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투자노하우(15):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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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격서(聲東擊西): 소리성, 동녘동, 칠격, 서녘서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의 적을 친다는 뜻으로...

적을 유인하여 이쪽을 공격하는 척하다가 그 반대쪽을 치는 전술을 말합니다...

 

이 이야기의 기원은...

초한지로 유명한 초패왕 항우(項羽)와 한고조 유방(劉邦)이 다투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중원은 항우(項羽)와 유방(劉邦) 외에도...

전국시대 일곱 나라가 새로이 일어나...

가장 세력이 컸던 항우(項羽)의 초(楚)와 유방(劉邦)의 한(漢) 사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특히 위(魏)왕 표가 항우(項羽)에게 투항해 그의 편에 섰으니...

중원의 한(漢)군이 북쪽의 위(魏)와 남쪽의 초(楚)군에 포위당하는 형세가 되어 버렸지요...

 

당연히 한(漢)고조 유방(劉邦)은 위(魏)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사신을 보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이미 천하의 패권이 항우(項羽)에게 있다고 여기던 위(魏)왕은 유방(劉邦)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결국 유방(劉邦)은 한신(韓信)을 불러들여 그로 하여금 위(魏)를 정벌하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중원의 한(漢)군이 위(魏)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황하를 건너야만 했는데...

적이 기다리고 있는 강을 건너는 것은 그냥 죽여달라는 소리나 다름없는 법...

 

그러나...

천하의 지략가 한신(韓信)은...

일단 진을 세우고 깃발을 꼽고 배를 준비하고 밤에 횃불을 크게 밝히는 등...

겉보기에는 위(魏)군이 보는 앞에서 강을 건너려는 듯 착각하게 만듭니다.

 

황하라는 든든한 방벽을 믿고 있던 위나라 군사들이 그 모습을 보며 비웃고 있는 사이...

은밀히 병사를 움직여 미리 보아둔 상류지역으로 이동하여 뗏목을 엮기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한신(韓信)이 노렸던 곳은 황하의 입구가 아니라 그 상류지역이었던 것이지요...

 

결국 위(魏)군이 모두 마음을 놓고 있는 사이에...

한신(韓信)은 군을 몰아 상류지역을 통해 강을 건널 수 있었고...

갑작스러운 기습에 허둥대는 위(魏)왕을 패퇴시키고 그를 사로잡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저 유명한 한신(韓信)의...

적으로 하여금 눈앞의 강을 건널 것처럼 보이게 한 뒤(聲東)

군을 상류지역으로 몰아 전혀 방비하지 못한 곳을 공격하여 적을 무찌르는 계책입니다(擊西)

 

제가 한참 바둑 삼매경에 빠져있던 1993년경에...

제가 다니던 기원에서 불리던 저의 별명은 "대마킬러"였지요...

남의 대마를 잡으러 다니는 대마킬러가 아니라...

나의 멀쩡한 대마를 모조리 죽이고 다니는 대마킬러...ㅎㅎㅎ

 

연전연패하며 동네북으로 전락한 현실을 개탄하면서...

이를 악물고 바둑공부에 전념한 결과...

마침내...

기원의 내로라하는 고수들을 하나둘씩 물리치기 시작했는데요...

 

제가 결정적으로 바둑의 원리를 깨우치게된 계기는...

바로 저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깨달음이었습니다.

 

병법서나 바둑책에 나오는 성동격서(聲東擊西)는...

단순히 적을 속이는 기만전술이라고만 나오지만...

제가 터득한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원리는...

한마디로 말해서 "기다림"입니다.

 

상대방이 완벽하게 마음을 놓고 방심할 때까지...

절호의 공격급소 시기가 올 때까지...

겉으로 티를 내거나...

성급하게 서두르지 아니하고...

'시간'을 투자하면서...

긴호흡으로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원리는...

절호의 매수급소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지금 안사면 당장이라도 날아가버릴 것만 같은 조바심에...

윗꼬리...

아랫꼬리...

호가창의 포로가 되어...

매수한 순간부터 마음고생을 시작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깨달음과 교훈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기다림이란 무엇인가...

때를 사는 투자란 무엇인가...

주식시장에서 개인이 수익을 올리는 것이 왜 그토록 어려운 것인가...

 

수많은 투자자들이 오매불망 갈구하는 투자비법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어딘가에 감춰져있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고수의 피가 흐르는 타고난 누군가의 비책속에 숨겨져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뻔하고...

너무나도 당연해 보여서...

우리들이 무심코 지나치거나...

오히려 무시하는 이야기들 속에...

잔잔하게 묻혀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럼...

성투하세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