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물려서 장투하고 계신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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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물려서 장투하고 계신 분들께]

 

 

장이 이렇게 좋아도 함께 즐거워하지 못하는 분들은 항상 존재합니다. 

새해, 새로운 장이 열렸지만 기쁘지 않은 분들은 늘 계십니다.

바로, 본의 아니게 물려서 장투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본의 아니게" 라는 단서를 앞에 달긴 했습니다만

사실 "본의" 를 가지고 물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물렸다" 라는 말은 모두 "본의 아니게" 라는 의미를 포함하게 됩니다.

 

보통 주식에서 손실을 보게되는 이유는,

처음 그 종목을 매수했던 당시에 예측했던 흐름과는 다른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사는 사람들은 모두다 오를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매수하므로, 매수한 이후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얘기가 되겠죠.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두가지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에이 XXX 같은 주식" "더러워서 나간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이종목 끝났습니다" 라며 팔고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눌림목" "매집이 덜 됐음" "세력들의 장난" "신용 떨구기" "개미물량 털기" "뭔가가 있다. 수상하다" "갈사람은 가라" "게시판이 시끄럽다" "우리끼리 조용히 갑시다" 라고 하면서 계속 보유하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대게는 두번째의 경우에서 "본의 아니게 물리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첫번째 경우 처럼, 즉각적으로 주가의 흐름에 반응을 하며 감정적으로 팔고나가는 분들은 다행스럽게도 장기간 물리지는 않습니다.  손절매와는 조금 다른 의미죠.

첫번째의 경우가 절대로 좋거나 권장할 만한 투자 방법이라는 얘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이런식의 감정적 대처와 잦은 손실은 종국에는 썩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오게되죠.

저는 그저 오늘,

본의아니게 장투하고 계신 분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일 뿐입니다.

 

 

분명,

주식을 매수할 때, "내가 매수한 뒤에 얼마동안 하락할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매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본인이 매수한 뒤에 계속해서 하락할거라고 생각한다면, 더 하락한 뒤에 사는것이 정상이겠죠.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내가 매수한 뒤에 하락 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매수하는 분들은 많습니다.

이것도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내가 사자마자 오를거라고 100%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것은, 예상(?) 했던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의 대응입니다.

정말로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종목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이유로 혹은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는 이유로

하락하는 주가에 너무 "관대" 해져 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이 정도의 하락은 예상했었어." 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하락하는 주가에 더더욱 관대해지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기도 합니다.

 

주가라는 것이 언젠가는 기업의 가치에 수렴하게 되겠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그 과정은 수월치 않습니다.

기업가치에 비해 턱없이 저평가를 받기도 하고, 기업가치에 비해 말도 안될정도로 고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식은 참 어렵습니다.

 

하락하는 주가에 "관대. Generous" 하셨던 분들은 이제,

인정하고 싶지 않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본의 아니게 장투" 가 되신겁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장투자가 되신분들은

이제부터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 인고의 세월이란것을 보내게 됩니다.

 

 

 

본의 아니게 물려서 장투하고 계신분들에게서도 여러가지 다양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이나 신세를 한탄하시는 분도 계시고,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을 늘어놓는 분들도 계십니다.

매수하기 전에 하셨어야 할 기업분석과 종목분석을 그제서야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물론 대부분의 분들은 그저 가만히 아무 말씀없이 계십니다만...

 

장투라 함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매수한 뒤에 그 기업이 성숙해지는 단계까지 주주로서 함께 하며

기나긴 흐름속에 큰 시세를 먹기위한 투자 방법을 말합니다.

소위말하는 잔파도에 흔들리지 말라는 말이나 수퍼싸이클, 장기추세 등등은 가치투자의 수단인 장기투자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본의 아닌 장투" 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참으로 힘든 시간이죠. 참으로 긴 시간입니다.

잔파도는 쓰나미처럼 느껴지고, 약간의 출렁임과 아무것도 아닌 뉴스에도 혈압이 올랐다 내렸다 합니다.

다시 오를것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또다시 하락하고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때마다

심장을 파고드는 실망감과 좌절은 인간을 말할수 없이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닌 장투자" 들이 계속 홀딩을 고집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언젠가는, 분명히 언젠가는, 반드시 언젠가는

자신의 매수價나 매수價 근처, 또는 그 이상으로 상승할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끝까지 가보자"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 "계속해서 추매하겠다" 는 표현들 역시

언젠가 상승할거라는 생각 때문에 가능합니다. 

"버리는셈 치고 갈때까지 가보자"는 이러한 마음의 역설적 표현입니다. 귀한 돈 그냥 버리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없을테니까 말이죠.

 

 

이제, "본의 아닌 장기투자자" 분들께 제안하나 해볼까 합니다.

지금 그 종목을 매도하시고, 매도한 가격에 같은 수량을 다시 매수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수수료만큼의 비용이 발생하긴 합니다만, 같은 수량을 같은 가격에 다시 사는데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어짜피, 본인이 매수했던 가격이나 매수가격 근처 혹은 그 이상의 가격에 도달 할때까지 계속 보유하실 생각이시라면,

- 그냥 들고계신 것과

- 일단 매도하고서, 매도한 가격에 다시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는 것과

결과는 같습니다.

매도하고 난뒤에 같은 가격에 다시 매수한 주식이 예전가격까지 오르거나 더 오르게되면, 본전을 찾거나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똑 같은것을 뭣하러 하냐구요?

매도하고서 같은가격에 다시살걸 왜 바보같이 수수료를 낭비하냐구요? 

일단 팔고나면 마음이 약해질것 같아서 안된다구요?

 

 

마음이 약해지는게 아니라, 자유로워 지는겁니다.

그 자유로움은 여러분을 그동안 속박하고 있던 무거운 굴레를 벗겨줄겁니다.

굴레속에 갖혀있던 여러분의 이성은 다시 깨어날겁니다.

이성은 여러분의 현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답이 무엇인지 알려줄겁니다.

계속 보유하는 것이 옳다고 이성이 답하면 계속 보유하고

수량을 줄이는 것이 옳다고 이성이 답하면 조금만 매수하고

더이상 매매하지 않는것이 좋겠다고 이성이 답하면 그 종목을 떠나는 겁니다.

 

그 종목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될까봐 걱정하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두려움은 이성을 마비시킵니다.

발생할 손실에 대한 공포는, 뇌의 외침과 가슴의 소리로 부터 여러분들을 격리시킵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입니다.

만약,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것이 꺼려지신다면, 그것은 결국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유연해지는 것입니다. 시야가 넓어 지는것입니다. 객관적이 되는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장투"하고 계신분들께서는 신중히 생각해보시고, 한번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제부터 "본의로 장기투자" 하실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2011년에는 본의로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