 자신이 방귀 낀것이 틀림이 없었다.

"흐흐~ 내가 뀌고 내가 놀라다니...ㅎㅎㅎ"

 

그런데... 엉덩이가 약간 찹찹한 기분이 들었다.

"닝기리 쉬포롱~ 하필 아침부터 삑사리가..."

대략 난감하리 만큼 큰것은 아니고 소량이지만 뭔가가 액체상태로 엉덩이를 적신다는것은

저절로 마를때 까지 참을 수 있는 인내력을 요하는것은 무리였다.

 

A는 허벅지를 붙인채 엉거주춤한 종종걸음으로 1층에 있는 외부인 화장실에 들어갔다.

참고로 A가 다니는 외부인 남자 화장실은 소변기는 많은데 큰거 보는것은 한군데 뿐이었다.

근데 이른 오전이라서 청소 아줌마가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A는 다시 종종걸음으로 밖을 나와 흡연장소에서 담배를 한개비 더 피었다.

그리고 다시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화장실에 가보니 마침내 청소 아줌마가가

청소를 마치고 문을 나선다.

 

잽싸게 화장실에 들어간 A는 문을 이중으로 걸어 잠그고

바지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팬티를 내렸다.

음~ 생각보다는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냥 액체상태로 얼룩이 두어군데 있을 뿐이다.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인 A는 지저분해진 팬티를 버리려고 생각하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A는 답례로 가볍게 문을 두드려 주었다.

"저기여~~~"

 

 

 

 

B는 미칠지경이다.

얼마나 급했으면 남의 빌딩에 들어와서 이 지랄을 떨겠는가?

그나마 다행으로 길똥을 치루지 않고 여기까지 버티었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것 같다.

"근데 이넘의 빌딩은 외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군...대변보는 곳이 한군데 밖에 없다니.."

"그리고 안에 들어 있는 넘은 대체 뭘하길래 부스럭 거리는 소리만 들리는걸 보니

일을 보는것 같지 않는데..."

"저기여~~~ 제가 지금 무척 급하거든요"

 

 

 

 

A는 순간 당황했다.

팬티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려야 되는데 쓰레기통은 지금 빈통이다.

그러면 밖에 있는 똥마려운 중생이 이곳에 들어와서 쓰레기통을 쳐다보는 순간...

"방금나간 저 자슥... 안에서 뭐하는가 했더니... 팬티에 똥을 쌌구먼...불쌍한 놈...쯧쯧"

이러면 정말 초난감이다. 나의 고결한 이미지가 뭐가 되냐고?...

 

 

 

 

B는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안에 들어간 놈은 분명히 똥을 누는게 아니다... 그럼 대체 안에서 뭘 하고 있을까?

"혹시?... 씨발늠이 아침부터 독수리 오형제를 잡고 있는것은 아닐까?..분명해~"

B는 고개를 숙여서 화장실 문 밑으로 엿보니 안에 있는 넘의 발목이 보인다.

근데 원래는 바지가 보여야 되는것이 아닌가? 근데 양말신은 발목이 왜 보일까?

"분명해... 독수리 오형제가 출동한거야..."

 

 

 

A는 깜짝 놀랬다.

갑자기 화장실 밑으로 시꺼먼 그림자가 보였다.

이런 변태새끼가...

"이보슈~ 지금 뭘하자는거요..."

 

 

 

B는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쳤다.

"여보세요... 저 지금 무척 심각한 상태거든요. 빨리 나오시면 안될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다되어 갑니다"

B는 다시 한번 애원했다.

"저...지금 직장(대장)에서 막 나올려고 해요"

 

 

 

 

A는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었다.

여기 화장실하고 자기가 직장을 그만두는것 하고 무슨 관련있길래...

갑자기 B가 불쌍해 보였다.

"조금만 참으세요. 요즘 직장 구하기도 힘드실텐데" A가 친절하게 상담에 응했다.

 

 

 

 

B는 약이 오를때로 올랐다.

그순간 똥이 지금 직장에서 뛰쳐 나올려고 직장 밖으로 기웃 거리는것을 포착함과

동시에 급히 항문을 오무려서 겨우 위기를 면했다.

B는 심호흡을 한번하고 다시한번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저 지금 막나올려고 합니다. 심각해요"

 

 

 

 

A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허둥대기 시작했다.

나가긴 나가야 되는데 팬티를 어디에다 버릴지 걱정이 먼저 앞선다.

