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지배하는 사람의 심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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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효과


후회를 회피하고 만족감을 추구하는 성향은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지만, 투자결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 명의 재무 경제학자, 허쉬 세프린과 메이어 스태트먼은 이러한 심리행태를 투자자들에게 적용했다. 그들은 후회를 두려워하고 만족감을 추구하는 심리로 인해 투자자들이 이익종목을 너무 일찍 처분하고 손실종목을 너무 오래 보유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러한 경향을 ‘기분효과disposition effect’라고 명명했다.

여러분이 특정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보유한 현금이 없기 때문에 기존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하자. 현재 두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종목만 처분하면 새로운 종목의 매수가 가능하다.

A 종목은 매입 후 20퍼센트의 수익률을 낸 반면, B 종목은 20퍼센트의 손실을 내고 있다. 여러분은 어느 종목을 팔겠는가?

A 종목의 매도는 최초의 매수 의사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해주므로, A를 팔아 이익을 실현하면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손실을 기록한 B 종목의 처분은 매수 의사결정이 오류였음을 깨닫게 하므로 후회의 고통을 느끼게 된다. 기분효과에 따르면, 여러분은 이익종목 A를 매도한다. 종목 A의 처분으로 여러분은 만족감을 느끼고 후회를 피하게 된다.


본전찾기효과


돈을 잃은 사람 모두 위험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손실을 만회할 기회에 달려든다. 첫 단계 게임에서 돈을 잃었던 학생들의 대부분은 동전던지기의 ‘배판내기Double-or-Nothing’를 받아들였다. 실제로 동전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얘기한 경우에도, 대다수의 학생이 배판내기에 걸겠다고 나섰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이길 확률이 50퍼센트를 밑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 했다. 본전을 찾으려는 욕구가 위험회피효과보다 더욱 강한 듯했다.

본전찾기효과의 사례는 경마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러 번의 경주에 돈을 걸었다가 참패한 후, 도박자들은 우승확률이 적은 말에 모험을 걸려고 한다. 배당률 15 대 1은 2달러를 걸었다가 자신의 경주마가 우승하면 30달러를 받는다는 뜻이다. 물론 15 대 1의 배당률을 가진 말이 우승할 확률은 희박하다. 우승 확률이 낮은 말에 돈을 거는 비중은 경마일의 종반으로 갈수록 점점 커진다. 도박자들도 경마일 초반에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길 꺼린다.

하지만 돈을 딴 도박자들(공돈효과)이나 돈을 잃은 도박자들(본전찾기효과)은 이러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 한다. 돈을 딴 사람들은 공돈으로 도박한다는 기분으로 이런 위험을 택하고 돈을 잃은 사람들은 본전을 찾을 호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크게 돈을 따거나 잃지 않은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 감수를 꺼린다.


공돈효과


사람들은 이득 혹은 이익을 얻고 나면, 위험을 보다 많이 감수하려 한다. 도박꾼들은 이런 감정을 ‘공돈House’s Money 즐기기’라 부른다. 아마추어 도박자들은 큰돈을 따면, 그것을 순수한 자기 돈으로 생각지 않는다. 게임 상대방에게 딴 돈으로 도박할 때와 자기 돈으로 도박할 때, 여러분은 어느 경우에 위험을 많이 부담하겠는가? 도박자들은 도박으로 딴 돈을 자기 돈과 동일시하지 않기 때문에 마치 공돈으로 내기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방금 15달러를 땄다고 하자. 이제 동전던지기 내기에 4.5달러를 걸 기회를 가졌다. 돈을 걸겠는가?

경제학부 학생들의 77퍼센트가 내기에 돈을 걸었다. 15달러를 횡재한 직후에 대부분의 학생이 위험을 감수하려 했다. 반면에 15달러를 따지 않은 학생들에게 동전던지기에 돈을 걸겠냐고 물었을 때, 41퍼센트만이 내기에 응했다. 학생들은 평소에 그와 같은 위험을 부담하려 하지 않았지만, 우발이익을 얻고 나자 선뜻 위험을 감수하려 했다.



