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벤처기업이 누르거나 구부리면 화상이 왜곡되는 LCD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필름 형태 LCD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플렉시블 LCD는 물론이고 두께를 절반으로 줄인 무안경 3차원(3D) 디스플레이도 구현할 수 있어 주목된다.

엔디스(대표 권순범)는 최근 전기광학적 특성이 기존 유리 기판 방식 LCD와 동일한 필름 형태 LCD `F-LC`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LCD는 액정을 기둥으로 세우고 액정 사이에 폴리머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기판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폴리머를 넣음으로써 LCD 전체를 필름 형태로 구현했다.

액정 사이에 위치한 폴리머 벽들이 기둥 내 LCD 셀을 안정화시키기 때문에 구부려도 화상 왜곡이 없다. 폴리머 벽은 LCD 화소 사이의 블랙 매트릭스 부분에 설치해 개구율 손상도 없앴다. 이를 이용해 전기 광학적 특성을 기존 LCD와 똑같이 유지할 수 있다. 폴리머 벽은 액정과 모노머를 섞어 코팅을 한 뒤 자외선을 쏘여 모노머만 폴리머로 변형시킴으로써 만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유리 기판에서나 가능했던 TN·IPS·VA 모드의 LCD를 플라스틱 기판에서도 구현했다.

엔디스가 개발한 F-LC는 충격 안정성 문제 없이 LCD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게다가 가볍고 깨지지 않는 특성 덕분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엔디스는 F-LC를 이용해 유리 기판 LCD(0.7㎜)에 비해 두께를 절반으로 줄인 패럴랙스 배리어 방식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모듈을 개발하기도 했다.

두께를 감소시킨 동시에 플라스틱 기판 특성상 무게는 10분의 1로 크게 줄일 수 있다. 패럴랙스 배리어는 차단막을 사용해 좌안·우안의 영상을 각각의 눈에만 보여주는 기술로 무안경 3D 디스플레이에 주로 활용된다.

엔디스의 디스플레이 모듈을 사용하면 스마트폰117이나 게임기 등 모바일기기의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모듈 두께와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엔디스는 권순범 호서대학교 교수가 지난 2004년 창업한 회사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연구 중심 벤처기업이다. 권순범 사장은 “F-LC는 필름 형태로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롤투롤 생산 라인을 조기 구축해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 무안경 3D 디스플레이용 필름 LCD를 비롯한 차세대 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