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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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그가 지녔던 매화검수에 대한 기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출발정보◐ 매화검이 그렇게나 빛나 보였던 어린 시절. 매화검수는 어떤 적에게도 승리할 수 있고
어떤 고난이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이라고 생각했다. 출발정보◐ 하지만 그들에게는 한계가 있고
부족한 것이 있다
누가 그 한계를 만들었는가. 출발정보◐ 누가 그 부족함을 부추겼는가. 장문인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 출발정보◐ 백호검을 다룸으로서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장문인에 대한 의혹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 "이 검은 위험한 물건입니다. 누구나 다룰 수 있는 검이 아닙니다." 출발정보◐ 청풍의 대답은 가감없는 진실이었다. 그러나 매화검수 진운은 그것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다. 그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출발정보◐ "저자도 다루었던 검이다. 위험하다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납득할 수 없어." 진운의 시선이 광혼검마에 이르렀다가 청풍에게 돌아왔다. 복잡한 눈빛이다. 그것을 본 청풍은 마침내 알 수가 있었다. 진운이 이렇게 반응하는 이유를. 출발정보◐ 매화검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 것이다. 인간인 이상 경쟁심이 있고
시기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청풍을 바라보는 진운의 눈이 그랬다. 출발정보◐ 청홍무적검이란 칭호를 얻은 자. 광혼검마와 같은 고수를 단숨에 쓰러뜨리는 자. 진운의 두 눈에는 청풍을 향한 질투심이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군요. 내가 아는 매화검수들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이렇지 않았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가." 출발정보◐ "스스로 잘 아실 겁니다." 청풍은 진운의 들끓는 눈빛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출발정보◐ 그의 눈이 먼 하늘과 그 하늘 아래를 훑었다. 싸움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연공사가 그 아래 있다. 흙더미로 무너진 전각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불이 붙어 있 는 전각도 있었다. 출발정보◐ 오래 전
화산파가 습격당하던 날의 전경이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속에 겹쳐졌다. 유자서. 출발정보◐ 화산의 긍지를 이야기하며 죽어가던 매화검수 유자서의 얼굴이 검은 연기 속으로 피어올랐다. 매화검수의 용맹을 증명하기 위해 나섰고
스스로의 실책에 책임을 졌었던 하운도 떠올랐다. 출발정보◐ 모든 것을 잃은 후 큰 것을 되찾았던 매한옥도 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매화검수와는 다른
숭고하고 고결한 매화의 향기가 그들의 삶 안에 있었다. 출발정보◐ "네 말 안에 불손함이 있다. 무슨 의도로 한 말인지 당장 설명하라!" 먼 곳에서 들리는 것 같은 목소리다. 출발정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얼굴을 보고 있되 청풍이 보는 것은 매화검수 진운이 아니었다. 청풍은 그의 모습에서 화산파의 잘못된 현재를 보았다. 무엇이 화산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청풍의 두 눈에 슬픔이 깃들었다. "대답조차 하지 않다니! 무공이 강하다 하여 사람을 업수히 여기는 것인가! 우리는 이 싸움에 도움을 청하지 않았어!!" 출발정보◐ "진운 사제
그만 해!" 보다 못한 추영이 진운을 말렸다. 출발정보◐ "엉뚱한 데 울분을 풀지 마! 그는 화산 제자다. 무당파가 아니야!" 그렇다. 출발정보◐ 청풍의 눈에 또 한 가지 깨달음이 스쳐 지나갔다
진운의 눈에는 질투심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청풍이 진운에게서 그 모습보다 화산파 전체를 보았다면
진운이 보고 있는 청풍도 청풍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출발정보◐ 진운의 심중에는 질투심보다 더한 것이 깔려 있었다. 짙고도 어두운 패배감이 그것이다. 출발정보◐ 그런 패배감은 어제오늘에 이루어진 감정이 아니었다. 무너진 자부심