위험회피효과


사람들은 금전적 손실을 경험한 후에는 위험을 보다 적게 감수하려 한다. 예전에 돈을 잃은 적이 있는 게임을 하게 되는 경우, 대체로 그 게임을 거부하려 한다. 첫 단계에서 7달러 50센트를 잃었던 학생들에게 동전던지기에 2달러 25센트를 걸겠느냐고 물었다. 이번에는 60퍼센트의 학생이 내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첫 게임에서 돈을 잃고 난 후, ‘뱀에 물린 것’처럼 위험을 회피하게 되었다.

뱀은 대체로 사람을 물지 않지만, 한 번 뱀에게 물린 사람은 뱀에 대해 아주 조심스러워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운이 나빠 돈을 잃은 후에 사람들은 계속 운이 나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위험을 피한다.



재산유지효과


사람들은 동일한 물건에 대해 매수희망가격보다 매도희망가격을 훨씬 높게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을 ‘재산유지효과Endowment Effect’라고 한다.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태로서, 사람들은 현재 지닌 물건을 교환하기보다는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를 현상유지 편견이라 한다.

경제학자들은 학생을 대상으로 몇 차례 실험을 거듭하여 재산유지효과를 조사했다. 통상적인 방법은 한 학급당 절반의 학생에게 간단한 물건, 예컨대 대학 로고가 새겨진 커피 잔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학급 내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커피 잔을 받았지만 맘에 들지 않는 일부 학생은 커피 잔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판매하면 된다.

전통적인 경제이론에 따르면, 절반의 커피 잔이 판매되도록 시장청산가격이 결정된다. 즉, 커피 잔을 가진 학생 가운데 절반이 그것을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커피 잔을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커피 잔을 가진 학생들은 구매를 원하는 학생들이 지불하려는 가격의 두 배를 요구했다. 여러 차례 실험했지만 결과는 동일했다.



매몰비용효과


전통적 경제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련의 행동을 결정할 때 현재 및 미래의 비용과 편익을 고려한다. 과거의 비용은 고려 요인이 아니다. 이러한 이론과 달리, 사람들은 미래에 관해 의사결정을 하면서 역사적 비용 혹은 회수불능 비용을 늘 고려한다.

이것을 매몰비용효과라 한다. 매몰비용효과는 몰입의 증대Escalation Of Commitment로서, ‘돈이나 시간 혹은 노력을 투자한 후에는 계속 추진하는 경향’으로 정의된다.

매물비용에는 규모 및 시기라는 두 가지의 중요한 차원이 있다. 다음의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인지부조화


심리학자들은 기억문제에 따른 결과들을 구체적으로 조사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영리하고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일반적 통념을 살펴보자.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모순되는 증거는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면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간주하고 싶은데, 과거의 한 가지 행동에 대한 기억이 그런 이미지를 부정한다고 하자. 우리의 두뇌는 이런 모순에 불안감을 느낀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감정을 ‘인지부조화’라 부른다. 간단히 말하면 두뇌가 두 가지 상반된 생각, ‘나는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들 사이에서 이율배반적 갈등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심리적 고통을 모면하기 위해 사람들은 긍정적 이미지를 부정하는 정보를 무시하고, 거부하며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부인하기 어려운 증거는 믿음을 바꿔서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과거의 의사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믿음을 바꾸기도 한다. 올바른 결정을 했다는 느낌을 갖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투자대상의 성공에 대해 믿음을 조정함으로써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려 한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투자자가 일정 시점에 뮤추얼펀드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얼마 후 펀드의 실적 정보가 나오면서 당해 뮤추얼펀드를 선택한 자신의 결정이 탁월했는지 혹은 의문스러운지 입증된다. 인지부조화를 제거하기 위해 투자자의 두뇌는 부정적 정보를 제거하거나 완화하고, 긍정적 정보에만 집착한다. 따라서 과거 성과에 대한 투자자의 기억은 실제보다 부풀려지게 마련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자신을 탁월한 투자자로 생각하고, 그러한 자아이미지에 부합되도록 과거의 투자실적에 대한 기억을 조정한다. 우리는 실제 성과와 관계없이 훌륭한 투자를 했다고 기억한다.


<<사람의 마음을 읽으면 주식투자가 즐겁다>>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