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편지 주식이야기 - 세력과 개미 통계의 함정 행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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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편지  주식 이야기 - 초보의 생존비법 20

 

 

안녕하세요.

선량한 개인투자가 여러분.

시인의편지입니다.

 

오늘은 첫 인사말을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

가진 건 돈밖에 없는 세력들의 횡포에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하시느냐고요.

 

주식시장엔 이른바 '세력'이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세력이라....막연한 느낌이 드시죠?

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신문 방송 인터넷 사이트에서

외국인, 기관, 왕개미, 수퍼개미 등으로 호명하는 집단입니다.

뭉뚱거려서 세력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메이져(major), 큰손, 선도세력, 작전세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표현이야 달라도 내용은 다 같은 말이죠.

이 글에서 사용하는 세력이라는 단어는 '주포'의 개념입니다.

 

여러분에게 제가 일전에 '주가조작연구 - 허매수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실시간 실전 사례를 통해 세력이 어떻게 매수 매도하며

자기네들 뜻대로 주가를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드린 바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삼성전자나 현대차나 메가스터디나 서울반도체 같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즉 대형주에선 세력이 외국인이나 기관입니다.

한편 파루나 중앙백신이나 CMS 같은 종목들,

즉 중 소형주 또는 테마주에선 왕개미가 세력입니다.

제 말씀 잘 이해되시는지요.

 

이번엔 이것을 좀 응용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HTS에서 보는 투자정보 중

'매매 주체별 거래 동향' 이란 게 있을 겁니다.

 

오늘 외국인이 얼마나 순매수하고

기관이나 개인이 또 얼마나 순매도 했다는 식의 통계죠.

 

그런데 통계에선 단순한 순매수 순매도 금액만 표시가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외국인들도 하나의 통일된 집단이 아니라 국적별로 천차만별입니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이란 나이지리아 등등

오늘은 미국 사람들이 산 건지 팔은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또 어떻게 했는지 전혀 짐작이 안 갑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같은 개인투자가들은 제한된 정보만을 접한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매스컴이나 HTS에서 제공하는 투자정보에서 등장하는 개인투자자가

과연 여러분처럼 몇백만원, 몇천만원 정도로 매매하는 순수한 개미냐 하는 점.

 

왜냐하면 그 개인투자자들 중에는 이른바 왕개미도 있다는 겁니다.

왕개미는 좀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개미가 아니라 세력이거든요.

즉 외국인이나 기관들처럼 시세를 조종할 수 있는 프로들입니다.

 

그렇다면 진짜 개미는 뭐냐 궁금하실 겁니다.

몇 해전 신문에 난 자료인데요, 개인투자가들의 원금이 평균 2천 5백만원 정도 합니다.

아무리 많이 잡아도 1억 미만의 자금으로 주식 매매하는 투자자 집단을

언필칭 개미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1억이 넘어가면 재테크 성격의 주식투자가 아니라

어떤 분 말씀대로 사업이 되는 겁니다.

뭐랄까요, 개인 금융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같은 개미군단과는 달리

왕개미들은 여러분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돈을 갖고 매매합니다.

그런 건 나중에 또 차차 말씀나누도록 하고요.

 

이쯤에서 또 고민해봅니다.

오늘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하고

개인들만 죽어라 순매수했는데도

코스피지수나 코스닥지수가 올랐다고 가정할 때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아하...선물시장이든 현물시장이든 자료가 부족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왕개미들이 많이 들어왔겠구나....추정 가능하다는 겁니다.

 

종목들도 같은 맥락입니다.

삼성전자나 서울반도체 같은 시가총액 1위 종목도

장 마감 결과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구장창 순매도하고

개인이 순매수했는데 주가가 올랐다면

왕개미가 개입한 사례가 될 겁니다.

왕개미는 엄연히 세력인데도 통계상 개인투자자로 잡힌다는 거죠.

 

이런 말씀 드리니까 더 헷깔리시나요?

 

그래서 주식이 어렵다는 겁니다.

고급 정보력을 지닌 외국인이나 기관이나 왕개미 등 세력들은 다 알고 있는데

우리 개인투자가들은 지극히 한정된 정보를 통해 시장을 흐름을 읽어내야 하니까요.

