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씨크릿가든의 현빈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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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새해 첫주의 장이 흥겨운 분위기로 달궈지고 있습니다.

하락종목의 숫자보다  상승종목의 숫자가 많은 장입니다.

쉽게 말해서, 슬퍼하시는 분들보다 기뻐하시는 분들이 많은 장이라는 얘기입니다.

나름 행복한 장입니다.

 

쉽게 말해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만, 사실은 또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저는 오늘 기뻐하시는 분들, 아니 기뻐하셔야 할 분들에 대해 간단히 얘기할까 합니다.

 

 

장이 달아오릅니다.

보유종목들이나 관심종목들이 발갛게 달아오릅니다. 걔중 몇몇은 격렬하게 화살표를 꽂아주기도 합니다.

심장이 뜁니다.

여기를 봐도 오르는 종목, 저기를 봐도 오르는 종목입니다.

다 사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진 돈은 한정적입니다.

 

내가 들고있는 이 종목보다는 저 종목이 더 탄력이 있어보입니다. 거래량도 좋고 상승폭도 큰것 같습니다.

옆을 힐끗 보니 또 다른 종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종목이 대장같기도 하고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것 같습니다.

또 다른 종목도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전 루머가 돌면서 여기저기서 추천하더니 진짜인가봅니다. 저러다가 정말 단숨에 300% 400% 올라버리는게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가진 돈은 얼마없는데, 사고 싶은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좋은 장에도 불구하고 너무 천천히 감질나게 오르는 보유종목 몇몇녀석이 너무 밉습니다.

아휴 저거대신에 이걸 샀어야 하는건데.. 확 팔아버리고 갈아탈까?

하지만 그동안 기다린시간 공들인 시간때문에 선뜻 팔지도 못합니다.

 

조금만 팔기로 합니다. 다 팔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조금만 팔아서 다른 종목에 다리를 걸쳐봅니다.

저 종목도 너무 좋아보입니다. 잘 갑니다.

조금만 팔아서 그 종목에도 다리를 걸쳐봅니다.

새로산 종목들은 계속해서 잘 오르는데, 늘 천천히 오르던 녀석은 오늘도 오르는둥 마는둥 하고 있습니다.

한숨이 나옵니다. 그래도 물리지 않은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조금 더 팔아서, 조금 더 삽니다.  그리고 또 조금 더 팔아서 조금 더 삽니다.

 

그래도 여전히 시장에는 사고 싶은 종목들이 너무 많습니다.

금을 캔다는 종목은 금광같고,

기름을 뽑는다는 종목은 유전같고,

다이아몬드를 캔다는 종목은 물방울 다이아처럼 보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TV를 볼때마다 AMOLED관련 종목과 디스플레이 관련 종목이 떠오르고

컨텐츠회사들도 잘될거 같고, 해외에서는 자동차도 잘 팔린다고 하고, 철강업종이 좋을거라고 하고,

반도체도 바닥을 쳤다고 하고, 바다위에 떠다니는 배는 전부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만든다고 그러고,

CES에는 벌써 새로운 아이템들도 넘쳐난다고 하고, 여기서는 특허, 저기서는 기술이전...

 

아~~  생각만 해도 머리가 터질것 같은데

가진돈은 한정되어 있고

 

또 조금 더 팔아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봅니다.

장바구니가 찢어질 정도로 담아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오르는 종목들이 많으니, 저걸 다 살수만 있다면 정말 큰 부자가 될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던 어느날, 빌빌대던 녀석과는 영원한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장이 좋으면 좋을수록 종목별 키맞추기는 계속되는 법입니다.

"내가 팔고나니 오르더라" 는 말은 여기서 나오게 됩니다.

 

빌빌대던 녀석을 팔고나서 속이 시원하더만... 그 녀석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 으아아~~!! " 

하한가 갔을때 보다 더 큰 탄식은 이때쯤 나옵니다. 욕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나랑은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 가지고 있을때는 그렇게 속썩이더니 팔고나서까지 사람속을 긁어 놓습니다.

그꼴 보기 싫어서, 한번 매도한 종목은 관종에서 싹 지워버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그 녀석은 오릅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담아두었던 내 장바구니는 서서히 시들어 갑니다.

더 이상 시들지 않게 하려면, 아마 그 녀석이 다 오를때까지 장바구니는 냉장고에 좀 넣어두셔야 할겁니다.

 

 

 

 

그대가 현빈이 아니라면

 

 

 

 

태어날때부터, 전투용 야삽만한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서는

여기저기 이사람저사람에게 아무때나 인심을 펑펑쓰면서 회사는 놀러다니듯 가끔씩 나와보는 재벌 2세 백화점 사장이 아니라면

본인의 계좌를 백화점처럼 다 사하려고 하지마십시오.

주식은 백화점에서 쇼핑하는게 아닙니다.

이것저것 다리를 걸치는 것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갈아타는 것보다

그냥 들고 있는것이 수익률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어짜피, 좋은 종목이라면 순환매가 돌면서 키맞추기 하게 되어있습니다.

다른 종목보다 조금 덜 오른다고 해서, 탄력이 더딘것 같다고 해서 

그걸 팔고서 소위 말하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면 " 그 말은 잘 갈것 같지요?

아닙니다.

그 말도 쉽니다. 이사람 저사람 올라타면 짐이 무거워서 말은 쉽니다.

그리고 당신이 내려서 짐이 한층 가벼워진 그 말은, 충분한 휴식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달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경우를 몇번 경험하게 되면 투자자는 패닉에 빠집니다.

옆에서는 샴페인을 터뜨릴때 느끼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은 사람은 약하게 만들고

잘못된 전문가나 잘못된 찌라시정보에 쉽게 손벌리게 됩니다.

 

 

 

여러분이 현빈이 아니라면

좋은 종목을 모두다 담아서 백화점을 차릴수는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십시오.

 

선별하십시오. 고르십시오.

그래도 참지 못하겠다면 5층,6층 7층짜리 백화점에 한층에 한 브랜드만 전시한다고 생각하시고

그중 최고의 종목만을 고르십시오.

 

 

내가 고른 종목이, 최고의 종목이 아니면 어떻게 하냐구요?

그럼 공부하십시오. 스스로 좋은 종목을 고를수 있을때까지.

 

그 전에는 백화점차릴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