전부터 이어온 상실감이었다. 출발정보◐ 무당파 고수들에게 바라지도 않았던 도움을 받았고
그들의 지원을 받으며 살아남았다. 진운은 청풍의 모습에서 무당파 고수들의 모습을 함께 떠올렸던 것이다. "청풍 사제도 말이 심했어. 하지만 그래. 매화검수는 예전 같지 않아. 본산으로 함께 가지 않을 것이라 했지? 청풍 사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해. 출발정보◐ 우리는 관여하지 않겠어." 자포자기한 듯 편하게 시작하자 술술 이어지는 말이다.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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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사유는 그에게 미소를 보여 주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지만 혼자서 중원을 횡단한 아이였다. 이제 출발정보◐ 여덟 살의 어린 소년이 홀로 중원을 횡단했으니 정말 대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철산을 보는 그의 눈빛은 무척이나 따스해 보였 출발정보◐ 다. 출발정보◐ "어찌 된 일이냐? 누나와 같이 있어야 할 네가 어째서 홀로 중원을 횡단한 것이더냐?" 출발정보◐ "그게..." 출발정보◐ 잠시 말을 망설이던 철산은 곧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궁무애가 어떻게 흑혈성에 머물게 되었는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 출발정보◐ 지
그녀의 사정이 어떠한지 소소한 것 하나까지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 다. 단사유는 그런 철산의 이야기를 한 자도 빼놓지 않고 새겨들었다. 출발정보◐ 철산의 입을 통해 단사유는 궁무애의 삶을 보았다. 그녀가 어찌 살 출발정보◐ 아왔고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철산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져 구양대극의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그 출발정보◐ 가 얼마나 가공할 무력을 소유하고 있는지
또한 그가 얼마나 궁무애에 집착을 하는지 철산은 이야기했다. 출발정보◐ "... 아마 지금도 엄마는 대제와 함께 움직이고 계실 거예요. 이 호 출발정보◐ 위님이 곁에서 지켜 주시고 계셔서 그나마 안심이지만
대제를 제외한 흑혈성의 모든 사람들이 엄마를 질시하고 있어요. 만약 이대로 시간이 출발정보◐ 흐르면 더욱 위험해질지도 몰라요. 그래서 제가 흑혈성을 탈출한 거예 요. 엄마를 구해 줄 사람을 만나기 위해..." 출발정보◐ "그래서 나를 찾아온 것이냐?" 출발정보◐ "네! 처음엔 숙부님인 줄 몰랐어요. 단지 중원에서 가장 강한 무인 출발정보◐ 이라는 사실만 알고 무작정 나왔어요. 그리고 후에 알았어요. 천하에 서 가장 강한 무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전왕이 나의 숙부님이라는 사실 출발정보◐ 을. 천하에 홀로 내버려졌다고 생각한 우리 모자를 숙부님은 잊지 않 고 있다는 사실을..." 출발정보◐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 너의 어머니와 삼촌은 나의 친 혈육 이 출발정보◐ 상으로 소중한 사람들인데. 그들이 있었기에 나의 어린 시절에 추억이 란 것이 존재한다. 그들이 없었다면 나의 어린 시절은 암흑 그 자체였 출발정보◐ 을 것이다. 그들을 찾는 것은 나 자신을 구원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 이다." 출발정보◐ "감사해요
숙부님. 우리를 잊지 않아 줘서..." 출발정보◐ "아직 감사의 말을 듣기는 이르다. 무애 누나를 구하면 그때 이야기 를 들어도 늦지 않는다." 출발정보◐ 이제야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았 출발정보◐ 다. 그 사실만으로도 단사유는 가슴이 벅차 왔다. 단사유와 철산의 눈이 촉촉하게 젖었다. 출발정보◐ "근데 적산 삼촌은 왜 그렇게 되셨어요? 엄마는 늘 적산 삼촌이 용 출발정보◐ 맹하고 똑독한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보니까..." 철산이 미처 말을 잇지 못했다. 출발정보◐ 오늘 본 궁적산의 모습은 이제껏 어머니에게 들어 왔던 그 모습이 출발정보◐ 아니었다. 어딘지 모자란 것 같은 바보 같은 모습. 물론 그 안에 내재 되어 있는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었지만 철산의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출발정보◐ 사실이었다. 