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장세 조회공시 급증은 조정 징조


증시 반등의 신호탄 역할을 했던 시황변동 조회공시의 급증세가 유동성 장세에서는 조정 국면의 진입을 알리는 징조로 읽힌다.

유동성 랠리 속에 실적이나 호재 없이도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이 속출한 것은 증시가 단기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주가에 거품이 많이 낀 결과이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저한 시황변동' 사유에 관한 조회공시 요구 건수는 총 28건으로 모두 주가급등 사유를 물었다.

이는 지난달 전체 건수인 18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주가급락 사유에 관한 조회공시 요구 건수가 포함된 점을 참작하면 이달 들어 주가급등 조회공시 건수가 급증한 셈이다.

이는 풍부한 투자 자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유동성 랠리가 전개되면서 뚜렷한 호재가 없는 기업들의 주가가 근거 없는 소문이나 과장된 정보 등에 의해 덩달아 오른 종목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달 들어 주가급등 조회공시에 답변한 34건 모두에서 `특이사항 없음'이나 `확정된 것 없음'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조회 공시 급증했다는 것은 증시가 단순히 바닥권에서 회복하는 상승세 초기 국면을 넘어 단기 고점에 도달했음을 추정케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12.8배로 2007년 7월 고점(13.4배)에 비해 불과 5% 정도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조정 진입을 예고한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개선되고 있는 주변 여건과 주식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유동성 랠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증시가 단기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생긴 만큼 이를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뒀다.

그는 뚜렷한 호재 없이 급락 이전의 주가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인 종목의 경우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