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

'

 

"각하!

오늘은 소소한 수익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추가매수가 있었지만,

제주도 여행하면서 관리하지 못한 예수금은 얼마 줄이지 못했습니다."

 

"뭐,

어차피 주식시장은 오늘 하루만 열리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쭉 열릴 것이니 급하게 서두르지 말자꾸나!

그나저나,

오늘은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잠시 얘기해보도록 하자꾸나!"

 

"넵,

어떤 사람들을 만났나요?"

 

 

"우선,

가는 길에,

대구에 사시는 분이 인생의 은퇴지로 제주도로 가시는 분을 만났었다.

남편 분이 이곳 저곳 다녀보다가,

제주도가 마음에 든다고 바로 저곳 한림 어딘가에,

평당 60만원 정도로 100 여평쯤 땅을 사서 조그맣게 집을 지었다고 하시더구나!

놀러 오라고 했는데,

그냥 둘러보고 올 것이어서 전화번호나 주소를 알아두지 못했는데,

막상 첫 날은 저곳 협재에서 잠을 자게 되었구나!

저 곳 숙소에서,

이제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그래서 적당한 땅을 물색하고 있는 사람과,

서울을 떠나서 저곳에서 100 여평 정도의 땅을 사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겠다고 꿈꾸는 사람들 만났었다.

물론,

제주도를 한 바퀴 돌면서,

까페를 운영하는 부모님을 돕고 있는 아가씨도 만나봤었지."

 

"어떠했나요?"

 

"말 그대로였다.

이미 은퇴를 하고 자그마한 집을 장만해서 살아가기로 하는 노부부는,

그 동안 대구에서의 모든 삶을 정리해서 떠나는 것이었는데,

남편 분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만난 여자분은 사실은 떠나 오면서 울었다고 하더구나!

아무래도,

과거를 정리하고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니 아쉬움도 남았겠지.

어쩌면,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이런 저런 말을 좀 더 나눴으면 좋았으련만......!

그리고,

은퇴를 앞두고 땅을 사려고 하시는 분도 역시 제주도를 은퇴지로 생각하는 부류의 사람들이지.

저 사람들이 제주도의 땅값을 먼저 치솟아 오르게 한 사람들일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이제 막 땅을 사서 게스트 하우스를 지어서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제주도의 사정을 알아보면,

1년에 8월 한달 동안은 끝없이 손님이 밀려들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

"1박 2일" 이라는 유명 TV 프로그램에도 나왔었다는 게스트 하우스에도 우연히 하루를 묵었는데,

손님이 10명이 채 되질 않았지.

즉,

어떻게 보면 한 달을 벌어서 1년을 먹고 살아가야 하는 환경이야.

하지만,

개인사업은,

손님이 별로 없다고 아예 문을 닫아둘 수도 없다.

가끔씩 오는 손님이 잠시 들렀는데,

문이 닫혀 있다면 아예 장사 안하는 것으로 소문나고 망해버리지.

부모님의 까페와 펜션 사업을 도와주고 있던 젊은 아가씨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1년 내도록 손님이 없어도 쉬는 날 없이 계속 지키고 있어야 한다고.......!

그래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하질 않았느냐!

잠시 쉬러온 손님에게는,

아름다운 바다와 제주 경치가 너무 좋아서 그대로 푹 눌러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지만,

그러나,

젊은이들은 손님은 별로 없는데,

저렇게 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가게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삶에서 곧 무료함에 빠지기 쉽다."

 

"애고,

그럼,

은퇴지로 제주도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젊은이들이 게스트하우스 등의 사업을 하기에는 정신적으로 힘들 수도 있겠는데요?

하지만,

각하 께서는 돈벌이는 따로 하시니깐 저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그것은 맞다.

하지만,

나 또한 아직은 사실 젊은 편에 속하지.

도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시골, 목가적인 풍경은 마음의 안식을 주고 오래 머물며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만,

그러나,

아예 시골에서 살아본 나에겐,

저런 것이 얼마나 무료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의 귀농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저런 무료함이다.

때문에,

내가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큰 주목적 중의 하나로 잡은 것이,

바로 무엇인가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함이었다.

어차피 내가 주식시장을 지켜보는 것은 기껏 하루에 30분 정도면 충분하니,

나머지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야만 하는 것이지.

텃밭을 가꾸는 것도 좋고,

바다낚시를 즐기는 것도 좋고,

승마를 즐기는 것도 좋고,

뭐,

다양한 것들이 존재 하겠는데,

어쨌던,

내 경우에는 엉뚱하게 주목적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것이 되어버렸구나!"


팍스넷 프리차트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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