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일지 작성법

잠자리에 들기 전에 쪽지를 확인하다가 어느 분이 매매일지를 작성하는 방법을 문의하였습니다.

그분께 쪽지를 보내드리고 난 후, 매매일지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한 야그를 그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생각해보면.. 과거에 제 스승님은 제 매매일지를 매일 같이 검토하셨고, 부실하게 작성하면 호통을 치곤 했지여.

그 따위로 작성할 거면 주식 때려치라고! 너 같이 하면 10년을 해도 소용없다고 저를 절망시키셨져.. ㅠㅠ

 

저는 철저하게 실전을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똑같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그 지식을 올바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제가 글을 통해서 사용하는 기술적 분석기법을 모르는 개투들 있나여? 그런데 그런 개투들 중 돈 펑펑 버는 개투들은 별로 없을 겁니다. 지네들이 쓸 줄 몰라서 돈을 못 버는건데 차트는 쓰잘데기 없다고 씨불대는 넘들 보면 엉덩이를 팡팡 때려주고 싶습니다. 공부 좀 더 열심히 하라고 말이져!

 

기술적 분석은 과학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실전 적용은 아트입니다. 저는 트레이더라는 직업을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추한 매매가 있는가 하면 아름다운 매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의 매매가 발전해온 과정을 더듬어보면 초창기에는 X나 지저분하고 중구난방이었던 매매가 차차 분명한 논리와 질서를 갖추게 되었지여. 저는 제 매매를 늘 사전에 설계합니다. 매일 밤 자기 전에 저는 그 다음날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시나리오를 산정하고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전반적인 매매계획을 수립한 다음 잠자리에 듭니다. 그 다음날 실전에서는 실제 상황에 맞춰 매매계획을 구체화시킨 후 실행합니다. 때로 약간의 임기응변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매매의 큰 틀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거지여.

 

매매일지는 수학으로 치면 문제풀이 노트입니다. 수학 공식 아무리 외운다고 수학 문제 잘 풉디까? 수학은 많이 풀어봐야 실력이 느는 거고, 수학을 푼다는 건 노트를 사서 거기에 연필로 끄적거린다는 겁니다. 오답 노트를 만들고 자기가 어디에서 많이 틀리는지 검토한 담에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피드백을 받는 것. 그것이 바로 학습이라는 과정입니다. 클릭질을 10년 동안 한 것만으로 주식에 통달했다고 뻐기는 무늬만 고수인 사람도 종종 있지여. 1년을 경험하더라도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많은 개투들이 공부라고 하면 서점 가서 주식 책 사서 눈으로 흘겨 내려주고 고개 끄덕끄덕거려준 다음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 그게 단 줄 압니다. X발 엿나 한심하져. 진짜 주식공부가 뭔지 아십니까? 깨지면서 배우는게 주식공부입니다. 실전으로 배우되, 그 실전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그 경험은 절대로 체계화되지 않습니다.

 

매매일지를 작성하는 방법에 어떠한 정해진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경험 상 포함되면 트레이딩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기에 언급해보겠습니다.

 

1) 거래한 종목의 차트

전 매일 선지 차트를 프린트해서 매매일지 노트에 오려붙입니다. 그리고 나서 추세선, 지지선과 저항선을 표시합니다. 일봉 차뜨, 30분봉 차뜨, 5분봉 차뜨를 붙이고 1분봉 차뜨 혹은 옵숀 차뜨는 매매일지 기록에 필요한 경우에만 붙입니다. 전 현물은 거의 거래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현물 차트를 붙이는 경우는 드물지만 현물도 비슷합니다. 데이트레이더라면 자신이 거래한 종목의 일봉 차뜨, 30분봉 차뜨, 5분봉 차뜨를 붙이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스윙 트레이더라면 매일 매매일지를 작성할 필요는 없고 거래를 하는 날에 작성하면 됩니다.

 

2) 진입시점, 청산시점, 손절매가 혹은 손절매시점

진입시점은 빨간 똥그라미, 청산시점은 파란 똥그라미, 이익실현하여 손절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손절매가만 표시하고 실제로 손절매가 이루어진 경우 초록색 세모로 표시합니다.

 

3) 매매 전략 혹은 사유

그 전날에 설계했던 시나리오별 전략을 적습니다. 그 다음 실제로 이루어진 진입 혹은 청산에 대한 사유를 적고 매매가 결과적으로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적습니다. 성공 사유와 실패 사유가 매매의 설계 자체에 있는지 아니면 설계 자체는 문제가 없었으나 자기 자신의 심리 통제에 실패한 것이 문제였는지 또한 기록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트레이딩 실력 향상에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4) 구체적인 매매내역

매수금액. 매도금액. 실현 손익. 미실현 손익. 수익율. 포트폴리오 변동 내역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합니다.

그 다음 전반적인 자산 변동 내역과 전체 자산 대비 주식(혹은 파생) 보유 비중을 표기합니다.

 

5) 간단한 시황 및 뉴스

중요한 정치.경제적 변화 및 이벤트가 있다면 적고 그러한 이벤트가 주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기록합니다. 개별 종목의 경우 종목 뉴스가 있다면 반드시 적도록 하고 그것과 주가와의 상관 관계를 적도록 하며 뉴스가 주가에 선반영되었는지, 되었다면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로 반영이 되었는지를 적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트레이더는 각종 재료와 그 재료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호재 혹은 악재로 받아들여지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6) 테마 및 업종 현황

이건 선택사항입니다. 전 더 이상 이 부분은 표기하지 않습니다. 과거 테마주 매매를 할 때는 매일 매일 상한가 가는 종목을 조사하고 관련 테마, 상승한 업종과 하락한 업종을 구분하여 적었고 상승종목수 - 하락종목수를 계산하여 적었습니다.

 

7) 증시 주변 여건 체크

금리, 환율, 고객 예탁금 현황, 주요 원자재(금, 원유, 비철금속, 반도체 등) 가격 추이, 발틱 운임 지수 등을 주기적으로 체크합니다.

중요한 경제 지표가 발표될 경우 그것 또한 표기하는데 놓쳐서는 안되는 지표들을 몇 가지 꼽으라면 소비 지표, 물가 지표, 통화량 지표, GDP 등이 있습니다.

 

어흠..

과연 제가 이 모든 걸 정말로 다 적느냐구여?

사실.. 전.. ㅋㅋ 초보 때는 열심히 다 적다가 이젠 대충 적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러나.. 초보들은 다 적는 습관을 들이세여! 자신만의 분명한 매매기법이 확립되기 전까지는 시장을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한 겁니다.

 

5), 6), 7)은 사실 바쁘면 건너뛰거나 나중에 채워넣어도 무방하나, 자신의 전략, 진입 및 청산 사유와 매매 내역은 꼭 빠트리지 않고 적는 습관을 들입시다.

 

좋은 밤 보내시길~! 다우가 헐떡대는 밤이군여..

내일은 조정이 이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