출발정보◐ 단사유는 철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입을 열었다. "너는 결코 적산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그가 그렇게 된 것은 너희 출발정보◐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였으니까. 당시 나나 적산이나 최선을 다했다. 허나 힘이 모자라 둘 다 생사지경을 헤매야 했지. 나는 운이 좋아 스승 출발정보◐ 님을 만났지만 적산은 나만큼 운이 좋지 못했다." 출발정보◐ 단사유는 궁적산이 탑달 라마를 만나게 된 과정과 그가 얼마나 처첨 한 과정을 거쳐 살아남았는지 담담히 말해 주었다. 결국 단사유의 말 출발정보◐ 이 모두 끝날 때쯤 철산의 얼굴에는 굵은 두 줄기 눈물이 하염없이 흘 러내리고 있었다. 출발정보◐ "나
나는 그런 줄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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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간이 치워지고
겹겹이 접혀있는 종이들이 펼쳐진다. 그러다가 한 곳
서초(瑞草) 매가장(梅家莊)의 이름에 이르렀고
그 어지러 운 손놀림이 딱 멈추었다. 출발정보◐ ‘매가장. 매한옥!’ 최근에 들어온 정보다. 출발정보◐ 매가장에 관한 문서
거기에는 현 매가장의 근황에 덧붙여 ‘매가장의 매한옥
회복 가능성.’ 이라는 짧은 어구가 추가되어 있었다. ‘이것이다. 다녀갔어!’ 출발정보◐ 연선하의 추측은 직감에 가까웠다. 즉흥적인 연상이 근거를 찾고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그녀의 눈이 대외비밀 문서 중
서천각 산동지부의 명령목록을 훑어냈다. ‘매가장에 관한 정보. 특기(特記) 매한옥.’ 출발정보◐ 특별히 매한옥에 관한 정보를 요청하는 대목이다. 산동지부
매가장
주작검. 출발정보◐ 청풍의 행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매 사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겠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과연 옛 모습을 되찾았는지.’ 출발정보◐ 연선하는 앞으로 할 일에 매한옥에 관한 사항을 추가했다. 철혈련과의 싸움이 한창인 이때
이런 일을 할 때가 아니었지만 저절로 손이 간다. 출발정보◐ 청풍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연선하는 이 일이 어쩌면 훗날 문파의 대사(大事)가 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청풍에 관한 다른 사항을 찾아보았지만
제대로 된 정보는 보이지 않았다. 철혈련과의 싸움 때문에 서천각의 기능이 편중된 까닭이다. 게다가 호광성에서도 호남지역
그리고 강서성 남부지역이라면 화산파의 영향력이 가장 작은 지역이기도 했다. 달려들어서 수소문하지 않고서야 특별한 정보가 있을 리 없었다. 출발정보◐ ‘잠깐........이것은.......?’ 다시 대외비밀문서 쪽으로 돌아가 서천각의 명령목록을 살피던 중
연선하는 예상치 못했던 것 하나를 발견했다. 전혀 생각치도 않았던 것. 한참 동안 떠올린 적도 없었던 이름이다. 이 이름이 왜 서천각 명령 목록에 들어 있는지 절로 의문이 들었다. 출발정보◐ ‘하운(夏雲)........이 이름이 왜........?’ 마치 그 이름만 종이 위로 돌출된 것처럼
그녀의 눈에 새겨지듯 비쳐들고 있었다. 출발정보◐ 화산제자 하운과 접촉 요망
그것도 산동지부 명령이 아니라
하남지부에서 떨어진 명령이다. 하지만 하남성은 산동성의 바로 옆
연선하는 두 곳의 이름을 따로 떨어뜨려 생각하기가 힘들었다. 명령의 출처는 하남성이지만
그 뒤에 산동성이 있을 것 같다. 지운검객 이지정과 단영검객 송현의 주도면밀함이 그녀의 뇌리를 스쳤다. 출발정보◐ ‘하운.........하운........’ 재능으로는 하나 같이 남부러울 것 없는 매화검수들 중에서도 천재라는 소리를 듣던 남자다. 철기맹과의 첫 번째 싸움에서 단 한번 불행한 실책으로 매화검수 자격을 출발정보◐ 박탈당한 비운의 검사. 그 이후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이름을 들어 본 적 없던 이가 여기 이 목록에 있다. 이제 와서. 대체 무슨 이유로. ‘하운. 그의 자격박탈은........그 녀석과도 관련이 있었지.’ 출발정보◐ 거기에도 청풍의 존재가 있다. 하운
매한옥
그리고 청풍. 출발정보◐ 세 사람 모두 화산파에서
적어도 장문인께는 버림받은 이들이나 다름없다. 그런 세 사람의 이름들이 있는데
여기에서 무엇을 느끼지 못한다면 바보다. 무엇인가 돌아가고 있다. 출발정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단영검객 송현. 그리고 지운검객 이지정. 출발정보◐ 허튼 짓을 하실 분들이 아니지만
그냥 모른 채 넘어가기에는 사안이 가볍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몰라도