밖에 있는 똥마려운 중생은 이제는 참다 못해서 욕을 하기 시작하고...

그때 A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변기통내의 물통에 팬티를 집어 넣으면 되겠구나"

A는 변기 물통 두껑을 들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거기에다 팬티를 버리면 저 작자가 똥을 다누고 물을 내릴때

팬티로 인하여 물나오는 입구가 막혀버릴것만 같았다.

A는 다시 변기 물통을 닫았다. 덜컹~

 

 

 

 

B는 눈이 뒤집혔다.

저 자슥이 이제는 물통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슬슬 약을 올리는것 같았다.

B는 드디어 성깔을 부렸다.

"이 씨발늠아~ 좋은말 할때 나온나...독수리 오형제는 소변기에서 해도 되잖아? "

 

 

 

 

A도 부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 자슥이 날 뭘로보고 독수리 오형제가 어쩌고 어째? 에라이 너 오늘 똥 좀 싸봐라~"

A는 아예 변기통에 눌러 앉아 버렸다. 이때 갑자기 밖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안에서 갑자기 철퍼덕하며 변기에 엉덩이를 치는 소리가 났다.

B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닳았다.

이건 욕을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구나... 늦기전에 불쌍모드로 전환해야만 한다.

"어허헝~ 형님... 제가 잘못했시유~ 제가 얼마나 똥마려우면 욕을 다했겠수?"

 

 

 

 

자슥이 진작에 그렇게 나올 일이지...

A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팬티...팬티를 버려야 한다.

팬티를 버릴 장소를 물색하는 동시에 밖에서는 공룡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오고...

드디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쓰레기통을 들었다. 쓰레기통의 밑바닥과 화장실 바닥에 약간의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다가 팬티를 숨기면 되겠구나...

 

 

 

 

드디어 문이 열렸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넘은 나와 마주치자 한쪽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가렸다.

그넘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싶었으나 지금 그럴 입장이 아니다.

잽싸게 화장실로 튀어가서 바지를 깠다.

 

 

 

 

A는 그넘이 화장실에 들어가자말자 세면대에서 얼굴을 씻었다.

그순간 화장실안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졌다.

뿌다다다닥~~ 피용~ 다다다다다~~~~ 펑~~~두두두두두~~~

 

 

 

 

근데 갑자기 전투가 종료되더니 B의 호소가 들린다.

"형씨~~ 아직 밖에 있어요?"

"왜 그러슈?"

"저...안에 화장지가 없네요."

 

 

 

 

그렇다! 조금 남은 화장지를 내가 다 썼었지... 불쌍한 중생~

"죄송하지만 화장지를 사다 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나가서 돈 드릴께요"

손 건조기기에서 손을 말리던 A는 갑자기 장난기가 돋았다.

 

"안에 계신분... 팔힘 좋으세요?"

"왜 그러슈?... 팔씨름이라도 한판 하자는거요?"

 

"그게 아니라... 휴지가 없으면 세면대에 올라가서 엉덩이를 씻으시구요"

"그것과 팔힘이 무슨관계죠?"

 

"그 다음에 팔힘이 좋으시면 이곳 건조기기 밑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셔서 똥꼬를 말리세요"

 

 


 

 

 

< 오늘의 교훈 >

 

도덕경 제1장 

道 可 道 非 常 道 (도가도비상도)

- 도를 도라고 말하는 순간 그건 이미 항상 실존하는 도가 아니다.

 

똥 可 똥 非 常 똥

- 똥을 똥이라고 부르는 순간 김이 모락모락 나며 냄새가 나던 똥은

금방식고 냄새도 약간 빠져 원래 그 똥이 아니다.

따라서 내가 배설물을 똥이라고 이름 짓는 순간 똥은 설사똥이 될 수도 있고,

거름이 되기 위해 푹 삭여진 똥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똥은 내가 뭐라고 이름짓는 거에 관계없이 내가 아침에 변기에 배설한 똥이나

우리집 멍멍이가 마당에 배설한 똥이나 그 상태대로 존재한다.

 

고로 도(道)란 만물이 그 본성에 따라 충실히 존재하는것을  말하므로

똥은 마음껏 냄새를 발산하는 것이 도에 맞는 것이며,

똥에서 향수냄새를 피우려고 하는 것은 그 본성에서 어긋나는 것이며 눈속임이며

따라서 오래 지속될 수가 없고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몇일전에 쓴 1부 보다 이것이 먼저 쓰였어야 되는데...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