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은 중단합니다..

'

큰 의미가 없는 듯 합니다..

 

사실 요즘 전 이곳에서 파생 펀드 관계자들과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신도 없고 많이 바쁩니다. 거기에 더해 국내에서 진행시켜야 할 계약건도 몇몇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도 팍스넷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없는 시간 쪼개어 가면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몇 분의 의견을 들어보니 제 글이 전혀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최대한 쉽게 전달해드리기 위해 아주 뻔한 샘플 전략을 보여드리면, 그 샘플 전략 자체에 대한 질문이나 딴지가 들어오더군요. 몇 분의 쪽지에 그래도 도움을 드리고자 답변을 드리고 결국 깨닫는건 쪽지를 보내신 분이 전혀 제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내셨다는 점 정도랄까? 한 마디로 혼자서 헛소리 지껄이고 있었다는 느낌입니다...

 

애초부터 시스템을 온라인을 통해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04년, 국내에 시스템 트레이딩의 열풍이 잠시 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많은 증권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확충하기 위해 경쟁을 했었는데 어느 새 쥐도 새도 없이 없어졌죠.

이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대신증권의 경우 현재 이 당시의 잔재만이 남아 있을 뿐, 대다수의 관심권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한번은 대신증권 지점에 있는 트레이더에게 요즘은 왜 시스템에 대한 지원이 이토록 약한가라고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분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분의 냉소적인 반응은

'아무리 좋은 시스템 트레이딩 툴을 만들어주고 교육을 해주면 뭐하나. 멍청한 개투들이 그것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는데.'

라는 것이었죠.

 

영미권의 경우 파생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의 70% 정도가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전부 다 장갑차나 전투기 하나쯤은 타고 전쟁으로 나간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 파생시장은 정말로 특이하게 개미들이 겁도 없이 맨몸으로 기어 들어옵니다.

맨몸으로 들어오는 것까지는 좋다 치죠. 옵숀을 매매하면서 합성 전략이 뭔지도 모릅니다. 그저 스캘핑만 죽어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델타 헷징은 물론이거니와 내재 변동성과 역사적 변동성을 비교하는 방법, 변동성 주기와 리듬을 가늠하는 방법, 다양한 행사가의 옵숀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 변동성 스큐, 근월물과 차월물 사이의 타임 스프레드, 다양한 옵숀 그릭스의 의미 등등은 그야말로 눈꼽만큼도 모른 채 그저 하루에도 100%, 200% 요동치는 옵숀 프리미엄의 변동에만 눈이 어두워 10만원 20만원도 아닌 1억, 2억을 몰빵하는 미친 짓거리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고수니 뭐니 헛소리를 하죠.

 

고수?

그딴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100명을 모두 사살하는 람보나 코만도 같은 사람은 영화에나 존재합니다.

아무리 베테랑 용병이라 해도 허허벌판에 홀몸으로 딱총 가지고 나갔는데 위에서 전투기가 폭탄 떨어뜨리면 뒈질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폼 잡으면서 자신은 시세를 읽을 수 있느니, 감각이 중요하냐느니 헛소리 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전쟁에 참여할 때 병졸은 큰 그림을 볼 수 없는 법입니다. 그저 앞에 적이 나타나면 총을 쏘고, 유리하면 진격하고 불리하면 튀는 것 뿐입니다.

 

시스템은 어디에 폭탄을 어떤 때에 투척해야 할 것인지, 어디에서 진격하고 어디에서 후퇴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전략대로 시행했을 때 과거 데이터를 통해 시뮬레이션 해보면 성과가 어땠는지 등을 미리 분석하게 해줍니다. 마치 지휘관의 입장에서 지도를 펴놓고 전략을 짜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장기간의 분석 데이터를 통해 단기 손실을 초월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믿음을 심어줍니다. 결국 장기적인 부의 로드맵을 만들어주는 것이 시스템이라는 얘기입니다. 말이 좋아서 시스템이지 조금 더 친근한 용어를 사용하면 말 그대로 '전략'이라는 겁니다. 병졸들에게 어떤 명령을 내릴지 미리 정해두는 겁니다.

 

저는 결국 완벽한 시스템 트레이더는 아닙니다. 아주 오래 전의 글에서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제가 직접 매매한 성과가 시스템 포트보다 우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굳이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도 시장 변화에 따른 전략 구축과 이의 기계적인 실행이 몸에 밴 저 같은 도박꾼들은 그래서 결국은 시스템 포트에 일부 자금을 넣고 나머지 자금으로는 일종의 유희를 위해서도 직접 매매를 합니다.

 

구글 번역 프로그램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아시죠? 사람의 뇌는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시스템 트레이딩 전략보다 우수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은 대다수의 초짜 트레이더들보다는 100배 우수합니다.

 

더 핵심을 말씀드리면, 결국 어떤 시스템 전략이냐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첨부터 지금까지 시종일관 주장해왔듯, 올바른 리스크 관리와 결합된 추세추종 전략이라면 결국 돈을 벌어다줍니다. 이평선을 이용하느냐 스토캐스틱을 이용하느냐, 변수값이 10이냐 20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추세장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 추세를 따라가면 돈을 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저는 왜 시스템을 공부하라고 권유드렸을까요?

그 이유는, 시스템을 공부함으로써 매매 그 자체를 분석하고, 시장의 성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을 공부함으로써 감각적인 매매, 자기는 시장을 읽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등을 모두 탈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수에서 고수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시스템은 반드시 한번은 지나쳐야 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저는 힘들어서 시리즈물을 일단 중단하지만, 행여나 시스템 트레이딩에 깊은 관심을 가졌을 분들을 위해 어떻게 스스로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 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사 중 시스템 트레이딩 툴을 제공하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대신증권에서는 사이보스 트레이더라는 시스템 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http://www.cybostrader.co.kr에 접속하시면 시스템에 대한 일련의 동영상 강의가 제공되고 있으니 이러한 동영상을 통해 시스템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나가시길 추천드립니다.

 

결국 시스템을 깊이 있게 공부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코딩에도 능숙해져야 하고, 창의적인 전략을 생각할 수도 있어야 하며, 고도의 분석적 능력 또한 필요합니다.

 

시장은 공짜로 여러분에게 돈을 퍼다 주는 곳이 아닙니다.

어렵더라도 시스템이라는 고지를 넘어서면 여러분은 메이저의 전략과 관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요즘 너무 바빠서 저도 심경이 조금 날카로워져 있습니다.

여유가 생기면 그때가서 이런 복잡한 얘기가 아니라, 꼭 매매가 아니더라도 사람 사는 얘기나 하지요.

 

성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