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와 주식의 고수와 하수(주식투자참고글펌)

전직 프로 포커 선수(도박사라고도 합니다만)이자 프로 바둑 기사 차민수 씨 인터뷰를 보니,

프로 도박의 세계와 주식투자의 세계는 역시 일맥상통하네요. 일부를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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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高手)와 하수(下手)의 차이는?

 

"하수는 시야가 좁다. 처음에 운전 배우면 앞만 보지 않는가."

 

―진정한 실력은 언제 나타나나?

 

"지고 있을 때, 위기에서 나타난다. 잡초는 IMF 위기 때도 쓰러지지 않지만, 화초는 쉽게 쓰러진다."

 

―위기 때 하수는 어떻게 변하나?

 

"스스로 무너진다.

프로는 서서히 무너지지만, 아마추어는 언덕에서 굴러 내리는 것처럼 가속이 붙는다.

포커에서 상대편의 돈 30%를 가져오는 데는 2~3시간이 걸리지만,

나머지 70%를 가져오는 데는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큰 실패를 겪은 후엔 어떻게 해야 하나?

 

"한발 물러 앉아야 한다. 그리고 공부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을 주위 환경으로 돌리는 사람이 많다.

아래 사람 탓을 하고, 노조 탓을 하고, 고유가 탓을 한다. 그러나 누구나 조건은 똑같다.

다른 기업은 어떻게 헤쳐 나갔나?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 이게 공부이고 자기 반성이다."

 

―포커에서 잃고 있을 때의 승부법은?

 

"흔히 질 때는 본전 생각이 나서 계속 붙잡고 있다가 몽땅 잃고 만다.

아니다 싶으면 20~30% 손해를 봤더라도 털어버릴 줄 알아야 한다. 적게 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기고 있을 때의 승부법은?

 

"아마추어는 돈을 좀 벌면 빨리 튀려고 한다. 주식으로 말하면 단타(短打)다.

반면 프로는 이기면 느긋하다. 이겼다 싶으면 이번엔 많은 차이로 이기려 한다."

 

―이기고 있다가도 한 방에 무너질 수도 있지 않은가?

 

"이기는 포커는 안전한 승부로 지켜낸다. 프로는 이긴 승부는 99% 이상 지킨다."

 

―많이 이기고 있는데도 큰 돈을 걸만한 기회가 온다면?

 

"1% 정도 유리하다면 큰 승부를 하지 않는다. '상당히' 유리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6대 4 정도로 유리하다 싶은 기회가 오면 올인 한다. 그래서 상대가 못 들어오게 한다."

 

―6대4라면 그리 크지 않은 차이처럼 보이는데 올인 하나?

 

"프로는 승부를 연(年)으로 따진다. 6대 4라면 비슷한 기회가 10번 왔을 때 6번은 이긴다는 것 아닌가?

1년에 똑같은 승부를 100번, 1000번 하면 이긴다는 확률을 믿는 것이다."

―같은 프로끼리면 실력 차이가 어느 정도 나는가?

 

"내가 세계 1위였다지만, 100위, 혹은 1000위와 실력 차가 얼마나 될까? 손톱만큼이나 될까?

그래도 평생을 뒤집지 못한다. 바둑에서 이창호를 한번은 이길 수 있겠지만,

단번 승부는 의미가 없다. 연(年)으로 따져 앞서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공부를 하고 확률을 믿으라는 것인가?

 

"그렇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지만, 기초부터 공부를 착실히 하고,

차차 이기는 레코드를 쌓아 나가면 '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여태까지의 성적이 뒷받침 해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