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 ■한빛 3호기 고장 전력수급 빨간불■

'

겨울철 전력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고리 원전 1호기가 가동을 멈춘 데 이어 한빛 원전 3호기도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됐다. 본격적인 한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원전 중 3분의 1 가량이 가동중단된 것이다.

◆ 고리 1호기 가동중단 이후 1주일도 안 돼 또 원전 고장

한국수력원자력은 4일 오전 8시 45분쯤 100만㎾(킬로와트)급 한빛 원전 3호기가 터빈발전기의 이상으로 갑자기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재가동 된 지 반 년도 안 돼 다시 멈춰선 것이다.

 


↑ 한빛 3호기 전경. /조선DB


↑ 전력난이 극심했던 지난 8월초 전력거래소 직원이 실시간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조선DB
한수원 관계자는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의 전압을 높이는 주변압기와 전기를 외부로 내보내 변전소로 연결되는 전력선의 절연기능 이상으로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며 "신속히 고장부품을 교체하고 절차에 따라 발전을 재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설비용량 85만㎾급 고리 원전 1호기가 고장으로 발전을 멈췄다. 지난달 강추위와 눈보라로 난방기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당시 예비전력은 전력수급 경보 '준비'(예비전력 400만㎾ 이상 500만㎾ 미만) 직전인 528만㎾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난방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철로 접어드는 시점에 원전들이 잇따라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됐다"며 "최근 날씨가 포근한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 예비력은 1000만㎾ 이상의 안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추위가 닥칠 경우 전력수급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원전 7기 가동 중단으로 626만㎾ 전력공급 차질…재가동 시점은 오리무중

한빛 3호기의 발전정지로 현재 가동을 멈춘 원전은 총 7기로 늘었다. 전체 원전(23기)의 30%가 멈춰섰다. 가동중단 원전의 용량을 모두 합하면 626만㎾에 달한다.

설비용량이 각각 100만㎾급인 신고리 1·2호기와 역시 100만㎾급 신월성 1호기의 경우 지난 5월 드러난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현재 케이블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100만㎾급 한빛 4호기는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있으며 68만㎾급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이 끝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12일에는 설비용량 100만㎾급 한빛 원전 5호기마저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다. 현재 가동 중단 원전 가운데 단 1주일만에 다시 발전을 재개할 원전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726만㎾의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셈이다.

전력수급이 점차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지만 원전의 재가동 시점은 아직도 윤곽조차 드러내지 못했다. 특히 조석 한수원 사장이 "11월 안에 재가동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3기의 원전은 정비기간이 이달 말까지로 연장돼 사실상 연내 재가동이 어렵게 됐다.

◆ 평년보다 기온낮은 12월, 전력피크는 내년 1월 중순…수급 대응은?

전력거래소는 올겨울 전력피크 기간 중 전력수요가 약 8000만~8100만㎾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소는 고리 1호기와 한빛 3호기가 가동을 멈추기 전 전력공급 전망치를 약 8330만㎾ 수준으로 잡았다. 공급에서 수요를 뺀 예비전력 전망치가 200만~300만㎾ 수준에 불과한데 2기가 추가로 가동을 멈춰 공급이 더욱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기상청은 올겨울 장기예보를 통해 올해 12월 기온이 평년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내년 1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당국은 이를 근거로 올겨울 전력수요 피크가 내년 1월 중순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력당국과 전문가들은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재가동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여름과 달리 겨울은 난방기 가동 수요를 줄이도록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전력피크로 예상되는 1월 중순 이전에 가동 중단 원전을 재가동시키고 화력발전기와 민간자가발전기 등을 통해 공급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