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편지 주식 이야기 - 고장난 시계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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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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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보람되셨는지요.

 

이제 며칠밤만 지나면 새해입니다.

 

모든 분들 뜻 깊은 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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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편지 주식 이야기 - 주식책과 TV 속에는 없는 진실 찾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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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정확히 시간을 맞춘다

 

 

간혹

 

 

10년이 넘도록 대세상승을 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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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량한 초보 개인투자가 여러분.

 

시인의편지입니다.

 

문득 '버터플라이 왈츠'가 듣고 싶은

 

눈 오는 세밑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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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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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즈음엔 연례행사처럼 내년 장세를

 

전망하는 목소리들이 깃발처럼 나부낍니다.

 

또 새해가 밝으면 그같은 아우성이 절정에 이릅니다.

 

너도나도 내가 옳다고 떠드는 바람에

 

귀가 따가와 잠을 못 잘 정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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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신문 지면에는 전문가들의 대담이 홍수를 이루고

 

텔레비전에는 내노라하는 고수들이 등장해서

 

짐짓 진지한 어조로

 

때로는 웅변하듯 자신있게

 

올해 저점은 얼마고 고점은 얼마라는둥 예언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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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그런데 예언이라고 하기엔 영 신통치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점(占)'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듯 싶습니다.

 

그것도 돌팔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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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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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7년 10월 31일.

 

제17대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던

 

그해 시월의 마지막 밤은 화려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대망의 2,000 포인트를 돌파했거든요.

 

그리고나서 11월 첫날에도 주가가 미친듯이 오릅니다.

 

단풍처럼 온통 붉게 물든 시세판을 바라보던 증권사 객장에서 터져나오는 감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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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 그러나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2,000 포인트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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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그해 12월.

 

전국에서 신통하기로 소문난 점쟁이들이

 

너나 할 것없이 내년, 그러니까 2008년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2,300 ...2,500 ....2,800 포인트 갈 것이다,

 

아니다, 3,000 .... 3,200 포인트 갈 거라고 점을 칩니다.

 

저마다 용한 점이라며 다음해에도 거침없는 대세상승이

 

개인투자가들을 낙원으로 이끌 거라고 장담했죠.

 

이에 용기백배한 개인투자가들은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주식투자에 나섭니다.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전업투자한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그 당시 향후 주가가 박살날 거라고 말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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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펀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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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해 여름과 겨울엔  펀드 열풍이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펀드 가입해서 몇 달만에 얼마 벌었다는 얘기들이 무용담처럼 회자되고,

 

각 증권사뿐만 아니라 우체국 은행 등에서

 

번호표 들고 줄선 펀드 고객 유치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평생 주식과 담을 쌓고 지내던

 

동네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들도 펀드에 가입했죠.

 

미래에셋증권이 그 진앙지였습니다.

 

이것은 과거 현대증권 바이코리아 열풍에 비견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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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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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해가 지났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900 포인트마저 무참하게 깨집니다.

 

장미빛 대박의 꿈은 1년만에 잿빛 쪽박의 현실이 된 거죠.

 

뉴욕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불량 주댁담보대출)와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놀란

 

전세계 증시가 동반 대폭락하였고,

 

한국 증시 역시 이에 뒤질세라 아침부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하한가로 머리를 처박은 종목들이 널렸습니다.

 

이른바 우량주, 잡주 가릴 것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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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벌써 다 잊으신 건 아니죠?

 

불과 1년 전 일입니다.

 

작년 12월과 올해 초만 하더라도 주식투자 실패로 비관한 나머지

 

증권회사 직원, 대학생, 의사, 주부, 회사원 등 성별과 연령과 직업을 불문하고

 

이름없는 민초들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텔레비전과 신문에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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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울하기만 했던 작년 이맘때쯤 '점쟁이'들이 예언을 합니다.

 

흠....점을 처보니,

 

내년, 그러니까 2009년엔 800.... 700 포인트도 위협할 것이다,

 

많이 올라봐야 1,300 ..... 1,500 포인트대가 한계일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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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다시 돌아온 한겨울.

 

새해를 앞두고

 

점집에서 뛰쳐나온 '고장난 시계'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큰 목소리로 합창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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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본격적인 대세상승의 시작이다,

 

못해도 종합주가지수 2,300 .... 2,500 .... 2,800 포인트 갈 것이다.

 

지금이라도 주식 사서 푹 담궈두면 큰 돈을 벌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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