연선하에게는 그 이름들이 결코 쉽게 넘길 수 없는 의미였던 까닭이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출발정보◐ “후후후. 그렇구나. 이전에는 어떤 녀석일까 궁금해서 찾아갔었는데
이제는 그때의 미적지근했던 젊은이가 오히려 나를 찾는다라........재미있다
재미있어. 그래서 세상은 알기 어려운 게지. 무불통지(無不通知)이나 또한 만난통지(萬難通知)라는 것이다.” 출발정보◐ 만통자는 전혀 변하지 않은 얼굴이었다. 십년 전에도
십년 후에도 그 모습 그대로일 것 같다. 세월이 새겨진 채
그대로 못 박힌 얼굴
출발정보◐
귀장낭인과 귀호의 얼굴에 놀라움이 깃들었다. “당연히 함께 갈 것이오.” 출발정보◐ 젊은 범. 젊은 용. 화산파 산동지부에서도
매가장에서도. 출발정보◐ 노회한 노고수처럼 조용한 모습만을 보여 주었다면. 이제는 그의 본 모습이 나온다. 출발정보◐ 거칠게 달려가는 백호와 침착하게 생동하는 청룡이 하나 된 경지. 그로 인해 멈추어 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집약시켜 더 강하게 비상하는 바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갑시다.” 출발정보◐ 창문을 열어젖히고 지붕 쪽으로 몸을 날리는 귀장낭인의 뒤로. 어두운 밤
달빛 머금은 바람으로 창틀을 박차는 청풍의 의지는 새로운 암천을 향하여 날갯짓을 하는 한 마리 대붕(大鵬)과도 같았다. 큰 소리 쾅쾅 쳐 놓고
어제는 제 몸이 안 좋아서 도저히 글을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2005년은 시작부터 아주 작살이군요. 출발정보◐ 작년 한 해 보내면서 그렇게 복을 빌었건만. 구정이야말로 진정한 새해의 시작이니
아직 구정을 안 보내서 2005년도 안 온 것이라 생각하고
새롭게 새해 복을 빌어 봅니다. 여러분도 한 해동안 행복하시길 다시 한번 기원드리겠습니다. 텅! 파아아! 지붕으로 올라간 세 개의 인영은 빠르게 그 위를 가로질러 옆 건물의 위 쪽으로 몸을 날렸다. 웅성거리는 사람들. 출발정보◐ 밑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다. “위다! 저 쪽이야! 모두 쫓아라!” 강남제일포쾌라는 위연의 목소리다. 골목길을 가득 채우고 있던 관군들이 그의 명령에 따라 온 힘을 다하여 뛰기 시작했다. 난데없는 소란에 우왕좌왕하는 사람들과
이곳저곳에서 발해지는 고함으로 흥청거리는 유흥가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출발정보◐ “신호탄을 쏴! 성벽으로 전령을 보내서 궁수들을 배치시키도록 해!”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늘로 치솟는 강전이다. 출발정보◐ 강전 끝에서 터지는 붉은 색 불꽃을 확인한 위연이 이내 땅을 박차고 담벼락 위로 몸을 날렸다. 쐐애액! 출발정보◐ 경공을 펼치는 속도가 굉장했다. 두 개의 지붕을 뛰어 넘으며 청풍과 귀장낭인을 시야에 잡아둔 위연이 허리에 묶여 있던 거무튀튀한 각궁(角弓) 하나를 풀어 낸다. 이어
등 뒤의 매달린 전통으로 오른 손을 돌리더니
강철로 된 철시(鐵矢) 하나를 빼 들었다. 출발정보◐ “천왕시(天王矢)......! 옵니다! 조심하십시오!” 귀장낭인이 흘끗 뒤를 돌아보며 경호성을 내뱉었다. 출발정보◐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이 쪽을 겨누는 위연이다. 시위를 놓는 가벼운 손짓 뒤로
바람을 가르는 강렬한 파공성이 울려 왔다. 출발정보◐ 위이이잉! 순식간에 짓쳐드는 철시다. 출발정보◐ 청풍이 지붕을 박찬 것에 이어
귀장낭인과 귀호도 다급하게 방향을 틀었다. 콰아아앙! 출발정보◐ 그들의 발치를 스쳐가며 건물의 지붕을 꿰뚫은 철시가 무지막지한 폭음을 울렸다. 우수수 흩어지는 기와조각이 살벌하다. 출발정보◐ 인정사정 봐 주지 않는 일격. 이것은 이미 한 발의 화살이 아니었다. 별호가 궁왕(弓王)이라더니
위력이 축소된 화포(火砲)를 쏘아내는 것 같았다. “이 쪽으로!” 출발정보◐ 귀장낭인이 서쪽을 가리키며 외쳤다. 동물적인 몸놀림을 보이며 담벼락을 뛰어넘는 귀호가 까마득하게 보이는 성벽 남쪽을 가리켰다. 출발정보◐ “아까 들어온 남벽(南壁)이 가장 낮지 않나? 서벽은 높아!” “신호탄이 떴습니다. 고수가 더 있다는 이야기지요! 남벽은 낮은 만큼 경계도 삼엄합니다. 그럴 바엔 서벽(西壁)이 나아요!” 출발정보◐ “하지만 이 놈을 들고 넘기엔 무리다!” 움직이지 못하는 귀도를 간과한 계산이다. 출발정보◐ 귀장낭인이 귀호의 어깨에 매달린 귀도를 한번 돌아보고는 이를 악물고
방향을 바꾸었다. “할 수 없군요! 남벽으로 갑니다!” 출발정보◐ 한번 꼬인 움직임이다. 그것은 따라오는 위연에게 거리를 좁히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출발정보◐ 궁왕
철시의 파괴력 못지않은 경공술을 보여주면서 몸을 날린다. 그의 오른손이 각궁의 시위를 팽팽하게 당겼다. 출발정보◐ 파아앙! 피이이잉! 아까보다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닥쳐오는 속도도 훨씬 더 빨랐다. 출발정보◐ 청풍과 귀장낭
출발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