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크론강원 - 왜 개미는 맨날 쪽박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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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잘못된 투자습관’ 분석
작년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 개인 -28%·기관 16.7%

‘싼 주식’ 위주 찾는 게 화근
손실종목 ‘물타기 매수’ 수렁으로
단타 집중·테마주 투자도 문제

개인투자자 김철수(가명)씨는 주식에 200억원을 굴리는 ‘큰손’이다. 30개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 문제는 30개 가운데 29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의 포트폴리오에는 현대중공업, 오씨아이(OCI), 엘지화학, 한진해운 등 최근 2년 사이 주가가 반토막 난 종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차익 실현을 위해 팔아버리고, 손실을 본 종목은 원금 생각에 못팔다 보니 하락종목만 남은 것이다. 고민에 빠진 김씨는 결국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 상담을 신청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이사는 “김씨는 투자 액수가 좀 많을 뿐 개인투자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12일 개인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 습관과 이에 대한 대안을 정리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복된 실패와 교훈’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0~2012년 3년간 투자주체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수익률을 보면, 외국인은 51.7%, -0.7%, 5.6%의 성과를 보였고 기관은 60.1%, 12.5%, 16.7%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개인은 9.7%, -34.3%, -28.4%로 성적이 가장 낮았다.

개인투자자의 부진한 성과는 잘못된 투자방법 때문이다. 종목 선정 단계부터 문제가 나타난다. 개인은 ‘싼 주식’을 좋아한다. 최근 6년간 외국인과 기관의 평균 매수단가는 4만5100원이었지만, 개인은 9260원에 그쳤다. 오현석 이사는 “액면가 이하에서 거래되는 저가주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대박 확률보다 상장 폐지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2004~2012년 사이 상장 폐지된 종목을 보면, 액면가 이하가 307건, 액면가 이상이 62건이었다.

포트폴리오 관리도 거꾸로 한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 이익이 난 종목을 우선적으로 매도한다. 작은 이익에도 평가이익을 실현이익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손실이 발생한 종목은 원금 수준까지 주가가 반등하길 기대하며 계속 보유하는 성향이 강했다. ‘물타기’를 하려고 추가매수까지 한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이 2011년 1~9월 50만원대에서 20만원대까지 추락했을 때 개인들은 2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2011년 9월부터 2012년 5월까지 70만원대에서 두배 가까이 급등했을 때 개인들은 4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런 식으로 매매를 계속하면 결국 계좌에 있는 대부분 종목이 손실종목이 된다

보유종목 갯수도 너무 적거나 너무 많다. 오 이사는 “1억원을 투자하면서 보유종목이 하나인 투자자도 있고, 1천만원을 투자하면서 40개 종목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고객 66만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1개 종목만 가지고 있는 투자자가 40%나 됐고, 11개 이상 종목을 보유한 사람도 13%에 이르렀다.

과도한 거래, 즉 손실 만회를 위해 단타에 집중하는 것도 개인들의 특징이다. 개인투자자들의 2010~2012년 시가총액 대비 연간회전율을 보면 159.3%, 168.6%, 123.8%나 된다. 기관과 외국인은 모두 50~60%대에 머물고 있다.

‘한탕’을 노린 테마주 투자도 문제다. 삼성증권이 추린 안랩, 삼천리자전거, 울트라건설 등 2009~2012년 유행했던 각종 테마주(4대강, 자전거, 원전, 대선 등)의 대표 종목 13개을 보면 고점 대비 하락률이 62.7%나 된다.

올바른 투자방법은 뭘까? 삼성증권은 “시장 전문가를 100%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각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대표 추천 종목 포트폴리오만 따라 해도 시장 추세는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우의 개’(Dogs of the Dow)라고 알려진 배당수익률 높은 주식에 대한 가치투자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코스피에서 직전 연도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 10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상대수익률은 2008~2012년 모두 플러스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는 삼성전자 말고 투자할만한 종목이 없다”는 불만을 가진 투자자들은 시야를 넓혀 국외의 글로벌 선두기업들에 직접 투자해보라고 삼성증권은 제안했다.

안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