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졸렬한 범부의 글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하시며 쪽지를 보내주십니다.

게중에서 저를 난처하게 하는 내용은 바로 제자로 받아달라는 요청입니다.

그래서 말씀드립니다.

 

언젠가는 말씀드릴 생각이었지만,,, 전 조만간에 이 판을 떠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로부터도 떠나고, 시장 그 자체로부터 떠날 생각입니다.

젊은 시절의 꿈도, 분노도, 그리고 사랑도 훌훌 털어버리고, 시장이 저에게 준 선물로 새로운 삶을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자 하는 겁니다.

 

우여곡절 많았던 개투로써의 제 인생에 멋지게 마침표를 찍기 위해.. 그리고 그동안 다른 개투들의 주머니를 털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조금이나마 아량을 베풀어 그 노하우의 힌트라도 드리고 떠나고자 하는 겁니다.

 

전 아직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한 선배를 잊지 못합니다. 그 선배 또한 주위에서는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파생 고수였으나,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날리고 목숨까지도 버린 것입니다.

 

트레이더는 전사고, 아무리 훌륭한 전사라도 전사의 운명은 전쟁터에서 전사하는 겁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제 삶을 끝마치고 싶지는 않아요.

 

개투의 운명은 그 개투가 아무리 훌륭한 전사라 하더라도 같습니다. 비정한 전쟁터에서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을 부리다 보면 언젠가는 최후를 맞게 됩니다. 진정한 고수는 돈을 챙기면 미련없이 떠나는 사람입니다. 이 점은 꼭 기억하시고, 제 글을 읽으신 분들 중 누군가가 훗날 크게 성공하시게 되더라도 때를 아시고 그 때를 넘기지 마시고 떠나시길 권합니다.

 

그러므로 제자로 삼아달라고 말씀하셨던 분들께 일괄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명의 훌륭한 제자를 양성해내기 위해서는 제 스승님이 제게 해주었던 것처럼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친분이 두터워야 하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믿음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제가 국내에 남아 있을 시간이 너무 짧고, 또한 누군가를 성공의 길로 이끌고 그것을 조용히 지켜보기에는 제 연륜 또한 아직 너무 짧답니다.

 

제가 엉터리로 기술을 전수하면, 전 결국 제 스승님을 욕되게 할 것이고, 아마 하늘에 계신 그 분께서 제가 그렇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겁니다. 아마도 저에게 큰 벌을 내릴 겁니다. 나중에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트레이딩이라는 예술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트레이딩의 기술에 어떤 신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바로 그 사실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론은 시중에 나와 있는 좋은 기술적 분석서로 충분합니다. 남은 과제는 그것을 어떻게 소화하고 하나의 훌륭한 매매 습관으로 정착시키느냐이지, 돈을 언제나 벌 수 있는 뾰족한 수 같은건 없어요!

 

오늘은 저도 반성의 시간을 조금 가져보려 합니다. 선의로 시작한 이와 같은 제 글이... 지나친 희망을 많은 개투들에게 주는 것은 아닐지! 그들 또한 알고 있고, 사실 나 또한 알고 있지만 트레이딩을 하는 모든 이들이 성공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바닥의 진리인 것을..! 트레이딩은 그 도를 깨우친 사람에게는 너무도 쉬운 것이나,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반대로 너무도 어려운 것입니다.

 

트레이딩의 도는 단기적 수익의 변동을 뛰어넘어 장기적으로 생각하는데 있고 돈 자체를 좇기보다는 훌륭한 매매를 완성시키려는 장인 정신으로부터 탄생합니다. 어느 직업이든지 그 직업 자체의 탁월성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면 돈이 저절로 붙습니다. 그러나 돈 자체를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게 되면 어느 순간엔가 마음은 마음대로 피폐해지고 자신의 목적 또한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트레이딩을 하시는 분들은 늘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 보십시오!

'나는 일류 트레이더다! 나는 오늘 보는 손실이나 수익이 나의 감정을 휘두르도록 하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예리한 전략과 그것의 냉철한 시행을 통한 완성도 높은 매매만을 추구할 것이다.' 절대로 자기 자신을 비하시키거나 수준이 낮고 지저분한 매매에 만족하지 마세여. 지저분한 매매는 어쩌다 한번 큰 수익을 줄지언정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입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