 

제가 이 게시판에 말씀드렸던 적이 있었죠.

작년 12월달 이른바 '네 마녀의 날'

롯데제과와 현대상선 같은 대형주가 마감 동시 호가 직전

그러니까 오후 2시 49분 59초만 하더라도 -3%, -4% 이었는데

오후 3시 정각 장 마감 결과 상한가였던 사건, 혹시 기억나시나요?

최근에 조선선재, CMS 등이 17연상 5연상을 친 것도

외국인 기관 왕개미 등 세력들의 작품(?)입니다.

 

여러분이 기존에 알고 있었던 상식을 뒤집는 말씀들을 제가 종종 드리는데요,

오히려 혼돈을 일으키는 건 아닌지 글 쓸때마다 늘 걱정이 됩니다.

 

흔히들 말하는 우량주든 잡주든

대형주든 중소형주든 각 종목마다 세력이라는 주인들이 다 있습니다.

 

어떤 주인은 성질이 드러워서 개미들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또 어떤 주인은 최대한 개미들의 사정을 감안해주기도 합니다.

웬만하면 마음씨 착한 주인이 있는 종목에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주식을 잘 할려면 눈치가 9단이 되어야 합니다.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얼른 나가야 하고요,

한 번 들어와도 좋다고 허락하면 공손히 인사를 올려야 합니다.

 

주인이 이제부터 박살내겠다고 신호를 주었는데도

고집불통으로 버티거나

평단가 낮춘다고 물타기신공 같은 거 하면 한방에 아작나는 거고요.

반대로 좀 올려보겠다고 은근히 알려주는데도

들어가지 않으면 먹지 못하는 거죠.

 

각 종목에 터를 잡은 주인들은 여러분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항상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겸손한 태도....그거 매우 중요합니다.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해서 괜히 까불다가 그 주인들을 화나게 하면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거든요. 안 그런가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에게 입버릇처럼

줄을 잘 서야 한다, 진퇴의 시기를 잘 잡아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거고요.

 

우유부단하거나 고집이 센 사람이 주식하다가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시세를 움직이는 힘을 가진 주인들이 그만 나가라고 은밀히 속삭이는데

그러니까 던져야 할 때 마음이 약해 무작정 홀딩해서 시간이 갈수록 손실이 극대화 되고,

'못 먹어도 고'를 외치며 고집스럽게 덤비다가 끝장나는 거거든요.

 

더 겁나는 건 사전에 치밀한 분석과 대책 없이

즉흥적으로 몰빵신공을 하는 기분파들입니다.

몰빵도 양이 안 차는지 시도 때도 없이 원금의 네 배 다섯 배까지

미수, 신용, 주식담보대출까지 화끈하게 지릅니다.

의외로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인생 뭐 별 거 있느냐'고 하신다면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당하신 말씀이라서요.

사실 우리네 인생이 뭐 별거 없잖아요.

우리가 매일처럼 한끗발 한다면서

서로 내가 잘났네 니가 잘났네 아웅다웅 다퉈도

때가 되면 이슬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렇긴 하지만요, 싫든 좋든

기왕에 시작한 주식이니 돈 잃지 말고

돈 좀 벌어야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돈을 잃은 분들은 특히 그러합니다.

기존의 잘못된 매매 습관이나 타성이 있었다면

과감하게 타파하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해야겠습니다.

 

각종 정보를 읽을 때 행간(行間)의 의미를 유추하고

매스컴이나 HTS 등에서 제공하는 통계의 함정을 살펴보는 등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려는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공부해서 '개미는 세력의 밥'이라는 명제가

사라지는 그날이 오길 희구합니다.

 

밤을 새면서 말씀 나누고 싶지만,

아쉬운대로 이만 할까 합니다.

제 어쭙잖은 편지 한 통이 여러분에게

특히 초보 개인투자가분들에게

단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몇 시간 동안 낑낑대며 타자친 보람으로 알겠습니다.

 

다음에 또 사람 냄새가 나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주식 이야기 나누길 기대합니다.

모든 분들 플라타나스처럼 늘 푸른 일상 가꾸시길....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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