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 기름은 비싸고 원전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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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은 비싸고 원전은 위험하다'

태양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로 대표되는 대체에너지가 최근 대두하게 된 배경이다.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의 정정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100달러 시대를 다시 맞이했고, 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이 부상하면서 '청정에너지'로 불려온 원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둘 중 하나의 이벤트만으로도 주목 받았을 대체에너지가 두 사건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증권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태양광에너지의 대표주자인 폴리실리콘 업체 OCI는 30%이상 올랐고,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산업을 추진하는 한화케미칼도 29%나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태양광 잉곳(Ingot)을 생산하는 오성엘에스티가 60% 가까이 급등했고, 풍력 대장주인 태웅은 6%의 상승률을 보였다.

대체에너지가 투자자들을 사로잡는 이유는 또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 두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태양광산업 시장조사업체인 폰톤(Phonton) 컨설팅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시장 규모가 2007~2010년 사이에 무려 4배나 커진 것으로 나타났고,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이 시장이 2010~2015년간 연평균 최대 2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 태양광산업 매출액의 경우 2006~2010년간 무려 35배나 성장했다.

풍력시장의 성장속도도 빠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풍력발전 설치량은 2004~2009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10%, 29%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이 계속될 수록 투자자들은 헷갈린다. 조금이라도 대체에너지와 관련이 있으면 너도나도 '수혜주'라며 손을 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명 진짜 알짜배기 대체에너지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태양광과 풍력 중에서는 현재 어느 정도 실적이 나타나고 있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태양광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고, 태양광에너지주 중에서도 태양광발전의 '쌀'이라 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과 잉곳 생산업체가 '진짜 수혜주'로 꼽혔다. 풍력발전의 경우 성장성이 돋보이지만 적어도 올 상반기에 실적으로 반영될 물량은 제한적인 만큼 중장기 보유를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대체에너지주 투자자들에게도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방향성과 각국의 정책기조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태양광- 원천기술 보유한 OCI 등 주목 잉곳 생산업체도 관심 가져야
풍력- 성장성 크지만 아직 매출 저조 태웅·유니슨·현진소재등 관심


고유가와 일본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우려로 대체에너지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과연 대체에너지가 정말 수혜를 입는 건지, 또 어떤 기업들이 가장 직접적인 혜택을 볼 지 투자자들은 알쏭달쏭하다. 현재 태양광에너지 관련주로 거론되는 종목은 줄잡아 60개가 넘고, 풍력에너지 관련 종목도 30개 가까이 된다.

전문가들은 과거 대체에너지는 하나의 테마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됐다며, 바야흐로 '대체에너지의 시대'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태양광에 비해 풍력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반갑다 고유가'대체에너지시장 쑥쑥 자란다=일본 지진으로 원전 피해가 발생하면서 대체에너지가 부각된 것도 사실이지만 올 들어 대체에너지가 떠오른 결정적인 이유는 고유가였다. 글로벌 대체에너지기업들의 주가가 국제유가와 흐름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국제유가가 상승할 때 미국 최대의 태양광업체인 퍼스트솔라와 세계 최대 풍력업체인 덴마크 베스타스의 주가는 나란히 올랐다. 국제유가가 다시 100달러 시대를 맞은 만큼 대체에너지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체에너지를 둘러싼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그동안 대체에너지의 중심시장이었지만 최근 재정위기로 보조금을 삭감하고 있는 유럽 대신 G2인 미국과 중국이 대체에너지시장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끝날 예정이었던 대체에너지 산업 현금지원 정책을 올해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중국은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대체에너지에 5조 위안(85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힘입어 대체에너지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솔라앤에너지는 올해 글로벌 태양광시장이 약 22% 커질 것으로 예상했고 우리투자증권은 2010~2015년 사이 태양광시장 규모가 연평균 18~21%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태양광산업 매출액은 지난 2006년 1,660억원에서 지난해 5조9,097억원으로 5년간 무려 35배나 성장했으며 올해는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분석됐다. 풍력발전시장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풍력발전 조사업체인 메이크 컨설팅과 현대증권에 따르면 풍력발전 설치량은 지난 2004년 1만메가와트(MW)를 조금 넘었지만 2009년에는 3만MW를 넘어섰고 내년에는 5만MW까지 웃돌 전망이다.

◇태양광, '폴리실리콘'기업에 주목하라=대체에너지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태양광에너지다. 오경택 동양종금증권 스몰캡(중소형주)팀 과장은 "풍력과 태양광 중 현재로서는 인프라나 사업진척도를 감안할 때 태양광 발전이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인 '원료'를 만드는 기업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김영진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에너지산업에서 매출의 70~80%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사업"이라며 "태양광산업에서도 구조별로 여러 산업이 있지만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양광에너지산업은 크게 ▦태양광발전소 건설ㆍ발전 ▦태양전지 모듈 및 시스템 시공 ▦원료 및 장비 이렇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폴리실리콘(Poly Silicon)은 규소(Si)가 주요 성분으로서 태양광 발전단계에서 가장 앞에 있는 재료다. 이를 이용해 잉곳(Ingot)을 만들고 잉곳을 얇게 잘라 웨이퍼(Wafer)로 불리는 납작한 판을 생산하고 만들어진 웨이퍼를 이용해 태양광 발전용 모듈(Module)을 만들어야 비로소 태양광 발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폴리실리콘이 그야말로 핵심인 것이다.

추천주로는 OCI가 가장 먼저 꼽혔다. OCI는 세계적인 몇몇 기업만 가지고 있는 초고순도 폴리실리콘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진으로 일본의 폴리실리콘업체들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어 세계적으로 고순도 폴리실리콘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며 OCI의 수혜를 예상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한국실리콘과 웅진폴리실리콘을 각각 관계사로 두면서 잉곳을 생산하는 오성엘에스티와 웅진에너지도 주목해야 할 업체로 꼽았다. 태양광산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한화케미칼과 폴리실리콘ㆍ잉곳이 전체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가능성이 있는 KCC도 추천했다. 오 과장은 "수직계열화를 노리고 있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풍력, 지금은 힘들지만… 가능성은 충분=풍력에너지는 발전단가가 태양광에너지의 5분의1에 불과해 향후 성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은 단조업체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원래 배를 만드는 조선업체의 협력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다. 풍력발전의 프로펠러와 배의 프로펠러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풍력관련 매출이 높지 않아 사실상 조선이 본업인 만큼 '풍력에너지 업체'로 꼽히면서도 실적이 저조한 경우가 많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풍력에너지 기업의 주류를 이루는 단조업체의 경우 본업인 조선업의 업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풍력주에서는 글로벌 1위의 풍력단조부품업체 태웅이 독보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글로벌 메이커들이 해상풍력터빈 모델을 앞다퉈 공개하는 등 해상풍력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현재 해상풍력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지멘스(Siemens) 3.6MW 모델의 메인샤프트를 공급하고 있는 태웅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단지 건설 경험이 있는 유니슨을 포함해 단조업체인 현진소재와 용현BM을 주목하고 있다. 전체 사업에서의 비중은 작지만 효성과 현대중공업 등도 풍력에너지 추천주로 꼽혔다.

한편 김영진 이사는 "대체에너지주 투자를 할 때는 핵심 요인인 국제유가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발전 원가가 높기 때문에 각국 정부의 지원에 대해서도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